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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5

코앞에 닥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투기를 막고 우리가 가야 할 길

2023.08.20

“오염수 문제는 괴담이 아니라 핵발전소 주변 주민에게는 매일 감당해야 할 일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에 대해 영향이 미미하다거나, 한국에서도 배출하니 후쿠시마 오염수도 배출하자고 할 수 있을까? 안전한 오염수는, 안전한 방사능은 없다.”


ⓒ 사진제공. 녹색연합

지난 7월, 정부가 10억 원을 들여 유튜브를 비롯한 SNS에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취지의 광고를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많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 광고가 닿았다. 한 친구는 유튜브를 보던 중 대한민국 정부에서 광고를 하는 걸 접하고 ‘일본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왜 한국 정부가 나서서 해주는지 용납이 안 된다.’며 오염수 문제에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의 광고와 달리 후쿠시마 오염수가 수십 년간 버려질 때 지구상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안이 있는데도 해양 투기를 강행하는 점, 방사성 물질이 먹이사슬을 타고 누적될(생물농축) 위험, 오염수를 정화하는 설비 자체의 미흡함, 100%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문제, 이미 핵사고로 오염된 환경에서 오염수를 배출하는 문제, 사고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선례를 만드는 등 문제 제기는 계속된다.

무엇보다도 과학자들은 오염수가 버려졌을 때의 기대 이득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피해는 자명하지만,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이 ‘0’이라는 것이다. 피해가 아무리 적더라도 오염수 투기로 얻을 혜택이 없다. 한번 바다에 버려진 오염수는 회수할 수 없고, 수많은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서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최소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릴 것이 아니라 육상에서 보관하는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석유비축기지와 같은 튼튼한 대형 탱크에 보관하거나, 액체가 아닌 고체화하자는 현실적인 대안이 오래전부터 제안되었다.

더군다나 기후위기 시대, 해수 온도가 오르고 바다가 산성화되며 몸살을 앓고 있다. 나는 청년으로서 기후 에너지와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지구환경에 더 이상 오염과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대안이 있음에도 공공연히 오염수를 버려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생물농축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후쿠시마 핵사고의 못다 한 수습을 바다에 떠넘겨야 할까? 낮은 농도를 이유로 태평양에 불필요한 피폭을 확산시키는 건 차단해야 하지 않을까?

ⓒ 사진제공. 녹색연합

절대 괜찮지 않다!
그럼에도 오염수를 버려도 괜찮다는 측에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핵발전소에서 오염수를 배출한다고 주장한다. 분명히 잘못된 정책, 관행이다. 그러나 핵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는 상업적인 핵발전소 가동으로 배출되는 오염수보다 더 많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다. 또한 ‘오염수 헌법소원’에서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가 “병원에서는 임산부의 경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흉부촬영도 찍지 않는다.”고 발언하였듯 누구에게도 불필요한 피폭을 강요할 순 없다. 핵발전소를 가동하며 오염수를 배출하는 우리나라에서도 핵발전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핵발전소 주변에 살던 주민들은 갑상선암을 앓거나, 갑상선 기능 저하와 같은 갑상선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갑상선암에 걸린 주민 618명(반경 10km 이내, 5년 이상 거주)은 8년째 갑상선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한 경주의 월성핵발전소의 경우 국내 다른 핵발전소보다 삼중수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 최근 발표된 ‘월성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2005~2020년 자료 분석) 결과 월성핵발전소 주변 주민(반경 10km 이내)의 암 발생이 인접 지역 평균보다 31% 높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반경 5km 이내 주민 960명 중 739명(77.1%)의 소변 검사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자료에서 주민 몸속에 삼중수소가 많을수록 임상수치(적혈구 등)가 후퇴했음을 지적한다. 오염수 문제는 괴담이 아니라 핵발전소 주변 주민에게는 매일 감당해야 할 일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에 대해 영향이 미미하다거나, 한국에서도 배출하니 후쿠시마 오염수도 배출하자고 할 수 있을까? 안전한 오염수는, 안전한 방사능은 없다.

어느덧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투기하겠다고 예고한 여름이 되었다. 언제인지 모를 그날이 코앞에 다가오며 12년 전의 후쿠시마 핵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떠오른다. 오염수를 만들어내는 원인은 결국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이며, 사고 수습과 핵폐기물은 공유지와 미래로 떠넘긴 채 가동하는 핵발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염수를 버리려는 일본 정부와 이에 동조하는 한국 정부는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과 같은 핵 진흥 정책에 여념이 없다. 특히 한국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크기만 작아진 핵발전소인 SMR 건설까지 추진한다. 오염수 문제와 후쿠시마 핵사고와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핵발전을 하루빨리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 오염을 확산하지 않는 건강한 지구, 안전한 사회를 바란다면 오염수 투기를 막고 나아가 핵발전을 멈추는 것이 시급한 일이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소개

변인희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글. 변인희 | 사진제공.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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