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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6 컬쳐

BOOK ―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 아이 없는 부부와 고양이

2022.11.14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지음, 창비 펴냄

ⓒ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표지

<여름의 빌라>, <폴링 인 폴> 등을 펴낸 소설가 백수린의 산문집이다. 책장을 넘기면 백수린은 서울의 오래된 동네에서 사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집이란 재테크의 수단이 아니냐고, 대출을 받아 비싼 지역에 집을 샀다는 친구들의 말에 ‘내가 모자란 인간이 아닐까.’ 회의감을 느끼면서도 “주민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인들이 평상이나 골목의 벤치에 앉아 살아온 날들처럼 길게 늘어진 하오의 볕을 하염없이 쬐는 이 동네를 나는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문장에 끝없이 밑줄을 긋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집이 살아가는 곳이 아니고 부의 증식을 위한 수단이 되어가는 아파트 공화국 한국에서 집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기쁘기 때문이다. 3부에 걸쳐 백수린은 17년을 함께한 강아지 ‘봉봉’에 대한 사랑과 상실의 아픔을 말하고, 여성작가로서 살아가는 삶을 담백하게 전한다. 마치 그 제목처럼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주는 에세이가 찾아왔다.

<아이 없는 부부와 고양이> 무레 요코 지음, 이소담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 <아이 없는 부부와 고양이> 표지

아이는 없고 고양이와 살아가는 부부, 부모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자매, 황혼에 동거를 시작하며 강아지와 고양이를 들이게 된 남녀. <카모메 식당>, <빵과 수프, 고양이가 함께 하기 좋은 날>의 작가 무레 요코는 신작 단편집을 통해 다양한 모양의 가족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삶에 대해 유쾌한 이야기를 지어냈다. 남편과 사별한 뒤 다섯 마리 고양이를 들인 나이 든 여성의 이야기는 때로 어떻게 그 세월을 견뎠을까 안타까움이 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한텐 안 그랬으면서 고양이 먹는 건 비싼 것만 챙기네.’ 눈을 흘기는 자식의 입장이 드러날 땐 귀엽고 웃기다. 전작 산문 <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에서 고양이 여섯 마리를 ‘모시고’ 산다고 밝혔던 작가이기에 세밀하게 관찰한 반려동물의 습성과 아이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이 사랑은 정말 귀하다고 느끼게 한다.


. 양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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