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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7 컬쳐

MUSIC - 유지희, TENGGER, SANGHA

2024.03.14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유지희(YUJIHI)

ⓒ 유지희(YUJIHI) <어른이 된다는 것은> 커버

그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 결국에는 내일로 또 한 발짝을 내딛을 수밖에 없는 시간의 흐름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과 고민의 종착지는 결국 ‘모른다’라는 외마디 단어일 것이다. 나이의 물리적인 기준과 무관하게 진정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유지희의 방황은 그렇게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음악이 되었다. 꼭 필요한 소리를 제외하고 전부 소거된 편곡으로 인해 들숨, 날숨 하나하나의 무게마저 느껴지는 이번 신곡의 사운드 구성은, 청자로 하여금 화자의 북받치는 감정 속으로 빠르게 몰입하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음악과 함께 공개된 흑백 영상 속 등장인물의 정처 없는 발걸음에서는 그것이 곧 방황의 일부라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야속한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듯하다.

<Nomad> TENGGER

ⓒ TENGGER <Nomad> 커버


한국인 ‘있다(ITTA)’, 일본인 ‘마르키도(MARQIDO)’,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 ‘라아이(RAAI)’는 그들 스스로를 ‘여행자 가족’이라 부른다. 몽골어로 ‘무한한 하늘’을 뜻하는 ‘TENGGER’라는 이름과 함께 세상 곳곳을 여행하는 이들은 그 과정에서 얻은 다채로운 영감을 음악이라는 언어로 다시 한번 세상으로 환원시킨다. 2020년 미국에서 처음 공개된 후 4년 만에 한국 음원 플랫폼을 통해 다시 한번 소개되는 정규 앨범 <Nomad>는 그 제목이 걸맞은 자유롭고 광활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인공적인 소리의 대표 주자인 전자음을 통해 자연을 묘사하는 TENGGER의 작법은 서로 다른 풍광으로 가득 채워진 뮤직비디오와 어우러져 어쩌면 가장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는 ‘자연’과 ‘전자음’이라는 두 요소의 오묘한 만남을 극적으로 이루어낸다.

<하고싶은말은> SANGHA

ⓒ SANGHA <하고싶은말은>커버


아티스트 SANGHA의 창작물은 단순히 청각적인 영역을 넘어 시각적인 부분까지도 하나의 범주로 묶어 감상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과 뮤직비디오 사이의 밀도 높은 상호작용을 자랑한다. 가내수공업으로 기획과 제작이 전부 이루어져 음악 자체의 톤과 기승전결을 가감 없이 담아내는 날것의 신선한 느낌, 그리고 그 속에서도 느껴지는 날카로운 재치는 공감각적인 재미로 이어진다. 랩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힙합이라는 장르에 묶여 있지 않은 자유분방한 음악 스타일은 ‘하고 싶은 말’이라는 주제를 통해 그 에너지를 두 배로 키워 방출한다. 데뷔한 지 이제 막 만으로 1년을 넘어가는 신예 아티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매 발매마다의 큰 그림을 함께 고민하는 통통 튀는 기획력이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도 휩쓸리지 않고 깊고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길 바라본다.

월로비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글. 월로비 | 사진제공. 포크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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