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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7 커버스토리

COVER STORY - <위라클> 박위 (1)

2024.04.09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면 흔히 초현실적인 현상을 떠올리지만, 유튜브 채널 <위라클>에서 말하는 기적은 조금 다르다. 2014년 5월, 스물일곱 청년 박위는 낙상 사고로 하루아침에 전신 마비 환자가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두 발로 걸어 다니고 두 손으로 밥을 먹는, 어쩌면 과거에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은 그에게 기적과도 같았다. 재활치료 과정을 거치며 자신과 같이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는 2019년,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열었다. 사고 이후, 모든 일상이 그에겐 도전이 되었고 장애를 부각하기보다는 박위라는 사람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채널에서는 도전하는 박위의 모습이 콘텐츠가 된다. 그리고 지난 5년간 <위라클>의 콘텐츠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위라클>을 시작했다는 박위를 만나봤다.

글. 김윤지 | 사진. 전민우 | 헤어. 이하정 | 메이크업. 노현유 | 스타일리스트. 박선용

매거진 커버 촬영은 처음인데 어떠세요?
사실 며칠 전부터 긴장을 많이 했어요.(웃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다행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취지를 가진 《빅이슈》의 표지 모델로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위라클>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려요.
제 이름이 박위거든요. <위라클>은 제 이름이기도 하고 우리를 뜻하는 ‘위(we)’에 기적을 뜻하는 ‘미라클(miracle)’을 더해 만든 채널명이에요.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거창하지만 이 채널의 가장 큰 목적은 사람을 살리는 거예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상이 기적임을 일깨우면서 몸이든 마음이든 아픈 사람들에게 삶의 소망을 안기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위라클> 영상을 보다 보면 재밌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던데, 평소에 박위는 어떤 사람이에요?
영상에서 보이는 모습이 꾸민 건 절대 아니고요.(웃음)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전 되게 긍정적이고 활발한 사람이에요. 원래 장난치는 거 좋아하고 웃기고 싶은 욕심도 좀 있고요. 항상 장난기를 머금고 있는 사람이랄까요.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 <위라클>에 올라오는 영상은 대부분 이 문장으로 끝맺죠. 사고 후에 자신이 느낀 기적을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채널을 만들게 됐다고요?
제가 전신 마비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였어요. 침대에 누워서 옆 침대 환자가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는데, 너무 신기한 거예요. ‘어떻게 사람이 등받이 없이 혼자 앉아 있을 수가 있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분이 갑자기 침대에서 내려와 두 발로 일어서더라고요. 그때 그게 저한텐 기적처럼 보였어요.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기적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많이 접했는데, 보통 기적이라고 하면 다리를 못 쓰던 사람이 갑자기 일어서는 것 같은 초현실적인 현상을 떠올리기 마련이잖아요. 근데 그게 아니고 나는 원래 기적과도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거죠. ‘여러분이 지금 살고 있는 삶 자체가 기적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더 많은 분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왜 유튜브를 선택했는지도 궁금해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유튜브를 선택한 이유는 아주 명확해요. 제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유튜브거든요.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이 많은 사람들한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주었죠. 음, 유튜브 채널을 만든다고 했을 때 반응이라… 사실 다들 낙관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 위야, 네가 행복하다면 열심히 해봐.’ 이런 느낌? 다들 응원은 해줬지만, 구독자 수가 엄청 많아진다든가 하는 기대는 아무도 안 했어요.(웃음) 부모님마저도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거 해라.’ 이런 반응이었거든요.

전신 마비 판정을 받고 지금처럼 일상을 살아가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사고 이후 모든 일상이 저한테는 재활치료였어요. 휠체어에서 침대로 옮겨 눕는 것부터 소변 줄을 이용해서 소변을 보고, 좌약을 이용해서 대변을 보는 것까지 그냥 모든 일상이요. 지금도 2L짜리 물통으로 컵에 물을 따를 때면 굉장히 조심해요. 어떻게 하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독립적으로 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고, 그야말로 순수하게 살기 위해서 재활치료를 한 것 같아요. 사실 사고 이전에는 휠체어를 타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관심도 없었고 그들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거든요. 근데 전신 마비 판정을 받고 휠체어를 탄 채 생활해보니까 모든 게 새롭고 불편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이를테면 제가 좋아하는 동네 카페나 음식점도 저 혼자 갈 수 없더라고요. 턱이나 계단 때문에요.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데도 제약이 많고요. 재활치료를 한 뒤 사회로 나와 한국은 휠체어를 탄 사람이 살기 어렵고, 아직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전신 마비인 내가 사회에서 열심히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 자체로 저와 같은 불편을 겪는 사람들한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위라클>에서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당연하게 감수해야 하는 불편을 영상을 통해 보여주죠. 휠체어를 탄 채 혼자 지하철을 타는 영상을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음에도 엘리베이터가 공사 중이라 역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던데요.
버스를 탈 때도 마찬가지인데 휠체어 경사로가 자동으로 설치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거든요. 경사로가 설치되고 버스에 올라타기까지 적어도 30초에서 1분 정도 걸리는데 그때 사람들이 절 바라보는 눈초리 같은 것이 좀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해요. 저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되게 자유로운 사람인데도요. 물론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입장에서는 재촉하는 시선으로 느낄 수밖에 없어요. 접근성 부분에서도 불편이 많은데,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는 장소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어디에 갈 때마다 항상 검색해보고 몇 번씩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이 있죠.


이 글은 'COVER STORY - <위라클> 박위 (2)'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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