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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3 스페셜

도쿄, 뮌헨에서 온 편지

2021.02.26 | 세계시민들의 거리두기

‘집콕’은 SNS상에서 ‘#Stayhome’ 등의 해시태그를 타고 전 세계로 그 개념이 확산됐다. 즐겁고 건강에 이로운 실내 생활을 하면서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다리는 건 모든 세계시민의 소망일 것이다.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것 같은 시간이 야속한 우리를 위해 일본 도쿄에서 지내고 있는 회사원 S씨와 독일 뮌헨에서 살고 있는 김동현 디자이너가 그곳의 집콕 이야기를 들려줬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생활상에선 공감을, 색다른 풍경 사진에선 여행을 온 것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회사원 S씨의 일상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콕이 미덕으로 떠오르는 시대입니다. 지난 한 해 도쿄의 집콕 생활은 어땠나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동시에 필요 이상의 이동은 금지되어왔습니다. 지금은 중지됐지만 ‘Go to eat, Go to travel’ 등 일본 정부에서 이동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해 집콕 흐름에 반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원래 요금의 반값 혹은 그 이하 가격에 숙박업소를 이용할 수 있었으니까요. 한때는 하루에 2000엔 정도면 비지니스 호텔에서 묵을 수 있을 정도였어요.

팬데믹이 일상생활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인가요.
일단 취미 생활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여행이나 연극 관람은 전혀 하지 못했고, 대신 집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요리를 하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극장에 못 가는 대신 돈을 내고 라이브 형태의 연극을 관람하고는 있는데, 비용은 저렴하지만 직접 보는 게 훨씬 더 재미있죠. 전처럼 많이 보게 되진 않아요. 요즘엔 한국 드라마 <왕이 된 남자>를 보고 있어요. 그리고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걱정되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전보다 연락을 자주 하게 된 것 같아요. 최근엔 수육 만드는 데 빠져 있어요. 물에 된장을 풀고 고기, 마늘, 배추를 넣고 40분 정도만 끓이면 되니까 간단하거든요. 배달 음식으론 피자를 자주 시켜 먹어요.

건강한 집콕과 거리두기에 도움을 준 물건을 하나 소개해주세요.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각종 게임을 즐기고 있어요. <스마브라>와 <원피스 해적무쌍>이 특히 재미있어요. 웹으로 극을 관람하게 되면서 식사와 음주, 취미 생활을 동시에 즐기는데, 많은 분이 좋아할 만한 ‘덕질 집콕’이 아닐까 생각해요. 답답해 못 견디겠다 싶을 땐 잠시 동네를 산책하거나 장을 보러 가곤 해요. 평일 밤 인적이 적은 사찰을 찾아가기도 하고요. 새해엔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됐으면 좋겠습니다.

독일
일과 육아를 동시에,
어느 디자이너의 일상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콕이 미덕으로 떠오르는 시대입니다. 지난 한 해 뮌헨의 집콕 생활은 어땠나요.
아이 둘을 키우는 양육자로서, 그리고 해외에서 일하며 살고 있는 외국인으로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보육 시설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유아교육 비전문가인 양육자가 긴 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시기나 환경은 절대로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치다 보니 집은 어지럽고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 더 힘들더군요. 지난해 3월부터 집에서 네 식구가 말 그대로 ‘지지고 볶으며’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저희가 사는 도시 뮌헨이 유럽의 중심에 있어서 평소에는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을 편하게 드나들며 여행을 즐겼는데, 지난 1년간은 동네에만 머무르려니 그 점도 힘들었어요. 하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 큰 탈 없이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낸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팬데믹이 일상생활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무엇인가요.
만날 수 있는 친구나 이웃의 수가 제한되기도 했지만 이전처럼 서로 스스럼없이 만날 수 없게 된 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 때문에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요. 이웃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나 보육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서로 조심하느라 만날 수 없게 되었고요. 아이들은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서 더 답답해하고…. 이런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서로 안위를 걱정하고 힘을 내자는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 때문에 다들 걱정 섞인 표정으로 멀리서 인사를 건네기만 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집콕과 거리두기에 도움을 준 물건을 하나 소개해주세요.
이곳 소아과에서는 특히 아이들에게 바깥공기를 들이마시고 햇볕 쬐는 시간을 확보해주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집에 머무는 동안엔 사람이 없는 동네의 작은 공원으로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자주 나갔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면서 비교적 먼 거리로 산책을 다닐 때엔 아이들을 태울 수 있는 자전거를 유용하게 썼습니다. 아무래도 서울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아서 조금만 신경 쓰면 사람들을 피해서 산책할 수 있었어요.

새해에 바라는 것이나 해보고 싶은 집콕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두 같은 바람을 갖고 있겠죠. 하루빨리 원래 생활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지금으로선 가장 큰 바람이기도 하고요. 만약 집에 작업실이 있다면 아이들 장난감과 간단한 가구 등을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도구며 재료며 사야 할 것이 많죠. 그 전에 공간부터 확보해야 할 테고요. 무언가를 만드는 건 과정에서 그 행위에 푹 빠지기도 하고 완성되면 물리적으로 결과물이 남아서 보람되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황소연
사진제공 김동현, 회사원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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