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SOLO> 포스터
지난주까지 짝이었던 영자와 영철 사이는 금세 분열이 생겼다. 다른 출연자들도 한 번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영철의 이야기를 건너건너 전해 들은 영자가 영철에게 분노를 표출했고, 화난 영자의 모습에 놀란 영철이 뒷걸음질치며 다른 출연자 현숙을 선택했다. 도의적으로, 예의상, 의리상⃨…이라는 표현이 통용이 안 되는 것이 바로 <나는 솔로> 10기의 세계관이다. 완성된 커플처럼 보였던 남녀 출연자들이 술자리에서 금방 다투고 다음 날 아침에는 다른 출연자를 선택한다. 감정이 변해서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혼자 남지 않겠다’는 치밀한 수 싸움이다. ENA 채널의 <나는 솔로> 10기는 돌싱 커플들이 출연해 데이트 매칭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는 마지막 한 회 방송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부분의 데이트 매칭 프로그램에서 이 정도 방송이 진행됐으면 누가 짝이 되겠다는 윤곽이 드러나는 것과 달리 <나는 솔로> 10기의 커플링은 여전히 안개 속에 파묻혀 있다. 제작진이 짜놓은 대본에 따라 반전의 선택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들이 정글 속에 던져진 태초의 인간처럼, 지극히 경쟁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 나를 설레게 하는 사람, 나가서도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선택하는 그런 풋풋한 연애 프로그램이 아니다. <나는 솔로>는 완전히 정글이다. 이성에게 몇 표를 받았느냐에 따라 자신의 경쟁 우위가 결정되고, 절대 혼자 여기서 나가진 않겠다는 강한 의지만이 남아 결국 누구와라도 데이트를 하고 마는 연애 서바이벌 정글. 밤마다 투여되는 강한 알코올에 의해 오늘도 <나는 솔로> 10기 사랑의 작대기는 갈팡질팡 흔들린다.
글. 김송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