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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15주년 기념 팝업 후기] 사랑을 외쳐온 시간, 그 한결같던 15년에게

2025.08.05

2025년 7월 3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시작점 1층은 조용하지만 따뜻한 축제의 온기로 가득했다.
빅이슈의 15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팝업 행사에는 지금껏 이 잡지를 만들고 지켜온 사람들과 그들이 걸어온 길을 사랑해온 사람들이 모였다. 올해로 열다섯살이 된 빅이슈는 많은 이들의 손을 잡아오고, 여전히 누군가의 두번째 시작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간 안에는 은은한 커피 향이 퍼지고, 빨간 조끼를 입은 빅판이 직접 내려주는 로우키 드립커피가 사람들의 손에 쥐어졌다. 낡았지만 소중한 과월호 잡지들, 사진과 기록으로 엮인 시간의 조각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종이에 축하 메시지를 적고, 낯설지만 따뜻한 그 역사를 눈으로 따라가며 이 조용한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그곳은 단지 과거를 추억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 모인 이들 모두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있었다. 기록하고, 나누고, 응원하고, 기억하기 위해. 빅이슈가 걸어온 15년의 시간을 함께 매만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15년의 역사,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

홍대입구역 3번 출구 빅판
잡지 한권으로 시작된 자부심, “빅이슈를 만난 건 인생 최고의 복!”

Q1. 선생님은 현재 어디서 활동하고 계신가요?
A1.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2. 빅판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2. 사실은 직장을 구하려고 여러 군데 지원했지만 다 떨어졌어요. 일자리가 절실하던 상황에서 아는 분이 “빅이슈에 한번 가보자”라고 하셔서 함께 방문하게 됐습니다. 방문한 당일 고속터미널에서 교육을 받고, 거의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빅이슈를 만난건 정말 감사한 인연이고, 정말... 인생 최고의 복이라고 생각해요.

Q3. 빅판 활동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3. 올해 7월로 2년이 됐습니다.

Q4. 이번 15주년 팝업 행사에 참여하시면서 특별히 좋았던 점이 있다면요?
A4. 처음엔 단순히 커피 팝업 행사인 줄 알았어요. 오늘 그것 때문에 온 것도 맞고요. 그런데 잡지가 전시 된 공간을 보고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예전에 나왔던 잡지들이 전부 모여 있어서 마치 골동품 같은 ‘희귀템’을 보는 것 같았거든요. 그걸 보면서 “나도 이 역사 속에 함께 있었구나”라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Q5. 전시된 잡지들을 보시고 감정적으로 어떤 울림이 있었나요?
A5.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어요. 저도 서울 2024 홈리스월드컵에 팀코리아를 응원했던 기억, 판매지에서 찍었던 사진 등 많은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들을 떠올리며, 빅이슈 라는 곳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Q6. 팝업 행사에서 느낀 ‘빅이슈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6. 빅이슈는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는 공간이에요. 세상은 약자를 외면하지만, 빅이슈는 우리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우리에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요. 밖에서 판매를 하는 일이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삶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7. 오늘 행사에서 감동받은 순간이 또 있었나요?
A7. 네, 오늘 진짜 감동 많이 받았어요. 보통 이런 이벤트는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오늘은 정말 진심이 느껴졌고, ‘우리는 여전히 함께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Q8. 15년이 된 빅이슈를 보며, 15년 후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8. “목표를 절대 잊지 마라.” 삶의 방향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그 목표가 있다면 어떤 사람도 만날 수 있고, 다시 긍정적인 길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15년 뒤에도 그 꿈을 잊지 않고 걸어가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은빈 코디네이터
내 청춘의 한 장면, 빅이슈에게. “30살의 빅이슈는, 잘 살고 있니? ”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저는 빅이슈 코리아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SNS 관리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은빈 코디네이터입니다.

Q2. 이번 팝업을 기획하시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이 있다면요?
A2. 15주년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어요. 잡지, 활동 등 많은 결과물이 있지만, 저는 특히 사진에 집중했어요. 사람들이 사진과 글을 통해 빅이슈의 15년을 추억하고 알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또, 드립 커피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선생님들이 자신감을 찾고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였어요. 로우키 커피와 협업해 좀 더 따뜻하고 연결된 경험이 되도록 했죠.

Q3. 빅이슈 코리아의 직원으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고, 근무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일화가 하나 있다면요?
A3. 작년 5월에 입사해서 지금 1년 조금 넘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번 15주년 준비 중에 빅판 선생님들 프로필 사진을 찍어드린 일이에요. 원래는 시현하다 스튜디오에 가서 촬영을 했는데, 촬영 날 못 오신 분이나, 새로 오신 신입 빅판 선생님들은 제가 직접 스튜디오를 빌려서 촬영 해드렸어요. 그 사진들이 전시까지 되니 참 의미 있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4. 15년 후 빅이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4. “살아 있니?”라고 먼저 묻고 싶어요. 절망 끝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빅이슈가 계속 존재해줬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빅이슈 전단지를 보고 용기 내어 편지를 보내온 분이 계신데, 지금은 빅판으로 활동하고 계시거든요. 그런 이유에서 저는 오프라인 전단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전방위적으로 계속해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5. 15년 후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
A5. 일단 잘 살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요. 그리고 저의 첫 회사가 빅이슈인데, 저는 제 청춘을 빅이슈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자랑스럽게 여겨요. 앞으로도 제가 이기적이지 않게, 남을 위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15년 후... 그때는 저도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을텐데, 나중엔 제 아이도 빅이슈를 읽는 사람이면 좋겠고요.



로우키 커피 노찬영 대표님.
비주류를 향한 존중, “커피 한잔이 전하는 따뜻한 연결”

Q1. 자기소개와 로우키 커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1. 저는 로우키 커피 대표 노찬영입니다. 로우키 커피는 2010년 2월에 오픈해서 올해 15주년이 됐고요, 빅이슈와 동갑이네요. ‘로우키’는 ‘하이키’와 반대되는 말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보다 조용히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에요. 흑백, 모노톤처럼 절제된 표현과 태도가 저희의 브랜드 철학입니다.

Q2. 빅이슈와 협업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2. 저희는 빅이슈와 같은 헤이그라운드 건물 1층에 자리하고 있고, 사실은 빅이슈의 활동을 오래 지켜봤어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빅이슈가 묵묵히 해오신 점에서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빅이슈 측에서 먼저 협업 제안을 주셨어요. 그리고 로우키 커피의 재희 실장님이 최종적으로 결정해 주셨습니다. 저희도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면, 또 그게 가치 있다고 느낀다면 기꺼이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Q3. 빅판 선생님들과 하루동안 함께 일 해보시고 느낀 점은?
A3. 너무 좋았어요. 사실 새로운 일에 도전 한다는 게 절대 쉽지 않은 일인데, 선생님들께서 커피를 내리는 과정에서도 집중력과 열정이 느껴졌고요. 저는 커피를 내리는 기술보다 마음이 전달되는 게 더 어려운 일이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빅판 선생님들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손님들도 그 마음을 다 받으셨을 거라 믿어요.

Q4. 이번 협업을 통해 빅이슈가 이야기 하는 홈리스, 주거권 등에 대해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A4. 사실은 저도 집이 없고, 나그네의 삶을 살고 있어요. 그런데 환경과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게 삶의 보람이고 에너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바리스타들도 돈보단 누군가에게 커피 한 잔 건네며 얻는 기쁨 때문에 일하거든요. 오늘 선생님들 눈빛에서 그런 자부심과 기쁨이 느껴졌어요. 저 또한 배우는 게 정말 많았습니다.

Q5. 빅이슈가 추구하는 가치와 로우키의 철학이 닮은 점이 있다고 느끼시나요?
A5. 그렇죠. 아무도 하지 않는 일, 잊힐 수 있는 걸 대신해주는 점이 비슷해요. 저희도 ‘루완다 커피’처럼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소개해왔어요. 그게 돈이 되지 않아도, 분명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믿고요. 그런 점에서 빅이슈가 하는 일들에 깊이 공감합니다.

Q6. 15년 후 로우키 커피와 사장님께 하고 싶은 말은?
A6. 15년 후에도 지금처럼 묵묵히, 변하지 않고 열정을 유지하며 있었으면 좋겠어요. 변함이 없다는게 사실은, 밖에서 보면 똑같아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수많은 노력이 있어야 그 한결같음이 유지되는 거잖아요. 그 열정과 노력을 계속하며 손님들과 커피로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건강도 잘 챙기고요.


-빅이슈, 열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이 더우나 추우나 거리 위에서 “빅이슈요!” 크게 외치는 빅판 선생님들, 잡지 한 권에 담긴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아는 빅이슈의 직원들, 묵묵히 손 내밀고 힘이 되어주는 독자들, 그리고 기꺼이 재능을 기부해온 수많은 사람들.

이 모든 이들이 함께 걸어왔기에 빅이슈는 열다섯 번째 생일을 무사히 맞이할 수 있었다. 이번 생일잔치는 단지 한 기업의 창립 15주년 기념일이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 그리고 빈곤의 해체’ 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이 사회의 빈틈을 메꿔온 15년의 시간에 박수를 보내는 자리였다.

전에도 한번 관련하여 글을 쓴 적이 있지만, 빅이슈를 처음 만난건 내가 열세 살일 적의 여름이었다. 지하철역 입구에서 붉은 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또렷한 목소리로 “빅이슈요!”를 외치던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의 빅이슈는 겨우 세 살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나는 임팩트 기자단으로서 빅이슈의 열다섯 번째 생일을 취재하게 되었다.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뀌는 잡지. 빈곤을 해체하는 잡지. 사람을 향한 사랑을 담은 잡지. 누군가의 두 번째 시작을 돕는 잡지. 가난을 개인적 낙인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는 잡지. 그리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잡지. 그 15년의 한결같음에, 조금 울컥했던 것 같다.

어쩌면 빅이슈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 그건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잡지의 마지막 모습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따뜻한 세상의 시작이다. 어쩌면 빅이슈는 자신이 사라져야만 이 세상이 완성된다는 가장 고독한 사명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난과 배제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 그래서 더는 누구도 거리에서 잡지를 팔지 않아도 되는 날.
그 날이 오면 누군가는 아마 빅이슈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건 빅이슈가 바랐던 단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사라지기 위해 존재해온 잡지, 스스로의 끝을 목표로 걸어온 15년의 길. 이 세상이 진정 따뜻해지는 순간, 빅이슈는 스스로가 사라져도 될 그 순간을 향해 묵묵히 걸어왔다는 것. 그 길을 함께 걸은 이들이 있었기에 빅이슈는 아직도, 그리고 여전히 ‘사랑’을 외치고 있다.

빅이슈야, 생일 축하해. 그리고 우리는 다음 15년도 너와 함께 걸을게.
네가 한결같을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을 보태면서.
그럼, 그 길 끝에서 다시 만나.


글/사진. 빅이슈코리아 임팩트기자단 1기 황주현 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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