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세라핌 인물 단체사진
“안티티티티 프레자일⁓” 뭐지? “안티티티티…?” 재밌네. 그때부터였다. 머릿속에서 “안티티티티”가 반복 재생되기 시작한 것은. 르세라핌은 올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곡 ‘Fearless’도 좋아했지만 그때는 <퀸덤2>, 에스파 컴백, 소녀시대 컴백, 뉴진스 데뷔, 아이브 컴백 등 굵직한 올해의 ‘사건’들을 겪느라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르세라핌이 컴백곡으로 들고나온 ‘ANTIFRAGILE’은 교차로에서 딱 마주친 교통사고와 같은 충격이었다. 애플뮤직에서는 타이틀곡을 이렇게 설명한다. “아프로 라틴의 리듬이 넘실거리는”. 넘실거린다는 설명은 적확하다. 멤버 은채의 파트 “걸어봐 위엄 like a lion 눈빛엔 거대한 desire”와 카즈하의 “Lovey lovey lovey dovey dovey dovey 멋대로 정하네 나란 애에 대해”는 케이팝의 무궁무진한 리듬의 소용돌이로 우리를 초대한다.
앨범의 콘셉트를 담는 당찬 인트로 ‘The Hydra’, 수록곡 ‘No celestial’의 락스피릿에 차례로 풍덩 빠져버린 나는 리얼리티까지 시청하기 시작했고 리더 채원의 깜찍한 귀여움, 사쿠라의 노련한 유머 감각, 윤진의 호탕한 미국언니 바이브, 카즈하의 겉보기와 다른 허당미, 은채의 귀엽고 깜찍한 ‘만채’성에 완전히 입덕하고 말았다. 여돌 덕질을 멈출 수 없는데 또 좋아하는 그룹이 생겨서 어떡하나, 걱정은 넣어두기로 했다. 나는 “안티티티티 프레자일” 하니까. 이렇게 또 사랑이 시작되어버렸다.
글. 양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