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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60 커버스토리

보석처럼 갈고 닦아서 배우 김지석 (1)

2021.10.18 | 배우 김지석 인터뷰

드라마 '월간 집'에서 김지석이 연기한 ‘자성’은 100억 원대 부동산 자산가에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연애에는 서툴러 자신이 사랑에 빠진 줄도 모르고 ‘입덕부정기’를 겪는다. 난생처음 사랑에 빠져 실수 연발이 되는 이 어설픈 남자를 김지석이 연기하지 않았다면 그토록 천진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실장님’이 난립하는 로맨스 드라마에서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는 남자 캐릭터를 맡아왔던 김지석은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에서 혼자의 삶을 알차게 꾸리는 일상을 보여주었다. 그는 최근 찍은 광고에서 조미료 봉지를 입고 뒤뚱대도 우스꽝스럽기보다는 꾸밈없이 친근해 보였다. 어느덧 우리 곁에서 편하고 친근한, 그래서 더 귀하고 감칠맛 나는 배우로 거듭난 김지석을 만났다.

목폴라 노앙

Q. 드라마 '월간 집'이 끝나고 '나 혼자 산다'(나혼산)에도 출연하고, 한창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드라마 끝나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

쉬면서, 여유 있게 지내고 있다. 사실 <월간 집> 이전에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있어서 텀 없이 작품을 하고 있었다.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후련함보다는 좀 짠한 그런 마음이 든다. 갑자기 이별하는 기분? 종영하는 날이 오면 항상 좀 (헤어질) 준비가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Q. 드라마가 한 편씩 끝날 때마다 역할에서 배우는 게 있고, 사람 김지석에게도 변화가 생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월간 집'의 자성에게서 배운 것은 무엇이고 김지석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

요즘 사람들에게 ‘집’이 주는 의미가 크지 않나. 자산으로서 부동산에 대한 뉴스도 많고, 워낙 내 집을 갖기 힘든 환경이고. 집은 내가 쉬는 공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특별히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드라마를 하다 보니 ‘집은 휴식의 공간으로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대하는 태도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집도 '월간 집'을 하면서 내 스타일에 맞게 꾸민 집이다. 이전에는 좀 휑하고 넓기만 한 집에 살았다.

목폴라 노앙

Q. 로맨스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 ‘로코’라도 그 작품만의 개성을 가진 작품이 좋다. '월간 집'은 한국에서 부동산이 난제인데 그 부분을 꼬집어서 얘기하는 것이 좋았다. ‘당신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부동산 드라마는 그동안 없었다.’고 시놉시스에 써 있었는데 그게 참신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다들 힘드신데 좀 웃음을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Q. 이전 작품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도 계속 친분을 이어가더라. 친화력이 좋은 편인가.

예전에는 내가 친화력이 좋은 편이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작품 끝나고 사람이 남더라. 갈수록 그런 인연들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고 재산이 되더라. 연기는 액션, 리액션이지 않나. 서로 어느 정도 소통을 해야 그게 연기로도 연결이 되는 것 같더라. 물론 사적으로 안 친해도 연기로 잘 나오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현장 분위기가 연기에 반영되는 타입인 것 같다.

Q. '나 혼자 산다'를 보면 ‘핵인싸’ 같더라. 단골 식당 사장님과도 가족처럼 지내고, 팬클럽 회원과 줌 회의를 하고 저녁에는 절친인 하석진 배우, 페퍼톤스 이장원과 만나고.(웃음)

핵인싸라기보다는, 원래부터 알던 인연들을 소중하게 지켜나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지고 있는 걸 지키는 게 더 어렵더라.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자리를 가진다고 하면 다 끼고 싶고, 사람들이 알고 있는 트렌드는 다 알고 싶은 그런 에너지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 가지지 않아도 되는구나.’ 싶어졌다. 새롭게 추가하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런 걸 지켜나가는 게 더 값진 것 같다.

Q. '나 혼자 산다'에서 택배 배달하시는 분의 아이를 위해 설치한 간식 박스가 화제가 되었다. 이후 아이가 ‘지석이 형 고맙다’고 편지도 보냈던데.

제작진과 사전 미팅을 할 때 간식 박스를 사실 집 안으로 들여놨었다. 제작진이 집에 온다고 너무 보여주기로 내놓은 것처럼 보일까 봐 낯간지럽더라. 그런데 제작진들이 미팅하다 방에 있는 간식 박스를 보시더니 ‘평소 하시는 건데 그냥 원래대로 밖에 내놓는 게 어떠냐.’고 하시더라. 난 좀 반대 입장이었다. 사람들에게 ‘나 이렇게 좋은 사람이에요!’ 보여주기식 같아서 부끄럽지 않나.(웃음) 그런데 방송에 나가고 그 아이와의 인연도 더 탄탄해졌다. 그 친구가 나에게 고맙다고 편지를 주고, 나 역시 조그만 선물을 경비실에 맡겨놨는데 그걸 받은 아이가 인스타그램에 나를 태그해서 ‘지석이 형 고마워요.’ 하고 올렸더라. 그리고 그 친구가 또, 선물로 그림도 그려줬다.

Q. 무슨 그림인가?

나를 초상화로 그려줬다.(웃음) 잠깐만… (스마트폰에 저장된 그림을 찾아서 보여주며) 닮지 않았나?(웃음) 정말 너무 귀엽다. 나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생겼다.

(그림에 적힌 아이의 글을 읽으며) “지석 형 제가 한번 그려봤어요. 어때요? 다음에는 더 멋있게 그려드릴게요.”

Q. 너무 귀엽다. 그런데 솔직히 닮진 않았다.(웃음)

넥타이 무늬를 보니까. 어떤 사진을 보고 그린 것 같다. 그런데 간식 박스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니까 부담이 되는 것도 있다. 바빠서 잠깐 놓친 사이 상자가 빌까 봐 강박이 생겼다.

*이번 기사는 보석처럼 갈고 닦아서 배우 김지석 (2)에서 이어집니다.


글. 김송희 | 사진. 김혁 | 스타일리스트. 홍나연 | 헤어·메이크업. 구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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