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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6 커버스토리

기후위기 속에서 기르고 먹으며 살아남기 (2)

2022.11.07


이 글은 '기후위기 속에서 기르고 먹으며 살아남기 (1)'에서 이어집니다.

즐거운 상상력과 연대라면 어쩌면

“지금의 대안들도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이지 않은가요? 산호초, 야생동물, 가축이 이러한(기후위기) 대안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탄소 밖의 생명을 보지 않는 인간들에게 일격을 날리는 사람이 있다. 홍성에서 자연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금창영 농민이다. 오래전부터 기후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경고해온 그는 매달 우리와 함께 전국을 다니며 농민들을 만나는 팀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와 동행해 취재하러 다니는 동안 우리는 기후위기에 처한 절망만 본 것은 아니다. 농민들은 대부분 각자의 방식에 자부심을 느끼며 현장에서 버티고 있고, 그들은 식량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농지와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북 완주에는 자신부터 소의 사육 두수를 줄이고, “주변 축산 농가에 사육 두수를 줄이자고 설득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박일진 농부가 있고, 경북 상주에는 “기후위기 속에서 농민이 받는 피해 말고, 농업이 기후위기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방향에 대해 말하고 실천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지는 김정열 농부가 있다. 우리는 이런 농민들을 만날 때마다 큰 위안을 받았다.

비록 도시에서 작은 땅을 일구는 도시 농부지만 내게도 땅이 있어 음식물쓰레기와 오줌을 모아 퇴비로 순환하고 그걸로 먹거리를 키워낸다. 한 줌의 땅이라도 곁에 두고 뭐라도 하면 기후위기가 한없이 절망적으로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생산성이 많은 농사 대신 투입을 줄이고 땅 주변의 농생물과 조화롭게 살며 즐겁게 농사짓는 농민과 뭐라도 하는 기후 시민이 만나 서로 응원한다면 더 큰 희망을 상상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아직은 소수인 우리 같은 사람이 계속 늘어난다면 어쩌면 우리는 더 달관하며 기후위기 시대를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글 | 사진. 이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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