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신간 · 과월호 홈 / 매거진 / 신간 · 과월호
링크복사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No.291

미소포니아, 소리가 혐오로 다가올 때 (2)

2023.01.24


이 글은 '미소포니아, 소리가 혐오로 다가올 때 (1)'에서 이어집니다.

평범한 소리가 공포가 되다

ⓒ unsplash

미소포니아 증상의 원인은 정원에서 지저귀는 새소리가 될 수도 있고, 난방장치가 가동되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가장 흔한 계기는 음식을 씹는 소리다. 단순히 쩝쩝거리는 소리가 아니다. “나도 그런 소리를 싫어해. 그렇지만 너처럼 그렇게 유난을 떨지는 않아.” 누군가가 이렇게 비난할 때 환자는 더 짜증이 나기도 한다. 증상이 있는 환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은 시각적 계기에도 반응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무언가를 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폭제가 되는 것이다. 이럴 때 귀마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에서 벗어나는, 탈조건화에 해당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다. 만약 어떤 소리가 기폭제가 될 때 느긋하게 진정할 수 있다면, 뇌간은 그것을 인지하고 그 반응을 학습한다. 이 소리가 환자들이 분노에 몰입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진정 상태의 유지는 치료의 주요 포인트다.

안드레아스는 미소포니아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같은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 가능하면 기폭제가 되는 소리를 예측해 그것을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헤드폰이나 귀마개가 종종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저절로 치유되기도 하거든요.”

치료에는 이완 운동이 도움이 된다. 꾸준한 근육 이완이 특히 효과적인데, 이 운동의 목표는 기폭제가 나타났을 때 조건반응을 하려는 스스로에게 암호를 전달해 진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몇 주 또는 몇 개월이 걸리고, 이전과 비교하면 최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명확한 치료법은 없다.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 unsplash

억지로 회피하거나 특정 소리를 억누르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 예를 들어 채소를 씹는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대신 다른 소리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고, 미소포니아 환자는 그 소리까지 주의 깊게 듣기 시작한다. 안드레아스는 자신의 경험에 기대 조언한다. “가장 잘 통하는 방법은, 가족이 당사자를 이해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화를 내는 등의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말이죠. 연인이나 부부라면 특히 더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먹거나 숨 쉬는 소리가 거슬리지 않겠지.’라고 말하는 건 무의미해요. 포인트는 이게 아니죠. 우리는 항상 가까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반응하게 되는데,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니까요.” 이것은 단순히 소리에 관한 문제다. 그 부분을 분명히 해서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unsplash

안드레아스의 조언은 미소포니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 가족의 여섯 살짜리 아들이 사람들의 쩝쩝거리는 소리를 못 견뎌 하는 상황이었어요. 저는 힘들 때 테이블 밑으로 몸을 숨겨도 된다는 사실을 그 아이에게 알려주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유난 떨지 말라거나 참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고요.” 상황이 닥쳤을 때 그 상황을 본인의 의지로 벗어나도 된다는 걸 아이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아이는 훨씬 안정적인 상태가 되어 미소포니아 증상이 사라졌다. 이 사례는 증상을 인지하고 치료하면 미소포니아를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빅이슈코리아는 INSP(International Network of Street Papers) 회원으로서 전 세계의 뉴스를 전합니다.


글. Oliver Brand
영문번역. Peter Bone
한글번역. 최수연


1 2 3 4 5 6 7 

다른 매거진

No.320

2024.04.15 발매


데이브레이크

No.319

2024.05.01 발매


홍이삭

No.317

2024.03.01 발매


위라클 박위

< 이전 다음 >
빅이슈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