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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76 빅이슈

영화 속에 산다 ― 강남역 김영덕 빅판 (2)

2022.06.16

판매지가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이기도 하지만 빅판님이 노력하신 덕분에 판매가 잘되는 거겠죠. 강남역 10 출구를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시고, 심지어 도로 운전자들과도 눈을 맞추고 인사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런 이유도 있겠죠. 그런 자세가 판매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해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는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하루 온 종일 판매하고 나면 목이 다 쉬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판매 멘트를 외치니까요.


뭐라고 외치세요?

“안녕하십니까, 세계적인 잡지 《빅이슈》, 한 권에 7000원! 복도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외치죠.(웃음)


웃음이 많고 유쾌하신 같아요.

원래 웃음이 많아요. 어릴 때 별명이 하회탈이었어요. 하회탈처럼 생겼다고… 별명이 하회탈, 영턱스클럽, 이름이 영덕이라서요. 친구들이 편하게 부를 때는 뺑덕어멈이었어요.(웃음) 아, 강백호라는 별명도 있었어요. 이미지가 닮았대요. 강백호 머리 모양이 저랑 비슷한가 봐요.

매일 빅이슈 사무실에 들러 그날 판매할 잡지를 가신다고 들었어요.

네, 매일 사무실에서 들러 잡지를 사요. 많이 사면 무겁기도 하고 카트도 끌고 다녀야 하는데, 그러면 지하철역에서 오르내릴 때 불편해요. 저는 배낭 매고 다니는 게 더 편해서 가방에 들어갈 만큼만 사서 다녀요.


진짜 열심히 하신다고 들었어요. 잡지가 일찍 팔린 날은 오후에 사무실에 오셔서 잡지를 구입해 판매처로 다시 나가신다면서요.

강남에서 사무실이 있는 불광역까지 40~50분은 걸려요. 집은 공항동이고요. 공항동에서 불광역에 들러 잡지를 사서 강남역으로 가고, 잡지가 모자라면 다시 불광역에 왔다가 강남역으로 가고… 힘들긴 힘들어요. 그런데 그런 날은 예상보다 잡지가 더 팔린 날이니까 기분은 좋죠.(웃음)


그런 날은 많이 피곤하시겠어요.

집에 가면 바로 뻗어요.(웃음) 평소에는 유튜브 보고 영화 다운받아 놓은 것 있으면 그거 보고… 그러다 밤 11시나 12시쯤 자요.


영화를 많이 보시나 봐요.

제 꿈이 액션영화 감독이에요. 액션영화를 좋아하거든요. 마니아죠. 정우성이 나오는 <비트>를 특히 좋아해요. 이 영화는 비디오테이프로 돌려 봐야 제 맛이죠. 단골 비디오방에 가면 사장님이 알아서 <비트>를 틀어주세요.(웃음) 이 영화 보고 오토바이도 탔었다니까요.(또 웃음) 액션영화를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영화 보면서 내가 감독이면 이렇게 저렇게 만들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저는 잡지를 팔 때도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내 영화의 배우다 생각하죠. 저는 감독이고요.(웃음) 커플이 지나가면 로맨스영화 생각하고, 학생들이 지나가면 학교 청춘물 생각하고, 덩치 좋은 분들 지나가면 액션영화 생각하고 나이 드신 분 지나가면 고전 영화 생각해요. 그때그때 시나리오를 써요. 그러면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금방 가요.


하루하루가 영화네요.

영화 속에 빠져서 사는 거나 마찬가지죠.


앞으로 어떤 삶을 가꾸고 싶으세요?

지금처럼 이렇게 쭈욱 가면 좋겠어요. 특별히 바라는 건 없어요. 저는 지금이 사는 게 편해요.(환한 웃음)


글. 안덕희
사진. 김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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