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기사는 유일무이한 배우 지진희 (1)에서 이어집니다.
지브라 프린트 셔츠 재킷 모스키노 / 네이비 스프라이프 팬츠 비오비 / 슈즈 컨버스
벌써 배우 경력 23년 차다. 그런 변화들을 계속 지켜 봐왔을 것 같다.
배우를 하기 전에 사진을 했었는데, 그때에도 필름에 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순간이 있었다. 아날로그에서 정말 유명하던 사진작가들이 디지털 과정에서 한순간 에 무너지는 걸 봤다. 변하는 상황에서 안주하지 말고 맞춰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정말 툭툭 바뀌 더라. 살면서 이걸 두세 번 경험한 것 같다. IMF 때, 그 리고 코로나19로 지금도 확 바뀌지 않았나. 작년에 대 학생이 된 아이들은 동기들을 만나지도 못했고 과대표 도 없다고 하더라. 이렇게 급변하는데 거기 적응 못 하 면 나 또한 도태되는 거다. 그리고 감각이라는 게, 계 속 시대의 변화를 깨달아야 유지된다. 아, 내가 지금 좀 뒤처지고 있구나, 감이 떨어졌구나…라든가, 그런 자기 객관화가 되어야 노력도 하고 맞춰갈 수 있다.
드라마 현장은 협업 시스템이다. 무슨 사건이 생길지 현장에 가기 전까진 알 수 없고 여러 팀과 맞춰나간다 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
이번 드라마뿐만 아니라 모든 드라마가 그랬다. 항상 문제는 생기고 그걸 누가 합리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따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그런데 드라마가 잘되고 못 되고는 중요한 건 아니다. 모든 드라마가 다 잘될 수 없다. 하나만 너무 잘 되어도 좀 무서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를 보고 다 같이 좋아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 사실 사람은 생각이 다 달 라야 정상인데. 그러니까 내가 참여한 작품이 잘 안 되 어도 실망할 필요 없다. 주인공이 노인인 것도 있고 청 춘물도 있고 액션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장르도 다양 하면 좋지 않을까. 그중 하나에 내가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은 거고.
지브라 프린트 셔츠 재킷 모스키노 / 네이비 스프라이프 팬츠 비오비 / 슈즈 컨버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대장금>을 했기 때문에 인기에 대한 미련도 덜한 게 아닐까 싶은데.
<대장금>은 지금 봐도 정말 재미있다. 감독님이 시청 자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잘 아는 분이셨다. 그리고 모 든 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서 성공하는 건 진짜 쉽지 않 은 일이다. 다양성에 대한 고민은 <대장금>을 하기 전 에도 늘 생각했던 부분이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감독과도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 는데, 대본을 읽고 인물을 빌드업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
일단 여러 가지로 생각을 많이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사람의 현재 위치다. 예를 들어 수현(<더 로드>)이라 면 그가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생각해서 머릿 속에 넣어놓는다. 어떤 동네에 살았고 부모에게 어떤 고통을 받았고 누굴 만나며 자랐는지. 그런 과정을 거 쳐 ‘결국 얘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구나’까지 간다. 사람들이 가위바위보를 할 때, 왜 가위나 주먹을 내는 지 따져보면 경험을 통해 가장 승률이 높은 선택을 하 는 것처럼, 연기할 때에도 인물의 정보가 내 안에 있으 면, 그것들이 나중에 표현이 되는 거다.
*기사 <유일무이한 배우, 지진희>의 전문은 빅이슈 259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김송희, 양수복
사진. 김영배
비주얼 디렉터. 박지현
스타일리스트. 진성훈
헤어. 이영재
메이크업. 이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