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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3 인터뷰

배고프고 고립되지 않게, 누구에게나 열린 식당 2

2021.06.20 | ‘청년밥상문간’ 이문수 신부

이번 기사는 <배고프고 고립되지 않게, 누구에게나 열린 식당>에서 이어집니다.

끼니는 가난한 청년을 비롯한 여러 소외계층 사람들에게 돈이 없다는 이유로 건너뛰는, 그래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청년의 굶주림은 성공을 위해 겪는 어려움으로 치부되기도 해요. 손님들에게 한 끼 식사가 어떤 의미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사실 한 끼가 큰 의미가 아니길 바라요. 바빠서 한두 끼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건 심리적 위축이나 슬픔을 남기지 않잖아요. 근데 그게 주식인 경우에는 슬픔이 되거든요. 여기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돈이 없어서 “이번 주에 세 번은 청년밥상문간에 가서 먹어야 해.” 이게 아니라, 평범한 일반 식당처럼 그냥 “찌개 먹으러 가자.”라는 말이 나오는 곳으로 통하길 바라거든요. 그 이상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일주일에 5일씩 오는 분도 계시는데, 그분은 그냥 여기가 편하고 좋은 거예요. 그런 의미가 좋은 것 같아요.


‘생활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한 특별한 가게’, ‘착한 가게’라는 이미지가 부담되진 않으시나요?

제가 식당을 열고 얼마 안 됐을 때 한참 인터뷰를 많이 했어요. 한 방송국에서 찍어간 걸 나중에 봤더니, 그 꼭지 제목이 ‘3000원짜리 식당이 생길 수밖에 없는 서글픈 세태’, 이런 식이더라고요. 저희가 바라는 건 그게 아니거든요. 화가 나더군요. 더 짜증스러운 건 서울대학교 구내식당이랑 청년밥상문간을 비교한 거예요. 당시 서울대 구내식당 주메뉴가 1000원이더라고요. 청년밥상문간의 의도와 상관없이 단순한 화젯거리로 소비된 거예요. 그 일 이후엔 사전에 꼭 말씀드려요. 여기 손님들을 가난하고 돈 없어서 오는 분들로 만들지 말아달라고요. 여기가 편하고 맛있어서 오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식으로 알려지면 손님들이 더 이상 오지 않겠죠. 이런 시각을 경계해요. 청년밥상문간은 어떤 청년의 죽음에서 출발했지만, 굶지 말라는 의미에서 값을 저렴하게 정한 거지, ‘여기 오는 당신들은 가난한 사람입니다.’라고 낙인찍으려는 게 아니거든요.

신부로서 정해진 틀에 따라 신자들을 만나는 것과 가게에서 손님들을 만나는 건 어떻게 다른가요?

여전히 청년들보단 어르신들이 저를 더 많이 찾긴 해요.(웃음) 당신들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시고요. 다만, 수도원에서는 젊은이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여기선 그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어요. 성당에 신부님과 수녀님이 있다는 건 다들 알잖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문턱이 있죠. 이런 심리적 어려움이 덜한 게 아닌가 싶어요. 성당은 어쩐지 종교적인 이유로 가야 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식당은 꼭 그렇지 않으니까요. 진로나 인생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요.


식당을 운영하면서 달라진 점이나 깨달은 점이 있으신가요?

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잖아요. 여기에도 성당 신자들이 꽤 많으세요. 대체로 그분들 가게가 저희가 출근하기 전에 열려 있고 퇴근한 후에도 열려 있어요. 더 오랜 시간 일하시는 거죠. 그런데도 신앙생활 하시는 모습을 보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보니까 더 깊이 느껴져요.


신부님 스스로 이 가게에 대해 설명한다면 어떻게 얘기하고 싶으세요?

그냥, 저와 직원들은 식당에 오는 손님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기다리고 맞이하고 있습니다. 혹시 주변에 어려운 청년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제가 모든 걸 해결하거나 책임질 순 없겠지만, 보탬이 될 방법을 찾아볼 수는 있으니까요.



※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 253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황소연
사진. 김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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