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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0 빅이슈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2020.12.15 | 종로구청 사거리 박영길 판매원

빅이슈코리아 사무실을 찾는 판매원들에겐 저마다의 시그니처 인사법이 있다. 그 가운데, 지친 기색 없이 매일 밝게 인사를 건네는 이가 있으니, “안녕하세요~!” 한마디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종로구청 사거리의 마스코트, 박영길 판매원. 박 판매원은 현재 오전에는 공공근로를, 오후에는 빅이슈를 판매하며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는 박영길입니다. 그렇게 안 보여도 벌써 칠십을 앞두고 있어요.(웃음) 요즘은 잡지 판매도 하고, 아침에 네 시간씩 공공근로도 하면서, 그저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올해 7월부터 공공근로에 참여하고 있어요. ‘희망 일자리 사업’이라고 해서 동네별로 진행되는데, 저는 양천구에서 하고 있습니다. 공공근로 하는 날에는 보통 새벽 6시쯤 일어나요. 집도 싹 청소하고, 빨래도 하고요. 아침 드라마를 보면서 밥을 먹고 출근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열두 명 정도 되는데, 보통 3인 1조로 일을 해요. 출석 확인이 끝나면, 조별로 배정받은 곳에 가서 쓰레기도 줍고 거리 곳곳 청소를 합니다. 공공근로가 끝나고 나면 점심을 먹고요. 잠깐 쉬었다 판매지로 나가죠.

정말 알찬 하루를 보내네요. 어떻게 공공근로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부지런한 걸로 말하자면 자랑이 한도 끝도 없습니다.(웃음) 주어진 시간 내에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공공근로가 처음은 아니고, 사실은 2014년부터 영등포공원에서 오전에 네 시간씩 공공근로를 했었어요. 그러다 올해에 또 신청할 기회가 있어서 참여하게 됐고요. 내 나이가 벌써 예순일곱인데, 그냥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까웠어요. 뭐든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공공근로를 시작하고 나서는 사무실에서 전만큼은 자주 못 뵙는 것 같아요!(웃음) 그동안 ‘박씨네 김밥집’을 여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최근 들어 새로 생긴 꿈이나 해보고 싶은 도전이 있나요?
빵 만드는 것도 하고, 커피 만드는 것도 했었죠.(웃음) 이번에 했던 노래하는 프로젝트(빅이슈 10주년 기념 음반)에 함께 못해서 그게 아쉽긴 하지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제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니까 취미 삼아 계속 하고 싶어요. 사진 공모전에도 여러 번 참가하고 수상도 했었는데, 언젠가는 제 이름을 걸고 전시도 해보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틈날 때마다 열심히 촬영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독자분들에겐 항상 고맙지요. 빅이슈 판매원을 거의 10년 동안 해와서 단골 독자가 많아요. 서강대학교 근처에서 판매할 때는 대학생 독자들도 많았고요. 학생들한테는 “1~2학년 때는 그저 재미있게 열심히 놀고, 3~4학년 때 열심히 공부해서 마음 맞는 직장에 들어가라.”고 자주 이야기 했었어요.(웃음) 코로나 때문에 모두가 경제적으로 참 어려움이 많아서 안타까워요. 일할 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앞만 보고 열심히 사는 게 내 신조인데,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그저 잘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독자님들, 잘 부탁해요.(웃음)


최정인
사진제공 박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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