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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5 컬쳐

2월의 콘텐츠 - 예능 <여고추리반>

2021.02.22 | 괴담을 점령한 여고생들

[T V]
예능 <여고추리반>

©TVING 방송화면

티빙의 첫 오리지널인 <여고추리반>에선 다섯 출연자가 고등학생이 되어 추리를 펼친다. 넷플릭스의 <범인은 바로 너>, JTBC의 <크라임씬> 시리즈의 에피소드가 대부분 이미 발생한 가상의 살인, 절도 피해자로부터 사건을 전개한다면, <여고추리반>의 인물들은 청소년기, 고등학교라는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임무들을 수행해나간다. 피자 두 조각을 몰래 먹은 범인을 찾기 위한 노력과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추리반에 들어가려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과정은 언뜻 중요도가 달라 보이지만, 이야기의 큰 흐름을 공유하는 셈이다. 40분 남짓 되는 한 회 분량 안에서 기존 추리 예능처럼 ‘진범’을 밝혀내는 극적인 서스펜스를 소화하는 대신, ‘새라여고’ 추리반의 꾸준함으로 드러나게 될 학교의 비밀은 단숨에 범인을 밝혀내는 플롯과는 또 다른 느낌의 재미를 선사할 듯하다.

그동안 추리 예능을 둘러싼 평가에선 단서를 발견하고 조합하는 과정의 속도감, 출연자들이 용의자를 좁혀나가는 정확함 등이 재미의 관건으로 꼽혀왔다. <여고추리반>은 그런 무게를 덜어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끔, 추리반의 무대를 실제 학교와 흡사하게 만들어냈다. 해 질 무렵의 고등학교가 주는 으스스한 공간감 안에서 급식실과 매점, 도서관, 운동장 등을 누비는 학생들은 소위 ‘헛발질’로 보일 수 있는 추리도 펼치는데, 정답이 단번에 나오지 않더라도 즐겁게 시청하게 된다.

열쇠나 비밀번호처럼 숨겨져 있는 단서 외에도, 학생과 선생님 등 ‘인간 단서’들이 게임 속 NPC처럼 힌트를 던진다. 다섯 인물들의 합 역시 에피소드에 생동감을 준다. <크라임씬>을 통해 이미 추리의 제왕 자리를 공고히 한 박지윤, ‘뉴미디어계의 임성훈’ 재재, 누군가를 과도하게 비하하지 않는 개그가 가능함을 증명하는 장도연과 가장 가까운 과거에 고등학생 시절을 경험한 경력(?)으로 추리반을 견인하는 비비와 예나가 등장한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공동의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크라임씬>의 유머러스함을 연상하게 하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수학 선생님 ‘구연산’, 영어 원어민 선생님 ‘조지 부시맨’), 급식표 같은 디테일한 소품은 에피소드의 심각성을 중화한다.

다섯 출연자들은 괴담과 비밀스러운 인물들을 외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점령하기 위해 나선다. 학교 곳곳에 숨겨진, 어두운 모습은 어떨지 상상해본다.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이 그랬듯, 재미있는 미스터리 그 너머의 깨달음을 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게 된다. 학교에도 사람들이 있고, 청소년들도 성인과 동일한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간다는 걸 우린 각종 학원물로 배웠으니까.

©TVING 방송화면


황소연
사진 TVING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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