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디지털 디톡스 입문자를 위한 안내서 (1)'에서 이어집니다.
<도둑맞은 집중력-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 펴냄

ⓒ <도둑맞은 집중력-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표지
<도둑맞은 집중력>에 언급된 내용들은 사실 새로울 것이 별로 없다. 휴대폰이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아가고 있었으며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와 같은 SNS 채널과 유튜브, 숏츠 영상 플랫폼에 온 시선과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는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나? 다 알고 있었지만 애써 눈 돌리고 있던 사실을 새삼 지적받으며 스스로의 일상을 점검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역할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은 전 세계의 전문가(뇌, 관계, 심리학과 생태 등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을 인터뷰해 저자가 예측한 전제를 뒷받침하도록 파편들을 조합하고 있다. 게으르고 자제력이 없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을 자책하고 있던 사람에게 <도둑맞은 집중력>은 일말의 자책감을 덜어주는 훌륭한 설명서다. ‘네 탓이 아니다, 너의 집중력을 앗아가기 위해 고도로 설계된 IT 기업과 그런 기업들을 저지하지 않는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함’을 논증해간다. 저자는 기자 출신답게 여러 사례들을 조합하고, 또 직접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하며 자신이 겪은 심경의 변화를 자세히 서술했다. 물론 여기에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통해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자신의 장기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사소한 뉴스에 시간을 빼앗겨선 안 된다고 말한다. “인생의 어떤 맥락에서든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면 적절한 대상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무언가를 해내기란 몹시 어려워요.” 이걸 누가 모르나? 하지만 집중력과 관련해 가장 저명한 철학자인 제임스 윌리엄스(옥스퍼드 대학에서 기술의 철학과 윤리를 연구)가 말하면 좀 달라진다. 지금 자기 인생에 집중해야 할 무언가가 있는 사람에게는 환기, 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 한 번쯤 읽어도 좋을 책이다.
<인스타 브레인-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아영 옮김, 동양북스 펴냄

ⓒ <인스타 브레인-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표지
<인스타 브레인>은 <도둑맞은 집중력>보다 앞서 SNS 관심경제의 폐해와 스마트폰이 우리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소개한 책이다. 스웨덴 출신의 정신과 의사 안데르스 한센은 집중력과 뇌, 디지털 디톡스에 대해 오래전부터 책을 써오고 있다.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언급된 비슷한 연구 사례들이 이 책에서도 서술된 바 있다.
과거의 시간 도둑이 TV였다면 21세기의 시간 도둑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안의 SNS 플랫폼들이 우리 뇌의 어떤 부분을 자극하도록 설계되었는지 소개된 대목에서는 ‘헉, 역시 그랬어!’라고 공감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아래로 스크롤을 내릴수록 새로운 글이 올라오게 설계된 SNS의 ‘보기’ 방식은 도박의 일종인 슬롯머신에서 영감을 얻었다, 는 식이다. 자꾸만 새로운 것을 기대해서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SNS와 도박의 비슷한 점이 아니던가. 디지털 치매와 불면증, 우울증 등 현대사회에서 문제가 된 것들이 스마트폰, 그리고 뇌 건강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통해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다.
글. 김송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