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여느 때와 같이 음악 스트리밍 어플에 접속했더니 알고리즘이 ‘작년 3월에 많이 들은 곡’이라며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주었다. 작년의 나는 이맘때쯤 무슨 노래를 많이 들었을까. 궁금한 마음에 재생 버튼을 눌렀고, 터치 한 번에 생성된 플레이리스트를 훑어본 나의 소감은… 그럼 그렇지!

롤러코스터의 ‘일상다반사’로 시작해 롤러코스터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김현철의 ‘봄이 와’로 끝나는 플레이리스트는 롤러코스터 모음집이라 이름 붙여도 이상할 게 없는 수준이었다. 작년뿐 아니라 매년 3, 4월이면 습관처럼 롤러코스터의 정규 1집 〈Roller Coa-ster〉와 정규 2집 〈일상다반사〉를 재생하던 나를 떠올려본다. 2집의 1번 트랙 ‘너에게 보내는 노래’에서 시작해 마지막 트랙 ‘일상다반사’ 도입부의 휘파람 소리까지 들어야 진짜 봄 같달까.
물론 의외의 수확도 있었다. 크러쉬, 페퍼톤스, 성시경 등 요즘도 즐겨 듣는 아티스트 사이 ‘이상은’이라는 세 글자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 작년 봄, 카페에서 작업 중에 우연히 듣게 된 이후 한동안 플레이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던 이상은의 ‘둥글게’를 오랜만에 재생해보았다. 추천곡에는 없었지만, 이상은의 노래 목록을 훑어보다 새해 첫 곡을 장식했던 ‘비밀의 화원’도 플레이리스트에 슬쩍 추가했다.

작년과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2025년 봄 플레이리스트의 차이점이라면 조원선(롤러코스터의 보컬)의 솔로곡이 몇 곡 추가되었다는 것. ‘나의 사랑노래’를 시작으로 조원선의 첫 솔로 앨범 전곡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다. 내년 이맘때쯤 알고리즘이 추천해줄 ‘작년 4월에 많이 들은 곡’에는 또 어떤 노래들이 이름을 올리게 될까. 조금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봄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해본다. 이번에도 첫 곡은 역시 ‘일상다반사’.
글. 김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