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째 한국 방문이다. 톰 크루즈는 2년 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당시 다시 한국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한국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의 질의응답을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답변 중심으로 정리해보았다.
글. 임수연

톰 크루즈 배우는 영화를 통해 관객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것 자체가 특권이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톰 크루즈 영화 만들기 자체가 내게 특별하다. 내가 네 살짜리 꼬마였을 때 전 세계를 누비면서 영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열여덟 살 때 첫 번째 영화 <생도의 분노>를 찍었다. 그때 침대에 누워서 앞으로 내 삶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했다.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영화와 스토리텔링에 쏟아부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이 배워야겠다고, 이 일을 평생 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을 특권이라고 늘 생각했다. 여러분을 즐겁게 해줄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라는 커리어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톰 크루즈 영화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처음 현장에 갔을 때 의상, 카메라, 무대 디자인, 제작 등 각각의 스태프들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공부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튜디오 시스템도 공부하게 됐고 이를 스토리텔링에 적용하게 됐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찍으면서 전 편에서 배운 것을 개선해 다음 편에 녹여냈다. 이를테면 전편에서 수중 촬영에 대해 배웠기 때문에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잠수함 시퀀스를 멋지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스토리텔링 능력을 키워나간 덕분에 비행기도 제트기도 오토바이도 몰 수 있었고 자동차 경주도 가능하게 됐다. 만약에 노래나 춤이 필요하다면 그 또한 공부할 것이다. 새로운 나라에 가면 그 안에서 몰입하며 다른 문화를 받아들인다. 다양한 것을 좋아하는 성향 덕분에 영화가 내 인생이 됐다.
이 시리즈의 액션 시퀀스는 언제나 입이 떡 벌어진다. 그렇게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왜 톰 크루즈에게는 항상 더 크고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한가.
톰 크루즈 영화를 더 잘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나는 영화 끝내고 나면 “이것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나.” 매번 곱씹는다. 나는 나를 위해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고자 한다. 그리고 또 넘어야 할 목표가 있다. 후속작에서는 스토리텔링부터 캐릭터까지 모든 요소에서 전 편을 능가하고자 한다.

어렸을 때 비행기 날개 위를 걷는 자신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려달라.
톰 크루즈 내가 여섯 살 때 비행기 날개에 서 있으면 어떻게 될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 적이 있다. 인간은 날개를 얼마나 오래 붙들고 버틸 수 있을까? 처음엔 농담이었지만 결국 현실이 됐다. 스토리, 카메라 워크, 액션의 기술적인 문제까지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나는 목표가 생기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먼저 적어본다. 새로 배워야 하는 것들이 생기고 내가 아는 것들이 더해지기 때문에 리스트는 수정된다.
<잭 리처>부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까지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다섯 편의 작품을 함께 했다.
톰 크루즈 내가 19년째 관계를 맺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정말 우수한 스토리텔러다. 스크립트를 쓰고 거기에 맞는 배우를 찾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를 먼저 이해한 후 그들에 맞게 스크립트를 쓰는 창작자다. 정밀감, 정교함 등 영화 스토리텔링의 다방면에서 뛰어나다. 이 자리에 다시 함께 올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함께 내한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고난이도의 공중 액션을 경험해보니 어떠하던가.
톰 크루즈 공중 장면을 찍을 때 감독님이 “이렇게 움직여봐라”라고 말하는 거다. 내가 감독님에게 비행기 날개 위에서는 그렇게 빨리 움직일 수가 없다고 했다. 바람이 너무 세서 숨 쉬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숨 쉬는 훈련까지 따로 받았고 아주 어려운 웨이트 트레이닝도 했다. 감독님에게 직접 날개에 올라가보라고 20분 동안 따로 코칭했다.(웃음) 감독님의 헬기 우버 조종사가 되어 직접 태워드렸다.
크리스토퍼 맥쿼리 조종석 바깥으로 나갈 때 내가 발을 여기에다가 내려놓는다고 생각하면, 실제로는 저쪽으로 가게 된다.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계획도 순발력 있게 바꿀 줄 알아야 한다. 2년 반에 걸쳐 잠수함 모형을 만들고 2년 동안 공중 촬영을 준비했지만 실제 촬영 현장에서 여러 가지 역학 관계를 놓고 보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원래 정해진 스케줄은 따라야 하기 때문에 정말 도전적인 작업이었다. 내가 이미 잘 안다고 오만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아이디어에 많은 투자를 했어도 실제로 적용되지 않는다면 용기 있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이번 영화의 수중 촬영은 어땠나.
크리스토퍼 맥쿼리 영화에서 톰 크루즈가 쓴 마스크는 그의 얼굴을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로 찍기에는 좋지만 실제 수중 호흡 면에서는 효율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톰이 계속 호흡하며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게 됐다. 마스크를 벗을 때마다 응급 요원들이 배우의 상태를 점검했다. 잠수복의 무게가 125파운드까지 나갔기 때문에 더욱 육체적으로 고된 촬영이었다. 톰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360도 회전해서 볼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카메라 위치를 잡는 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또한 조명 때문에 톰 크루즈는 앞을 볼 수가 없었다. 물 밖에서 리허설을 한 뒤 기억에 의존해 실제 수중에서 연기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어떻게 발전되어 왔다고 생각하나.
크리스토퍼 맥쿼리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공개되는 영화가 관객과 소통할 때 필수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때문에 영화의 규모가 더 크고 복잡해질수록 감정의 스토리텔링은 더 심플해졌다.
톰 크루즈 영화는 다양한 사람들과 공동 작업이다. 우리는 다행히 운이 좋아서 최고의 인재들과 협업할 수 있었다. 평생을 촬영장과 편집실에서 보내면서 덕분에 우리의 스토리텔링과 기술을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 어떤 문제가 있을지 예측하고 돌파해가는 부담감을 즐긴다. 부담을 느끼는 것은 특권이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도 영화 만들기의 책임감을 즐긴다. 내가 극단적인 액션 연기를 할 때면 사람들이 무섭지 않느냐고 묻는다. 솔직히 무섭긴 하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 덕분에 궁극적으로는 인간이란 무엇인지 이해하게 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