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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아(공승연)는 혼자 있고 싶다. 아파트 복도에서 알 수 없는 말을 뇌까리는 이웃을 마주하는 상황과 일터인 카드사 콜센터에서 어리숙한 신입을 교육하는 일은 성가시고 귀찮다. “점심 같이 먹어도 돼요?”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은 더더욱. 그러던 어느 날부터 진아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신입 상담원 수진(정다은)과 새 이웃 성훈(서현우)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진아는 천천히 떠난 사람을 보내고 새 사람을 맞는 방법을 배워간다. 배우가 된 지 10년 차인 공승연의 장편영화 데뷔작이자 원 톱 주연작인 <혼자 사는 사람들>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중요한 분 수령이 될 작품이다. 섬세한 내면 연기를 펼친 공승연은 이 영화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조심스레 내뱉은 직후였다.
©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스틸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됐다. 공개 전후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자리였다. 첫 장편영화라 많이 설레고 떨렸는데 영화관 스크린에 크게 나오는 내 얼굴을 보는 게 아직은 어색했다.(웃음) 내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하고 실감했고, 영화에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 자리에서 관객들과 이야기도 나눴는데,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었나?
스태프들이 전해주신 내용 중에 영화랑 아주 잘 어울리고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가 참 좋았다. 그동안 밝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했는데, 나도 새로운 내 모습이 궁금했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라고 생각하며 임했기 때문이다.
첫 장편영화 주연인데,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나?
감독님이 먼저 제안하신 걸로 안다. 의아했다. 내가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 때고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인물인데,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배우인 나한테 왜?’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처음엔 내가 생각했던 진아의얼굴과 내 얼굴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편이라 조금 더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이 진아라는 인물과 맞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아니라고, 그동안의 내 필모그래피를 봤는데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용기를 주셨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포스터
촬영하면서 어떤 장면이 가장 힘들었나?
마지막에 진아가 아버지를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고 전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촬영 초반에 찍게 됐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제일 걱정한 장면이었는데, 감정이 아직 쌓이지 않은 초반에 연기하려니까 부담이 컸다.
※ 이번 기사는<지난한 고독을 지나서_배우 공승연 INTERVIEW 2>로 이어집니다.
글. 양수복 | 사진제공. 바로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