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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4(커버 B) 인터뷰

젊치인 릴레이 - 일상 곳곳에 정치가 있다

2025.05.19

동대문구의회 행정기획위원장 김세종 의원

지역에서, 동네에서 정치를 움직이는 젊은 정치인들이 있다. 빅이슈는 젊은 정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와 함께, 기초의회에서 활동하는 젊은 정치인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과 전망을 듣고 독자들에게 전하는 기획 연재를 진행한다. 그들의 정치에는 지역구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어 값지다.

김세종 의원

동대문구의 행정기획위원장인 국민의힘 김세종 의원은 정치에서 젊은 세대가 맡은 역할은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경동시장의 주차장을 야장으로 변신시켜 젊은층의 유입을 이끌었고, 홍보 역시 SNS를 통해 확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물꼬를 트는 것이 젊은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본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과 삶 속에 정치가 있다고 말하는 김세종 의원과 동대문구에서의 구의원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행정기획위원장의 중요한 업무는.

일반적으로 기초단체 의회는 보통 상임위원회가 총 세 개로 구성된다. 구청 업무를 담당하는 상임위는 그중 두 개로 구성되는데, 동대문구의 경우 행정기획과 건설 관련 두 파트로 구분되어 집행부와 일을 진행한다. 구 차원에서 소유한 센터, 기관이 대부분 소속되어 있다. 그 외 인사·재무·보건소 부문이 종합적으로 포함된다. 구의 경제 관련한 과도 우리 소관이라 시장과의 접점도 있다.

다양한 일을 맡고 있다.

사실 구의원들께서는 복지건설위원회 등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동네의 여러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고, 행정기획위원회는 상대적으로 책상에서 할 일이 많다. 연배가 있으신 의원님들이 복지건설 쪽으로 가시는 편이다.(웃음)

지난 11월, 아버지를 위한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지급 조례안’을 대표발의 했다. 발의하게 된 계기, 조례로 기대하는 효과는.

‘아빠 육아휴직’이라는 콘셉트였지만 그 반대로 생각했다. 어머님들, 젊은 여성들,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었던 분들이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안 중 하나가 아빠가 편하게 육아휴직을 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거라 봤다. 아직도 많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때 눈치를 본다. 구민들이 젊은 의원들을 뽑아주신 데엔 우리 세대에서 보이는 문제들을 다룰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본다. 사실 이것도 상당한 충돌이 있었다. 제가 막내기도 하고 유일한 30대다. 윗세대는 이러한 조례안에 대한 공감대가 덜할 수 있지만, 그런 걸 깨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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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했겠다.

도와달라고 많이 말씀드렸다.(웃음) 자녀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자녀와 손주들도 이런 고민을 겪는 게 현실이고, 바뀌어야 한다.”고 한 분씩 설득했다.

경동시장 옥상 주차장에 야장을 오픈하는 아이디어를 실행했다. 구민들과는 어떻게 소통하면서 진행했나.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생각 외로 수월했던 점이 궁금하다.

자영업자로 살다 구의원이 되었고, 지금도 자영업을 한다. 전부터 종로, 을지로의 차 없는 거리가 부러웠다. 결국 사람들이 모일 콘텐츠가 있어야 그 거리가 산다고 생각해서다. 실제로 차 없는 거리가 되려면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경희대 앞에서 일회성으로 진행을 했더니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 다음 타깃을 경동시장으로 잡았다. 상인회 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시장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옥상을 발견했다. 목적이 정해져 있어 다른 활용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유휴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후 국가와 서울시의 공모 사업에 지원해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배우 이장우 님과 경동시장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시는 이모카세 님을 홍보대사로 모셨다. 언젠가 광장시장처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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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장이 열린 뒤 시장 상인들과 구민들의 반응이 실감나는지.

2주 전에도 상인 회장님이 기사에 등장하셨다. 시장 내 스타벅스 경동1960점도 그렇고, 야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확실히 젊은층들이 시장으로 유입되는 빈도가 늘었다. 성시경 님은 정말 거의 준 홍보대사 수준으로 자주 오시더라.(웃음)

구상 중인 다른 기획이 있다면.

자영업자인 시절부터 늘 느꼈다. 청소년들이 신분증 등을 속이고 방문해 음주를 하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때문에 3개월 영업정지를 받으면, 속된 표현으로 죽으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지금은 CCTV로 자영업자들이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 장면이 찍히면 면책을 하는 등의 단계로 왔는데, 저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자영업자가 잘했고 청소년이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악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처벌받는 사회가 옳다고 생각한다. 좀 큰 프로젝트인데, 동대문구의 자영업자분들, 나아가 다른 구 자영업자분들께서 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

천장산 산책 코스에는 화장실이 만들어진 동시에 폐목재를 재활용하는 공간, 나무 공방도 생겼다.

동대문구에 경희대학교와 성북구에 접한 천장산이라는 산길 산책로다. 한 3~40분 코스인데, 이 산책로가 너무 재밌는 게 땅의 소유자가 네다섯 명 정도 된다. 동대문구도 일정 부분 그 땅을 갖고 있고 산림청, 성북구, 경희대, 한예종 등이 모두 땅 일부를 소유한다. 주도적으로 한 주체가 권한, 책임을 갖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오래된 산책로에 10년 넘는 세월 동안 화장실 하나가 못 만들어진 거다. 어떻게 보면 동대문구 입장에서도 타협을 본 건데, 입구 초입 화장실을 만들면서 산림청과 구가 합작해 공공 시설물을 지었다. 관내에 많이 발생하는 폐목재를 가져와 재단하고 재활용하고, 주민분들이 여러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진행했다. 꽤 오래 걸렸다. 정말 많은 분들이 협조를 해주셨다.

주차장을 야장으로 만드는 것도 그렇고,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왜 많은 분들이 동대문구가 낙후되었다고 말씀하시는지 느꼈던 때가 있었다. 오래된 공간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 새로 생긴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지에 따라 사람들이 살기 좋고 젊은 친구들이 많이 오는 도시가 되는 것 같더라. 바로 옆 동네지만 성동구가 되게 부럽다. 단기간에 정말 많은 변화가 이뤄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현실을 바꾸라고 의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저는 그런 걸 못 하면 기초의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웃음) 역할의 중요성은 공감하나 너무나도 많은 전국의 기초의원들께서 속된 말로, 해서는 안 될 일도 많이 하셨다고 본다. 기회 있을 때마다 얘기한다. 내가 기초의원을 안 하더라도, 세상에 기여할 일이 있다면 하면 되는 거라고.

산적한 안건 중 우선순위를 수립하고 실행하는 원칙은.

육아 정책, 안건에 올인하다시피 한다. 친구들도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피부에 와닿기도 하고. 동대문구가 1인 가구가 많다. 네 개의 대학이 있기도 하고. 대신 3~40대 허리 역할을 할 세대의 이탈이 있다. 다른 학군을 찾아가는 분들도 있고 집값도 애매하다. 실제로 대형 사설 학원들도 만나고 있다. 교육지원센터도 증축해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동네에 애정을 갖고 이곳에서 살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고 싶다.

젊은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구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스스로 평가하는지.

워낙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데 도가 튼 세대이지 않나. 기존의 의회라는 곳은 정말 딱딱하고 의사 결정이 너무나도 느린 게 현실이다. 제한된 정보를 활용하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생각하는 게 젊은 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 같다. 벌써 3년 차지만 다들 신선해하신다.

정치가 자신의 삶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도 있다.

저도 그렇게 살았고, 대부분 그러실 거다. 근데 구의회에 와서 보니, 미처 모를 뿐 모든 행동과 삶 곳곳에 정치가 적용되어 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이건 왜 이런 거야?” 서로 질문하는 일도 있지 않나. 바뀌어가는 과정을 체험하기 어려워서라고 생각하는데, 저희 당 중앙에서 청년정책네트워크를 출범했다. 1호 정책이 ‘누구나 토익 5년’이었다. 신혼부부가 각각 청약할 수 있는 정책이 4호였다. 이 모든 아이디어가 회의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고민에서 비롯한 것이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사실이 확산하면 문화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창구가 있음을 알리는 건 정치인 몫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논의를 잘하는 방법은 뭘까?

제가 토론을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다 듣고 얘기하는 편이다. 공방을 벌이다 보면 얘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다 듣고 말하는 게 편하다. 제가 상임위원장이다 보니 사회를 자주 보는데, 중재가 중요한 역할이더라. 핵심을 잘 파악해야 토론을 내 의지대로 이끌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25년 집중하고 싶은 현안은.

제 지역구는 회기동, 휘경동이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쭉 살았던 동네인데, 정말 오래된 숙원 사업들이 있다. 주민센터가 너무 오래되었다든가, GTX 이슈라든가. 제 임기 때 끝내겠다는 약속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그래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의 아이디어를 꼭 찾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음 임기를 맞이하든 아니든, 이어갈 수 있는 물꼬를 남기고 싶다.

활동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때 자주 방문하는 곳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그 장소가 가장 좋다. 거의 대중교통으로만 이동하는데, 동대문구에선 대중교통이 최고다. 버스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의 모습, 길과 건물이 다 보이니까. 갈아타러 가는 길에도 보이고. ‘언제 이런 게 생겼지’, 이런저런 생각도 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빅이슈코리아를 존경하는 마음을 꼭 적어주셨으면 한다. 간간이 구매하는데, 대학생 때부터 ‘이렇게 홈리스를 도울 수 있는 방식이 있을 수 있구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빅이슈》 인터뷰여서 더 좋았다. 마지막 답변은 꼭 이걸로 부탁드린다.

글. 황소연 | 사진. 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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