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이라는 길고 어두웠던 홈리스 생활 끝에서 《빅이슈》를 만난 임상철 판매원은 삶에 옅은 희망의 불을 켰다. 그렇지 만 그를 가리키는 ‘홈리스’라는 꼬리표는 거리의 차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게 했다. 임상철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은 그 시선에 움츠리는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로 화답했다. 그렇게 독자들을 위해 써내려간 52통의 편지를 모아 <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엮었다. 6년간 빅판으로 살아온 그의 손에 오늘은 《빅이슈》가 아 닌 그가 집필한 책이 들려 있다.
어떤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궁금 하다.
내가 처음 《빅이슈》를 팔 때만 하더라도 대중의 인지도가 굉장히 낮았다. 그저 ‘노 숙인이 파는 잡지’라고만 알려져 책보다 는 판매원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선이 더 컸다. 그 시선에 도리어 당당해지고 싶었 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내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마음이 여성 홈리스들에게 닿 게 된 이유도 궁금하다.
≪빅이슈≫를 구입하는 대부분의 독자는 여성이다. 그런데 여건상 여성 홈리스들 이 빅이슈 팍매원이 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매달 내가 여성 홈리스에게 한 달 에 두 번 나오는 ≪빅이슈≫를 구매한다 는 생각으로 크진 않지만 1만 원이라는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이 책에 담긴 52통의 편지 이후, 그러니 까 53번째 편지가 또 이어질 예정인가?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내기로 했다. 기자님도 알다시피 마감을 지키는 것이 여 간 힘든 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편지 정도 면 내 이야기를 충분히 독자들에게 전달 한 것 같다. 사실 이후에는 내 이야기가 아닌 내 작품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토록 원했던 포근한 집과 작가로서의 삶을 얻었다. 또 이루고 싶은 게 있나?
내 꿈은 이제 시작이다. 생업 작가가 되어 서 멋지게 빅판을 졸업하고 싶다. 개인전도 열고 싶고, 아이슬란드에 가서 성을 짓고 살아보고도 싶다. 내가 개인전을 할 때에도 이렇게 내 인터뷰가 《빅이슈》에 실렸으면 좋겠다.
Editor 손유미
Photographer 손청진·유아인
*전문은 《빅이슈》 잡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