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뉴욕 다이어리
감독 필리프 팔라도
출연 시고니 위버, 마가렛 퀄리
개봉일 12월 9일
작가가 꿈인 조안나(마가렛 퀄리)는 보스턴의 삶과 남자 친구까지 버리고 뉴욕으로 거처를 옮긴다. 동경하던 매거진 <뉴요커>와 존경하는 작가들이 살던 꿈의 도시 뉴욕에 살게 된 조안나는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하게 된다. 작가 에이전시는 작가의 작품과 출판사를 연결해주는 곳으로 조안나는 그곳의 CEO 마가렛(시고니 위버)의 비서로 일하게 된다. 꿈인 작가와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기대와는 달리 조안나의 주 업무는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유명한 작가 J.D. 샐린저에게 오는 팬레터에 형식적인 답장을 해주는 일. 뉴욕 라이프에 지쳐가던 조안나는 샐린저와 직접 통화하게 될 때마다 자기 꿈에서 점차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1990년대가 배경인 이 영화는 조안나 래코프가 뉴욕의 작가 에이전시에서 일한 경험을 담은 <마이 샐린저 이어>가 원작이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며 평생을 은둔했던 괴짜 작가로만 알려진 샐린저를 영화는 또 다른 모습으로 조명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와 같이 여성 선배와 젊은 신입의 관계도 어렴풋이 그려지지만, 시고니 위버가 연기한 마가렛의 역할이 미란다(메릴 스트립)처럼 크진 않다. 영화는 글쓰기라는 꿈을 품고 있는 여성이 또 다른 창작자들(팬레터를 쓰는 팬)에게 감명을 받고, 자신에게 실망도 해가며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성장 스토리에 가깝다. 당신 안의 진정한 목소리를 잃지 말 것. 매일 쓸 것. 꿈을 놓치지 말라고 위로를 주는 영화다.
티탄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
출연 아가트 루셀, 뱅상 랭동
개봉일 12월 9일
이 영화의 줄거리를 이 짧은 지면 안에 설명하는 일은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알렉시아는 뇌에 티타늄을 심게 되고, 귀 위에 특이한 수술 흔적이 남게 된다. 수술 후부터 자동차에 기이한 애정을 품게 된 알렉시아는 모터쇼에 등장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섹슈얼한 춤을 자동차 위에서 추는 댄서로 성장한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이미 몇 가지 정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미리 본 강동원이 SNS에 남긴 한 줄 평 “내가 지금 뭘 본 건가.” 그리고 2021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것. <티탄>은 과거의 그 어떤 영화도 떠오르지 않는 새로운 시대의 영화임이 분명하다. 그만큼 특별하고 괴이하며, 불편하다. 이상한 충동에 시달리는 여성, 그 여성의 신체에 벌어지는 각종 실험들(본인이 행하는), 스토리가 어디로 튈지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영화다.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순 없다. 누군가는 현기증을 일으키며 질색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체험에 짜릿함을 느낄 것이다. <티탄>은 그런 영화다.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65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김송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