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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7 에세이

기후위기의 대안, 채식

2022.11.25


이 글은 《빅이슈》 217호에 실려 있습니다.

지구가 1.5℃ 높아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 사진제공 진채현

‘당신은 늙어 죽겠지만 나는 기후위기로 죽을 것입니다’.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 때 번역해 적었던 해외 피켓 문구입니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다가올 미래를 온전히 살아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지만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의 노랫말처럼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되뇌어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현 기후위기는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가 채택한 보고서에선 지구온난화가 1.5℃ 이상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 추세라면 12년 안에 산업 기반과 생활양식 모두를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와 크기로 대전환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 호에서는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소 키우려 아마존 태우나

ⓒ 사진제공 진채현

저는 윤리적 이유로 채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특히 기후위기와 육식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 기후위기와 육식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축산업의 긴 그림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축산업의 배출량이 많습니다. 기후위기와 축산업의 연결성은 한 번도 고려해보지 못했기에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IPCC 또한 2019년 <토지사용과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고기와 유제품 위주의 서구식 음식 섭취가 지구온난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명시하였습니다.

기후위기와 육식의 연결고리는 아마존 화재에서 다시 드러났습니다. 지난여름 ‘지구의 허파’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아마존에서 한 달이 넘도록 산불이 지속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 목축지와 농경지 확장을 위한 급격한 벌목이 그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아마존 화재는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1970년부터 벌목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90% 이상이 인간의 육식을 위한 소 목축지로 개간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육식을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바라보게 된 이유입니다.

누구나 매일 세 번 할 수 있는 환경운동

ⓒ 사진제공 진채현

전 세계 청소년들의 등교거부 시위를 이끌어낸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윤리적, 환경적, 기후적 이유로 비건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 제가 이해한 것을 이야기했고 관련 기사와 그래프들을 공유했어요. 당신들이 우리의 미래를 빼앗아가고 있고 지금과 같은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한 인권을 옹호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레타 툰베리는 채식에 회의적이었던 부모를 설득해 비건 지향을 하도록 촉구했습니다.

그렇다면 채식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메탄가스는 대부분 가축이 내뿜고 전체 아산화질소 배출량의 65%를 축산업이 차지합니다. 메탄가스와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각각 23배, 296배 더 강력히 온실효과에 영향을 미치기에 채식의 효과를 역으로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채식은 매일 세 번, 일상에서 환경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환경운동입니다.

녹색연합은 올해 여름부터 시민 10명과 100일 동안의 ‘함께 채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보와 고민을 나누고 다독이며 서로의 실천을 돕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아무튼, 비건> 책모임을 가졌고 12월엔 비건 유튜버 단지앙 님, 요리사 임단아 님과 함께하는 채식요리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과도 연결되고 싶습니다.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찾아가는 당신의 ‘상대’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주변에 함께 고민하며 나아갈 수 있는 비건 지향인들이 있어 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후위기의 대안, 채식에 관심이 생긴다면 녹색연합이나 관련 커뮤니티에 문을 두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후위기 너머 구체적인 대안 사회의 모습을 함께 그려볼 수 있길 바라봅니다.


글·사진제공 진채현
자연과 생명을 위해 비건 실천을 하는 녹색연합 활동가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과 ‘연결’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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