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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4 인터뷰

<오픈하우스 서울 2019>의 기획자를 만나다

2019.11.05 | 좋은 건축은 삶의 방식을 고민하게 한다.

최진이, 임진영, 김지원

이소영, 강언덕, 박서인


좋은 건축은
삶의 방식을 - 고민하게 한다


오픈하우스 서울은 '건축물을 개방'하는 행사다. 평소 오픈되어 있는 공공건축물은 물론이고 개인이 살고 있는 건축물을 비롯해 기업의 사옥과 여러 세대가 함께 살고 있는 공동 주택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건축물은 그저 다닥다닥 붙은 빌라와 값비싼 아파트, 구름 위에 올라가 있는 것 같은 화려한 오피스 빌딩이 전부인 줄 알았던 이들이게 '좋은 건축물'을 경험하게 하는 투어다. 일반인에게 건축가가 직접 건축에 대해 소개하고 설명하는 이 투어에 참여하면서 '서울을 여행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픈하우스 서울의 기획자에게 '여행하는 것 같았다.'는 감상을 말하자 그들은 "오픈하우스의 원래 취지는 건축을 관광이 아닌 일상으로 체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6회를 맞이했으며, 투어 티켓 오픈 5분 만에 '마감'표시가 뜨고 수많은 관람객이 참여하는 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의외로 소수의 인원이다. 1회부터 행사를 기획하고 틀을 만들었던 임진영 대표,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김지원 사무국장, 강언덕 코디네이터, 최진이 운영위원, 투어 현장 진행을 돕는 박서인, 이소영이 그들이다.
날씨까지 도와 가을날의 서울 건축물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그들에게 건축을 경험하는 이 특이한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과천 선유재

오픈하우스 서울은 서울의 근현대 도시건축 공간을 오픈하고 일반인들이 건축가와 함께 투어하는 행사입니다. 아직 모르는 분들께 이 행사를 소개해주세요.
임진영
오픈하우는 서울 단독의 행사는 아니고, 런던에서 시작한 건축물 개방 축제예요. 프랑스에서는 문화유산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나 건축물들을 이틀 동안 일반 시민에게 오픈해요. 런던에서도 뜻깊은 장소의 문을 열면서 '오픈하우스 런던'이 시작됐고, 지금은 42개국에서 건축물 개방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도시를 탐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건축물에 가보는 건데, 우리가 사적 영역에는 아무 때나 들어가볼 수 없잖아요. 건축이 주는 사회적 의미가 뭔지, 그리고 건축물이 모인 도시라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자 하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어요.

임진영 대표가 6년 전 시작해서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 건축 잡지 <공간>의 기자로 오래 일하셨는데, 오픈하우스 서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임진영
대중이 건축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그런 분위기는 2010년부터 감지가 됐어요. 이전에는 공공건축 외양에 대해 대중들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새로 청사가 지어지면 '못생겼다''멋지다' 그런 의견이 대중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 같아요. 땅콩주택을 짓는 움직임도 있었고 설령 직접 짓지는 못하더라도 거기에 관심을 두는 대중들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이제 건축이 단순히 부동산이나 아파트 가격만으로 언급되는 시대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매체에서 독립을 하면서 '대중과 건축을 연결하는 가장 좋은 접점이 뭘까.' 고민을 하게 됐고 그에 대한 플랫폼으로 시민이 건축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오픈하우스 서울을 기획하게 된 거죠. 우리가 건축을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직접 가서 몸으로 느껴보는 거니까요.

올해의 오픈하우스 서울이 마무리됐습니다. 저도 참여하려고 예약 페이지에 들어갔는데 5분 만에 마감되더라고요. 참여율이 엄청났고 SNS의 피드백도 폭발적이었습니다.
임진영
해마다 두 배씩 참여 인원이 늘어나는 느낌이에요. 홈페이지뷰가 작년에 44만이었는데 올해는 두 달 동안 90만 뷰 정도 됐어요. 저희가 홈페이지를 단순히 프로그램 예약을 위해 운영하는게 아니라 건축가 인터뷰나 건축물에 대한 소개 등 콘텐츠를 강화했는데 들어오셔서 그런 글들을 보시는 것도 의미가 있었고요. 건축에 대한 글과 인터뷰를 매거진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넣는 이유는 건축을 보러 오셔서 하나라도 제대로 알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인데요. 그 건물이 어떤 의도로 설계되었는지,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 는지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 건축 매거진처럼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구기동 주택

런던이나 뉴욕은 오래된 건축물이 많지만, 한국은 그보다 빠르게 현대화되었기 때문에 '투어'를 할 만한 개성 있는 현대 건축물이 서울에 있을까? 하는 편견도 있었습니다.
임진영
제가 처음에 기획하면서 들었던 말도 그랬어요. "서울에 보여줄 만한 건물이 있어요?"라는 회의적인 말을 많이 들었어요. 우리가 현대건축물, 지금 지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건축계 바깥에서 논의도 없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들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건축물은 '부동산'의 개념으로 치우쳐져 있으니까요. 서울에서 현대에 지어진 유산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에 대해서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젊은 건축가들이 지은 굉장히 좋은 건축물이 한국에도 많거든요. 한국도 그것을 환기시킬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가 될 거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도시를 둘러싼 환경, 건축, 장소와 예술을 담은 공간을 개방한다는 취지에 맞춰 건축물을 선정하고 있는데요. 사적인 공간을 오픈하기까지 어떤 설득 과정이 이뤄지나요.
임진영
제일 어려운 게 기획인데 우리가 기획을 한다고 해도 건축주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투어를 할 수 없어요.(웃음) 그래서 기획을 느슨하게 시작하는 편이에요. 건축물을 선정하고 전체 틀을 정할 때에도 좀 더 날카롭게 가고 싶지만 섭외의 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일단 한번 열어서 투어를 경험하고나면 그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매해 문을 열어주세요.

스무 명 남짓의 일반 관람객과 건축가가 함께 투어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건도 생길 것 같습니다. 인상적인 일이 있었다면서요.
강언덕
저는 사실 건축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어서 오히려 함께 투어하면서 보고 배우는 게 많았어요. 사람들의 관점이 과거에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경험을 소비하는 게 더 중요해졌구나, 싶어요. 올해에는 김중업 건축가가 지은 건축물 투어가 있었는데, 저는 그중 한남동 이기남 주택에 다녀왔어요. 건축주 분이 오픈하우스 서울에 참여하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집을 청소하셨대요. 본인에게는 일상의 집이라 물건도 쌓아놓고 사셨는데, 시민들이 자기 집으로 오는 거니까 최대한 김중업 건축 언어가 잘 드러나도록 집을 정비하셨다고. 그분이 70년대부터 그 주택에 사셨는데, 중간에 편한 아파트로 이사도 가려고 하셨대요. 그런데 이 행사를 하면서 이 건축물에 고나심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라셨고 거꾸로 그 집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더 생겼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개인의 소유 건물이 아니라 김중업 건축의 지킴이가 된다는 소명의식까지 가지시게 된 것 같았어요. 이 행사가 그런 데서도 의미가 있었어요. 관람객뿐 아니라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생각도 달라지고, 건축을 예술로 접근하게 되는.

두꺼비집 수리


박서인
저는 오픈하우스 런던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프라이빗 레지던스에 들어갔는데, 밖에서 볼 때에도 궁금한 공간이었는데 직접 들어가보니 더 좋았어요. 마찬가지로 한국의 개인 주택들도 타인에게 열어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기 공간을 관람객에게 열어주는 결절을 하신 게 가장 감사한 일이었어요. 만약 내년에도 행사를 하게 된다면 저는 코워킹 스페이스도 해보면 어떨까 생각도 들어요.

말씀하신 한남동 이기남 주택이나 미아동 협소주택처럼 거주자가 있는 집도 소개했는데요. 실거주자들의 물건이 있는 곳에 관람객을 데리고 들어가는 일이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임진영
그래서 저희가 정말 조심해요. 사적 공간이니까요. 첫 번째로 주소 공개를 하지 않아요. 남이 사는 주거 공간에 갈 때 예의를 지켜야 하는데 그게 조심스러운 부분이죠. 외국에는 건축주가 건축물을 단순히 자기 삶의 공간으로 인식하지 않고 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일반 대중에게 오픈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가진 것을 나누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 때문인 것 같아요. 한국도 에전에는 이웃의 집에 지금보다 쉽게 들어갔잖아요. 대신 키여야 할 예의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어요. 오픈하우스 서울에서 개인 주택에 들어갈 때에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프라이버시는 존중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기본적인 선을 지키면서 서로 초대하고 방문하고 경험을 함께 나누고 그런 것들이 중요해요.

투어 참여자들의 연령대가 다양한 것은 물론이고, 다들 진지한 태도로 건축물 투어에 참여해서 놀랐습니다. 무엇보다 건축 전공자보다 일반 대중이 훨씬 많은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박서인
현장에서 건축가나 건축주에게 하는 질문이 굉장히 다양해요. 건축물에 대한 질문만 있는게 아니라 거기 살고 계신 분께 삶의 방식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고요.

최진이
건축학과 학생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반인들, 특히 5~60대 어른들이 많아졌고 이번엔 80대 할머님도 계셨어요.

임진영
저희는 SNS를 통해서만 홍보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실버티켓을 미리 확보를 해놨어요. 경쟁이 너무 치열한데, 나이가 있는 분들은 회원가입하고 신청하는 것에도 익숙지 않아서 느릴 수 있잖아요. 그래서 50대 이상 분들은 자리를 빼놓고 기회를 더 드리기도 했어요.

행사가 무료로 진행되는데, 진행 요원이나 준비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있을 텐데요.
임진영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첫 회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치고 2회에는 신청자가 몇 천명이 몰렸는데 현장에 갔더니 참여 인원의 반절도 안 오신 거예요. 노쇼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행사가 지속되기 힘들겠단 생각을 했어요. 문화 행사는, 특히 무료 행사는 신청했다가 무책임하게 당일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싶어서 올해는 예약금 만 원을 받았어요. 참석을 하면 돌려드리는 형식이고 오지 않으면 패널티가 되는 걸로요. 처음 오픈하우스 런던과 협의를 할 때 누구나 들어와서 건축물을 볼 수 있게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뉴욕은 지금 상업화 되어서 티켓 가격이 책정되어 있거든요. 이 행사를 오래 지속하기 위한 방법을 저희도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집'은 부동산 가격으로만 환산되거나 혹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공간으로만 생각됩니다. 하지만 집은 생활이기도 하지만 예술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술로서의 건축과 실용성의 건축, 오픈하우스 서울은 어디에 더 중심을 두고 있나요.
임진영
건축물을 선정할 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최소 조건이 있어요. 건축계에서 비평의 영역에서 다뤄졌던 건축물, 무엇을 고민하는 건축물이 좋은 건축인가, 정답은 없지만 사회에서 담론화가 되었던 것을 건축으로서 접근해보는 것은 중요한 원칙이에요. 꼭 미학적 기준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사회 이슈에 반응한 건축, 지역에 대한 해석이 건축에 있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재작년에 특수학교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있었을 때에는 너무 좋은 사례가 밀알학교였어요. 밀알학교가 건축적으로 완성도도 있지만 거기가 어떻게 지역과 융화되고 자리 잡았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었어요.

올해에는 이화여대 건축물도 오픈하우스에 있었는데요. 페미니즘 이슈와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대학 건물을 투어하는 것 역시 오픈하우스에서 사회적 이슈를 잘 잡아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임진영
저희가 선정한 올해의 건축가가 김찬중 건축가였는데요.
김찬중 건축가 인터뷰에 보면 "건축은 후발산업이다."라는 표현이 있어요. 건축은 지어지는 기간도 길고 인력과 자본도 많이 들고 모든 산업의 결과물을 집대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합예술이고 종합산업이에요. 물론 건축은 짓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트렌드에는 늦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안을 뜯어보면 사회의 이슈가 다 담겨 있어요. 그걸 잘 엮어서 보여주는 게 저희 역할인 것 같아요.

예진이네 집수리


올해 투어한 건축물 중에 특히 소개하고 싶은 공간이 있다면서요?
김지원
저는 기억에 남는게, 한국정교회 서울 성 니콜라스 대성당이에요.
조창한 선생님이 50년 전에 설계하셨는데 섭외할 때에는 건축가 분이 아직 살아계신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투어 현장에 선생님이 오셔서 직접 설명해주시는데 건축가와 함께 건축이 우리에게 걸어오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평소엔 오픈하지 않는 지하 성당을 열어주셔서 갔는데요. 그리스에서 최고의 고고학자들이 만든 복제 유물이 보존되어 있는 공간이었어요. 오래된 시간을 건너서 오는 벅찬 감동이 있었는데 참여자 분들도 함께 감동하신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요.

이소영
주택투어가 끝나고 제 집으로 돌아가도 그 여운이 계속 남아요. 다른 사람의 삶을 잠깐 들여다보고 나는 어떻게 살고 있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특히 만휴당은 따님이 노모를 위해 건축가에게 의뢰한 주택이었는데요. 그 집이 대지 면적이 20평밖에 안 되는 굉장히 작은 집인데도 따님과 건축가 분의 마음이 다 느껴졌어요. 엄마가 남은 시간 동안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짓고 싶다고 의뢰할 때 부터 '만휴당'이라는 이름을 지어서 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마음들이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최진이
저는 김재관 건축가가 수리한 두꺼비집이요. 완전히 숨어 있는 집이고 신축이 아니라 원래 있던 낡은 집을 고친 집이거든요. 김재관 건는 신축하는 게 자기는 더 어렵다고, 어떤 이유를 가지고 원래의 집을 고치는 게 더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건축가가 기준을 가지고 가릴 데 가리고, 보일 데 보이게, 창을 내더라도 미술관처럼 하나의 풍경이 되도록 건축을 하셨어요. 한국에도 이런 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건축가가 있구나 싶었지요.

박서인
저는 해방촌 해방구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임태병 건축가가 10평짜리 대지에 지은 집인데요. 총 3층인데 1층이 지하 1층으로 되어 있는 구조였고, 입구부터 신발을 신고 들어가도록 되어 있어요. 건축주 분이 명예퇴직 후에 지인들을 초대해서 손수 밥을 지어주고 싶어서 지은 집인데, 아무래도 대지가 너무 좁다 보니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건 불편할 것 같아서 그렇게 지으셨다고 해요. 거기서 삶의 방식에 대한 토론이 오갔어요. 1층을 그렇게 지으면 이웃을 더 쉽게 초대할 수 있고 동네 사람들이 들어와도 저지하지 않고 '차 한잔 드시고 가세요.' 이렇게 된다고. 투어를 갈 때마다 건축가 분들이 입을 모아 하시는 말씀이 '좋은 건축주가 있어야 좋은 건축물이 나온다.'인데, 해방촌 해방구가 그런 곳이었어요.

강언덕
저는 이번에 주택을 많이 다녔는데, 용인이나 판교, 위례 신도시 주택들도 가보고, 한남동이나 서초동처럼 큰 대지에 지은 집에도 갔어요. 큰 주택과 협소주택을 가보면 당연히 비교가 돼요. 누구나 넓은 땅에 멋지게 짓고 가구가 잘 세팅된 집을 좋아하겠죠. 그런데 그건 '로망'인 거고. 우리는 협소주택 같은 곳에 접근하기가 쉽잖아요. 협소주택에 사는 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여기가 최고의 집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나에게는 최선의 집이다." 그리고 본인도 더 넓은 땅에 평지로 가고 싶고 여기가 기착지는 아니라고. 그 말이 기억에 남아요. 한국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상황을 담은 주거 방식이 생기면서 그 안에서 좋은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거니까요. 넓고 아름다운 주택도 물론 좋지만, 협소주택에서의 우리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도 저에게는 중요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임진영
집은 사실 오픈하우스에서 중요한 부분이에요. 공공건축물, 학교나 교회, 사옥과 역사적 건축물 등등 여러 카테고리가 있지만 '주택'이 말해주는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있거든요. 올해는 젊은 건축가가 지은 주택을 많이 소개했어요. 건축이라는 분야 자체가 그 시대의 산업, 문화가 담길 수밖에 없는 분야예요. 건축에 물리적 요소만 있는게 아니라 금융도 들어가 있고, 문화도 들어가 있죠. 아파트가 더 이상 부의 축적 요소로 보기 어렵고 모든 사람이 아파트를 소유할 수도 없잔하요.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모색하게 되죠. 건축 이야기를 하면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다 거론되는 것 같아요.

오픈하우스 서울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건축가가 투어를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를 듣는 게 역시나 재미있었습니다.
임진영
건축가들이 기본적으로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건축가로서 내가 사회적 책임을 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기 때문에 오픈하우스의 취지에 다들 동참해주셨어요. 이 행사는 그분들이 있어서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대로 몇 천 명이 신청을 하는데, 투어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소수입니다. 건축물 하나당 투어 횟수를 높일 순 없을까요.
임진영
아직은 건축주들의 심리적 문턱이 있어요. 행사가 늘어나고 좋은 경험이 쌓인다면 회차를 느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참여하는 분들의 의식도 성숙해야 가능할 것 같아요. 개인 공간에 들어갈 때의 태도가 중요하니까요. 저는 한국의 도시에서 프라이버시가 서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각자가 지키기 위해 폐쇄적이 된 부분이 크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모토가 '도시의 문턱을 낮추고 건축을 만나다.'인데,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어요. 앞으로는 좀 더 많은 분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김송희
사진 박예담
사진제공 오픈하우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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