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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3 에세이

샤이니 8집 앨범을 들으며

2023.07.30

앨범 발매를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아티스트가 있다. 내게는 샤이니가 그렇다. 내가 ‘샤월’(샤이니 팬클럽명 샤이니월드의 약칭)이라서는 아니다. 샤이니의 음악엔 무언가를 열렬하게 좋아하던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거기엔 좋아하는 아이돌의 무대 하나를 보기 위해 길바닥에서 밤을 새우고, 남의 눈치 따윈 보지 않고 목이 터져라 응원법을 외치던 내가 있다.

밤을 새울 때도 달달 외운 응원법을 외칠 때도 늘 함께였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바로 ‘샤월’인데, 여전히 샤이니를 좋아한다. 한 가지를 꾸준히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실감하는 요즘, 대단한 친구가 아닐 수 없다. 무언가를 꾸준히 좋아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잘 아니까. 한 대상에게 10년이 넘도록 꾸준한 애정을 쏟다니. 지금은 서로 멀리 살아서 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종종 서로의 아이돌 근황을(나는 주로 샤이니의 소식을 묻고 친구는 요즘 관심 있는 아이돌은 또 누구냐며 묻는다.) 묻는 연락을 주고받는다. 샤이니가 정규 8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들뜬 목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전해졌다. 평소에는 좀처럼 듣기 힘든 목소리. 티저 봤냐, 이번 타이틀곡이 켄지 작곡이라더라, 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시덕거리다 보면 한두 시간쯤은 금방이다. 물론 끝은 늘 똑같다. “카톡으로 마저 얘기해.”

언젠가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친구 하나 없는 반에 배정되고 나와 옆자리에 앉게 되던 날, 나와 친해지려고 관심도 없던 아이돌 그룹에 대해 아는 척을 한 적이 있다고. 당연히 나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너도 좋아해?”(차마 그룹 이름을 밝힐 수 없다.)라고 묻던 얼굴을 말이다. 사실 나도 대화를 이어가려 샤이니 노래를 즐겨 듣는 척했으니 똑같다는 대답을 돌려주었다. 시작은 친해지기 위한 거짓말이었지만 지금은 샤이니의 앨범이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찾아 듣고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대략 40분, 8집 앨범 의 1번부터 마지막 10번 트랙까지 들으면 딱이다. 나의 출근길은 당분간 샤이니 8집과 함께할 예정. 더위에 지쳤다면 샤이니 특유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7번 트랙 을 들어보시라.


글.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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