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에 동기부여가 될 채널 3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속 세상은 맥시멀하고 화려한 삶을 지향하는 듯하다. 절약도 하면서 SNS를 즐길 방법은 뭘까? 재밌고 의미 있게 자신의 절약과 지출을 기록하는 계정과 채널을 소개한다. 하루하루 계속될 절약에 동기부여가 되어줄 것이다.

블로그 ‘베지줄리아’
주로 채식 음식과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블로그이지만, 절약과 제로웨이스트 생활 습관을 배울 수도 있는 블로그. 블로그 주인장은 동네의 쓰레기를 줍고, 새 물건과 중고 물건을 좋아하고,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식생활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절약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데, 빈티지 숍에 방문하고 비건을 실천하고 블로그를 통해 그 장점을 널리 알린다. 소비를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충동구매를 줄이자는 얘기에 가깝다. ‘필요한 것인지 원하는 것인지 구분’하고, ‘필요한 것을 목록으로 작성’하는 등, 물건을 적절하게 구매하고 중고 마켓 이용과 물물교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특히 클린 식단, 비건 식단에 관심은 많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이들이 조금씩 실천해볼 만한 포인트가 블로그 곳곳에 있다. 적게 욕심내고 적게 쓰면서, 소비의 중심이 돈이 아니라 내가 되는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비건 인증 및 식품 소비 방식에 대한 유용한 정보뿐 아니라, 윤리적 소비와 가치 소비에 대한 다양한 실천과 의미 있는 글을 읽을 수 있는 블로그로서 추천한다.

인스타그램 ‘새로미’ (@romromzzang)
‘오타쿠의 소비 기록’, ‘오타쿠의 저축 챌린지’라는 콘셉트로 일상을 담아내는 계정, ‘새로미’. 주로 하루 동안 무엇을 먹었는지, 얼마만큼의 지출을 했는지를 담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하루 만 원 살기’ 등의 챌린지를 하거나, 장 보는 과정과 함께 만들어 먹은 요리 재료의 가격을 마치 영수증처럼 상세하게 기재해서 현실감이 가득 느껴진다. ‘평일 저축 챌린지’, ‘하루 만 원 살기’의 성공과 실패는 식비 아끼기에 달렸다고 짚으며, 실제로 도시락을 챙겨 다니는 모습을 담아내는 모습에선 사회인의 소비생활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느껴져 더욱 공감이 간다.
특히 재밌는 건 ‘8만 원으로 한 달 살기’ 챌린지 후 좋아하는 가수인 세븐틴을 보기 위해 후쿠오카를 다녀온 콘텐츠인데, 재미있게 즐기는 모습에 보는 사람까지 행복해진다. 저축 챌린지로 지출을 미리 줄여 카드 할부 없이 여행을 다녀왔다는 내용은, 저축과 지출 줄이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들에게도 분명 와닿을 것이다. 덕후 생활도 하면서, 절약도 실행하는 실제 사례가 많은 덕후들에게도 의욕을 불어 넣어줄 것 같다.

유튜브 〈혱맨〉
‘경기도 절약왕’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혱맨〉의 영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래도 해내고야 말겠다!’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쿠팡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에 무려 200만 원씩 저축 중인 그야말로 ‘프로갓생러’지만, 영상에서 ‘절약하는 나’를 과시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이렇게나 절약과 저축을 잘한다.’라며 과시하기보다는 ‘아껴 쓰는 게 싫은 건 아니지만, 평생 이렇게 돈을 아끼며 살아야 할까?’라고 우리에게 묻는 듯한 영상은 꽤 큰 동기부여가 된다. 절약이 몸에 밴 사람 역시 절약하는 게 힘들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내가 힘든 건 당연한 일이라고 느껴진달까.
무엇보다도 이 채널의 매력은 꾸밈없이 솔직한 모습에서 나오는 웃음에 있는데, 식비를 아끼려고 사둔 닭가슴살을 처리하기 위해 매끼 집밥을 해 먹다가 지쳐 만두를 사 온다거나 통신사 혜택으로 공짜로 영화를 보러 가는 길에 참지 못하고 빵을 사 먹는다든지 하는 식이다. 그런 한편, 영화관에 가서 팝콘과 콜라의 유혹을 참아내고 물을 마시는 모습에선 절약 정신이 느껴진다. 군것질이 당길 때마다 혱맨이 하는 말. ‘나는 절대 돈 내고 살찌지 않겠다.’ 처음엔 웃음이 나왔는데, 이 말이 의외로 군것질을 참는 데 도움이 된다. ‘알뜰요금제 추천 영상’, ‘프랜차이즈 생일 쿠폰으로 생일상 차리기’ 등의 영상에서 자신의 절약 꿀팁을 공유하며, 구독자들은 어떤 절약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넌지시 묻기도 하는데, 더 싸고 좋은 요금제를 추천해주는 식의 꿀팁이 숨어 있을 때가 종종 있으니 댓글 창을 여는 걸 잊지 마시라. 내가 초라해지지 않는 선에서 절약하려고 한다는 혱맨의 말이 유독 와닿는 요즘. ‘절약이 나만 어려운 건가?’라는 질문에 답이 필요하다면 참고해봐도 좋을 채널이다.
글. 김윤지‧황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