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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5(커버 B) 스페셜

SPECIAL - 아끼고 애정하는 일

2025.06.23

작은 채널 주인장 인터뷰 2

누군가의 취향을 들여다보는 건 꽤 즐거운 일. 주인장의 취향이 듬뿍 느껴지는 영상을 오랜 시간 지켜보다 보면 그들의 일상이 내 일상에 스며드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좀처럼 듣지 않던 장르의 노래를 찾아 듣게 되고, 때로는 귀찮아서 미루던 샌드위치 만들어 먹기에 빠지기도 하고…. 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일이 누군가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한 감상은 어떨까. 아끼고 애정하는 대상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작은 채널 주인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런니 샌드위치, 〈Cream Park〉

  • 에디터가 말하는 이 채널

매일 아침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자매의 일상이 담긴 일명 ‘우런니 샌드위치’ 시리즈가 채널의 인기 콘텐츠다. 출근 전, 샌드위치를 만드는 언니와 그런 언니 옆에서 조잘조잘 떠드는 동생. 창문으로 출근하는 언니의 뒷모습을 구경하는 동생과 그런 동생에게 손 인사를 건네는 언니 등 자매의 다정한 순간들도 힐링 모먼트. 여러 가지 건강하고 맛난 재료로 매일 다른 샌드위치를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대리 만족이 된다.

《빅이슈》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유튜브 채널 〈Cream Park〉를 운영 중인 평범한 직장인이다. 매일 아침 샌드위치를 싸서 동생과 나눠 먹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있다.

채널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우런니 일주일 출근길 샌드위치 호다닥 도시락’ 시리즈가 벌써 24편을 돌파했다. 샌드위치를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말 아침, 여느 때처럼 동생과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우리 매일 아침 샌드위치 싸는 일상을 한번 찍어볼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우런니 샌드위치’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서 귀찮아서 미루던 샌드위치 만들어 먹기에 푹 빠졌다는 구독자들(에디터도 포함이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일이 누군가의 일상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감상은.

예전부터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면서 이런 나의 일상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영상을 보고 따라 만들어본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주변인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처럼 다른 분들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어 기쁜 마음이다. 더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매일 동생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놓고 출근하는 언니라니. “왜 나만 언니 없어?”라는 댓글에 심히 공감하는 바이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반응이 있는지 궁금하다.

하루에 출근을 세 번씩 해달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웃음) 고등학생부터 어머님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구독자분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각자의 샌드위치 라이프를 공유해주시곤 하는데,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상을 영상에 담기 시작하면서 본인의 일상에 일어난 변화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당연히 있다. 원래는 늦잠을 자면 샌드위치 만들기를 포기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거의 루틴화되어 버렸다. 이전보다 더 다양한 레시피에 도전 중이기도 한데, 무언가 만드는 걸 워낙 좋아하는지라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한 요즘이다. 아, 인스타와 유튜브 댓글 읽는 재미에도 푹 빠져 있는데, 댓글 도파민에 중독이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웃음)

하루에도 수백 개의 채널이 생겨나는 지금, 11만 구독자를 끌어당긴 채널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우런니 샌드위치’ 시리즈를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유가 궁금해서 검색창에 ‘우런니 샌드위치’를 검색해본 적도 있다. 왜 이 채널이 좋은지 영상에 대한 감상을 적어놓으신 것들을 쭉 읽으며 ‘아, 이런 점을 좋아하시는구나.’ 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아마 진심으로 샌드위치를 좋아하고,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냉이 템페 샌드위치 등 맛이 상상이 안 가는 신박한 샌드위치도 자주 등장하는데, 넘쳐나는 샌드위치 아이디어의 출처가 궁금하다. 자매의 최애 샌드위치를 소개한다면?

아주 오래전부터 요리책과 외국 요리 유튜브를 정말 많이 봐왔다. 냉장고 속 재료들을 살펴보며 어떤 조합으로 요리할지 고민해보기도 하고, 릴스나 쇼츠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우리 자매의 최애 샌드위치는 오래 볶아 캐러멜라이징 된 양파에 파스트라미를 넣은 샌드위치다. 달큰한 양파와 파스트라미, 머스터드의 조화가 훌륭하다.

요즘 탐나는 샌드위치 재료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샌드위치는 빵이 가장 중요하다. 가보고 싶은 빵 맛집이 많은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못 가고 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꼭 다 가보고 싶다. 최근에는 미나리 페스토를 만들어 먹었는데 제철 재료가 주는 계절의 맛을 물씬 느낄 수 있어 추천한다.

앞으로 또 어떤 일상들을 영상에 담아내고 싶나.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잘하진 못하지만) 운동 영상도 한번 찍어보고 싶다. 영상을 빌미로 동생도 운동을 좀 시켜볼 생각이다.(웃음) 최근에 나도 만족할 수 있고 구독자분들도 좋아해주시는 영상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어려운 목표지만 잘 해내고 싶다.

글. 김윤지 | 사진제공. Cream Park


플레이리스트계의 미친X, 〈멍플리 MUNGPLY〉

  • 에디터가 말하는 이 채널

의외의 곡에 기대를 충족시키는 비트까지, 멍플리의 플레이리스트(이하 플리)가 구독자들의 안방, 헬스장, 업무 현장 곳곳에 도달한다. ‘킹받기도’ 하고 공감 가기도 하는 플리를 재생하면 어디서든 효율이 상승할 것이다.

유튜브 채널 운영 시작을 회상한다면.

이걸 누가 봐주겠어? 하는 마음이 컸다. 플리 채널은 이미 너무 많았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덕분에 제멋대로 만들 수 있었고, 지금 멍플리의 정체성이 생기게 된 것 같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운영 초기 영상들을 보면 진짜 ‘정신 나간’ 플리들이 많다. 비속어가 난무하고, 선곡한 노래들도 통일감이 전혀 없다.

밈과 유행하는 단어, 캡처를 조합한 섬네일이 재미있다. 섬네일과 제목 제작의 기준은.

일단 정신이 바짝 들어야 한다. 퍼질러 자빠져 있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한 섬네일과 제목을 고민한다. 때로는 은근하게 약 올리거나 뒤통수를 후려갈긴다. ‘킹받았다면’ 성공이다. ‘찔려서 클릭했다’는 댓글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웃음).

콘텐츠를 만들 때 놓치지 않으려는 점은?

세 가지 사항은 꼭 지키려고 한다. 첫째는 시간. 업로드 시간이 아니라 영상의 길이다. 업로드 시간은 칼같이 못 지킬 것 같아 애초에 정해두지도 않았다.(웃음) 예를 들어 30분 플리면 영상의 길이가 30:00으로 깔끔하게 떨어지게 편집해야 한다. 이름은 30분 플리인데 ‘30:04’, ‘30:17’ 이렇게 애매하게 떨어지는 건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다만, 이렇게 편집하려면 전주 구간을 무자비하게 도려낼 수밖에 없다.

여기서 바로 둘째, 축축 처지는 전주, 간주는 가차 없이 잘라낸다. 멍플리 같은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는 보통 운동이나 집안일, 운전을 하면서 많이 듣지 않나. 두 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곡과 곡 사이의 간격, 전주가 너무 길어서 넘기고 싶은데 그걸 기다리다 보면 ‘흥’은 깨져버린다. 그런 이유로, 작곡가에게는 죄송하지만 (사실 안 죄송하다) 곡의 일부를 도려내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플리에 다양한 세대의 노래를 골고루 담으려고 한다. 엉덩이를 흔들 수만 있다면 세대 구분 따위는 무의미하다. 그래서 멍플리에는 라이즈와 코요태가, 에스파와 박미경이 공존한다. 다음에 어떤 노래가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도 멍플리의 매력이라고… 제 입으로 하는 얘기는 아니고 구독자분들이 많이 말씀해주시더라.

채널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구독자분들이 저보다 웃긴 드립을 댓글로 남기실 때 좀 열 받는다. 내가 더 웃기고 싶은데. 그게 유일한 고민이다.

채널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작년에 채널에서 떡볶이 브랜드의 광고를 처음으로 진행한 적이 있다. 플리 채널에 떡볶이 광고가 좀 뜬금없지 않나. 보시는 분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시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근데 우려와 달리 구독자분들이 광고주를 칭찬하며 오히려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광고 더 받고 열일하라고.(웃음) 해당 영상에 댓글이 500개 가까이 달리면서 성과도 꽤 좋았다. 셀프 미담이라 민망하지만 광고비는 제가 받지 않고 모두 구독자분들께 떡볶이 쿠폰으로 돌렸다. 이 얘기는 꼭 넣어 달라.

구독자분들께 어떤 채널로 기억되길 바라나.

잡지에 이런 말이 적혀도 될지… 플레이리스트 유튜버계의 미친X.

앞으로의 채널 운영 방향은?

얼마 전에 8090 댄스곡을 엮어서 ‘경로당 재활 플리’를 만들었다. 너무 좋아해주셔서 앞으로도 멍플리만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꼭 플리가 아닐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댓글에 ‘멍플리’를 남겨주시면 DM으로 보내드리겠다. 농담이고, 유튜브 멍플리 채널에서 직접 확인 부탁드린다.

현재 채널의 규모에서만 가능한 구독자와의 소통, 콘텐츠 제작자로서 가지는 장점은?

구독자분들의 피드백을 더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점 같다. 운영자가 일방적으로 채널을 운영한다기보다,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느낌을 주는 것. 작고 소소하게 운영되는 채널이라 구독자분들도 ‘이런 영상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 등 의견도 많이 주신다. 저는 반대로 구독자분들께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드린다. 하나의 팀 같은 느낌이다. 근데 이제 제가 팀장이고 구독자분들이 팀원인….

글. 황소연 | 사진제공. 멍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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