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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9 스페셜

SPECIAL - 왓츠 인 마이 플레이리스트(2)

2024.05.09

이 글은 "SPECIAL - 왓츠 인 마이 플레이리스트(1)"에서 이어집니다.

“좀 부끄러워.” 청소가 안 된 방을 친구에게 보여주는 느낌이라고 했다.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해달라는 요청에 인터뷰이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꼼꼼하게 기록한 취향을 공개했다. 성격도 MBTI도 저마다 다른 4인의 음악, 독서, 영상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한다.


글. 황소연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시겠습니까
- MBTI를 곁들인 남의 재생창 엿보기


애플뮤직에도 없다


이서정입니다. MBTI에 어울리지 않게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광고 기획을 하고 있어요.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새 새로운 사람들을 부쩍 만나고 있어요.
MBTI: INFP

요즘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콘텐츠와 플레이리스트는 뭐고, 그 이유는 뭔가요?
드라마 를 재밌게 봤어요. 영화 <윤희에게>와 <소공녀>의 감독들이 팀을 이뤄 만든 드라마로 전고운 감독의 유머 감각이 묻어 있어 좋아요. 음악 플레이리스트는 많이 만들어둔 편인데, 요즘은 ‘도시가 외로울 때’라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어요. 동물원의 ‘유리로 만든 배’로 시작해서 시바타 하쓰미의 ‘레퍼토리’라는 노래로 끝나는, 시티팝과 아이돌 팝을 주로 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익숙한 단어를 반복하면 그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는데 외로움도 그런 단어라고 생각해요.

나만 알고 싶은 플레이리스트를 살짝 공개해주세요.
애플뮤직을 일본 계정으로 사용해요.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에는 올라오지 않은 시티팝이 많거든요. 애플뮤직에도 없으면 유튜브로 찾아 들어요. 가토 하쓰에의 ‘아침의 콜라주’라는 노래가 있어요. 일본에 여행 갔을 때 LP를 찾으려고 돌아다녔는데, 결국 못 찾은 곡이에요. 꼭 들어보세요.

한 달 동안 한 가지 테마의 알고리즘만 선택해야 한다면?
영화 평론 영상을 볼 것 같아요. 최근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을 봤는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해요. 꼭 권위 있는 평론가가 아니어도 다른 관객의 의견을 알고리즘을 타고 접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평범한 일상이 새로워진다


평범한 일상이 새로워진다
우연이 주는 즐거움에 관심이 많은 한예진입니다.
MBTI: INFP

요즘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콘텐츠와 플레이리스트는 뭐고, 그 이유는 뭔가요?
유튜브에서 음악 듣는 걸 좋아해요. 평소 듣지 않는 스타일의 음악이나 이야기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우연히 해외의 멋진 바다나 산, 색다른 공간에서 디제잉을 하는 크리스 루노(Chris Luno)를 알게 되었는데,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신나는 음악이 좋아요.

시간이 지나도 계속 보게 되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뭔가요?
오눅 언니의 브이로그를 꾸준히 봐요. 언제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매력이 있어 질리지 않거든요. 잔잔한 배경음악처럼 틀어두기 좋아요.

나만 알고 싶은 플레이리스트를 살짝 공개해주세요.
외국에 크리스 루노가 있다면 한국에는 디깅러가 있습니다! 한국의 익숙한 풍경도 디깅러가 담는 영상에선 색다른 느낌을 받아요. 그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음악은 단연 최고입니다. 눈도 귀도 즐거워요.

한 달 동안 한 가지 테마의 알고리즘만 선택해야 한다면?
친구들이 말하는 ‘침착맨’의 매력이 궁금해요. 음악, 쿡방, 먹방, 과학, 게임, 토크 등 트렌드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전 아직 잘 모르거든요. 한 달간 <침착맨> 몰아 보기에 도전해도 좋을 거 같아요.

클리셰 러버는 무엇을 볼까


글 써서 먹고사는 상원입니다. 다소 올드하고 진지하며 유치하고 반복적인 코드, 클리셰를 좋아합니다.
랩톱 배경은 <봇치 더 록!>, 아이패드 배경은 <썸머 필름을 타고!>.
MBTI: INTJ

요즘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콘텐츠와 플레이리스트는 뭐고, 그 이유는 뭔가요?
X(전 트위터)의 신간봇 @newbookbot 계정에 올라오는 신간 소식입니다. 책 취향이 저와 비슷해서 도움이 돼요. 고해성사를 하자면 저도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아요. 전 사실 X와 유튜브가 너무 재미있어요. 이슈가 생기면 바로 반응하고 내가 좋아하는 의견만 모아서 볼 수 있는 데다 무엇보다 공짜잖아요. 책은 그 반대편에 있죠. 그렇지만 요즘은 소셜미디어의 이러한 장점이 피곤하게 느껴져 정제된 사실과 의견을 담은 책을 통해 이슈를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어요. 비유하자면 맛은 조금 덜해도 건강에는 이로운 ‘저속 노화 식단’이라고 할까요.

시간이 지나도 계속 보게 되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뭔가요?
그룹 AKB48 플레이리스트 하나를 만들었는데요. 주로 AKB48의 곡 중에서도 사랑의 시작과 이별의 감정, 혹은 일상의 소중함을 주제로 하는 곡들이에요. ‘석양을 보고 있을까’나 ‘첫날’, ‘퍼스트 래빗’, ‘영원보다 계속되기를’, ‘다자이 오사무를 읽었는가’ 등이 있습니다. 가사가 다소 감정 과잉에 노골적이지만 그래서 더 매력 있어요. 일본 청춘 만화 같은 느낌인데, 오래 알고 지낸 친구에게 응원을 받는 느낌이 들어요. 케야키자카46 데뷔 싱글인 ‘사일런트 머저리티’는 꼭 들어보세요.

나만 알고 싶은 플레이리스트를 살짝 공개해주세요.
잠이 안 올 때 읽는 만화책 리스트가 있습니다. 주로 청소년기에 읽은 만화로 제 취향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죠. 몇 작품만 꼽으면 <강철의 연금술사>, <현시연>, <불새>, <마스터 키튼>. 열 번도 넘게 본 작품도 있지만, 매번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이 작품에 투영된다고 할까요.

한 달 동안 한 가지 테마의 알고리즘만 선택해야 한다면요?
제가 선택한 테마는 ‘세계 여행’입니다. 평소에도 <걸어서 세계속으로> 같은 여행 프로그램 클립이나 세계 여행을 다룬 유튜브 채널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여행하며 그 나라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장면이 좋더라고요. 저는 성격이 내향적이라 해외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를 시도한 적이 없거든요. 일종의 대리 만족도 있고, 또 외국인들을 보며 우리와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것도 재밌어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면 얼마든지 새로울 테니까 한 달 내내 봐도 덜 질리지 않을까요.

기분에 따라 달라져


10여 년의 직장 생활 후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S입니다. 잔잔한 음악을 듣다가 스산한 스릴러물을 무심하게 보는 편. 작년부터 시작한 취미 발레에 빠져 몸치도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겉으로 우아해 보이지만 하드 트레이닝에 가깝게 몸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MBTI: ISFJ

요즘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콘텐츠와 플레이리스트는 뭐고, 그 이유는 뭔가요?
요즘 가장 자주 듣는 건 의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직접 작곡 및 편곡, 연주하는 피아노곡을 포스팅 주제에 맞게 업로드합니다. 포스팅 주제와 배경 화면이 다양해 기분에 따라 매일 다른 플레이리스트를 듣게 돼요. 그중 ‘앗 따스해! 재즈햇살 가득한 스페인의 유리정원’을 가장 많이 들었는데 따뜻한 날 오후 창가에 앉아 책을 볼 때 틀어놓으면 더없이 평온해집니다. 늦은 밤 감성 한 스푼이 필요할 때는 채널에서 공유하는 ‘아키라 코세무라의 음악’을 주로 들어요. 특별할 것 없는 날에도 내가 있는 공간에 보송보송 내려앉는 연주의 힘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줍니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보게 되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는 뭔가요?
<겨울왕국> OST. <겨울왕국>이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네 번을 봤다고 한 지인의 말을 듣고 ‘엥, 그렇게까지?’라고 반응했어요. 그만큼은 아니지만 이 영화와 OST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전체 관람가로 괜찮은가 싶을 정도로 가볍지 않고, 지금 다시 보고 들어봐도 파워에 압도되는 느낌이 들어요. 굳이 따지자면 어린이용 작품을 어른이 관람하는 느낌보다,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요.

나만 알고 싶은 플레이리스트를 살짝 공개해주세요.
마음이 답답할 때 듣는 곡들인데, 머릿속이 복잡해 마음이 어수선할 때 들으면 좋아요. 스파이에어의 ‘현상 파괴’, 클린 밴딧의 ‘Symphony’를 추천해요.

한 달 동안 한 가지 테마의 알고리즘만 선택해야 한다면?
1990년대 홍콩.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이 올해로 30주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리마스터링 관련 내용도 있을 테고, <중경삼림>이 보여준 우리가 사랑한 1990년대 홍콩의 모습을 찾아서 보고 싶어요. 전혀 촌스럽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 시대의 홍콩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상과 음악에서 자유라는 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특유의 싱그러움과 세련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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