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으로 중무장한 국정원 비밀 요원(<바람피면 죽는다>),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만화 주인공(<어쩌다 발견한 하루>), 완전무결한 톱스타(<별똥별>)를 지나 조선 시대 왕(<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이 되었다. 어떤 때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 어린 얼굴로, 또 어떤 때는 세상의 모든 슬픔을 그러모은 듯 애달픈 눈빛으로 김영대는 왕 ‘이헌’ 그 자체가 되어 카메라 앞에 선다. 맡은 역할을 감당하는 힘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을, 깊고 다양한 연기의 세계에서 김영대는 늘 배운다. 속도보다는 단단함을, 목표보다는 방향을 품에 안고 그는 계속 나아간다.'
ⓒ 사진제공. 아우터코리아
2022 MBC 연기대상 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에 오기까지 참 많은 경험을 했는데, 그 경험들 덕분에 배우로서 꾸준히 성장하며 가치 있는 비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서, 많은 분에게 감동과 사랑을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이하 <금혼령>)이 현재 방영 중이에요. 촬영하느라 바쁠 것 같은데 요즘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현재는 촬영이 다 끝나서 휴식을 취하고 있어요. 이번 휴가 기간이 꽤 여유로워서 유럽 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을 짜고 있어요. 영국과 프랑스, 크로아티아를 가보려고요. 무척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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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출연이 처음인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이번 드라마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면요?
처음이라 공부를 많이 했어요. 우선 <금혼령>과 장르가 비슷한 퓨전 사극들을 다양하게 찾아보면서 참고했고, 액션 신이 많은 편이라 승마와 검술 같은 무술 부분에서도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다행히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왕 ‘이헌’ 역을 맡았어요. 왕을 연기할 기회가 배우들에게 흔치 않죠. 어떻게 준비했나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한 나라의 왕이니만큼 위엄 넘치고 품위 있어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인물의 특성은 말투와 행동에서 직관적으로 묘사되잖아요. 그래서 그 두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 쓰면서 연기했어요. 그와 동시에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모습 또한 캐릭터에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어찌 되었든 왕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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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은 세자빈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겪고 상처를 품은 채 힘겹게 살아갑니다. 전작 <별똥별>과 <펜트하우스>에서 맡은 역할도 들키고 싶지 않은 아픔을 간직한 인물이에요. 상처를 지닌 캐릭터를 연기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상처를 지닌 캐릭터는 대부분 그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려져요. 그런 경우 자신의 상처를 가리고,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죠.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요. 그래서 다른 한쪽으로 마음이 크게 기울게 되고, 그런 불균형이 겉으로 드러날 때도 있어요. 그 모습이 다른 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는 어떤 결핍으로 느껴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고려하며 캐릭터를 연기해요.
이헌은 기존 사극에서 보던 왕의 모습과 조금 달라요. 잘 울고, 잘 삐치죠. 마음을 잘 열지도 않아요. 잠을 잘 자지 못해 365일 달고 사는 다크서클도 그렇고요.(웃음) 그런 그가 ‘소랑’을 만나며 조금씩 변합니다. 이헌이 변하는 과정을 연기하는 건 어땠어요?
사랑으로 상처받은 마음은 결국 사랑으로 치유될 수밖에 없잖아요. 이헌은 소랑을 만나고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자연스럽게 변해가요. 닫혀 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죠. 그 변화의 과정이 시청자분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아픔을 가진 캐릭터들을 연기할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게 돼요. 앞으로 제가 살아갈 삶을 예습하는 것 같기도 하고, 복습하는 것 같기도 해요. 여전히 학습 중인 것 같기도 하고.(웃음)
이 글은 '배우 김영대 ― 느려도 단단하게 (2)'로 이어집니다.
글. 원혜윤
사진제공. 아우터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