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축하를 위해 마시는 샴페인이 이 드라마에서는 안락사를 위한 약물, ‘벤포나비탈’을 탄 도구다. 의사에겐 죽음을 스스로 결정한 환자들에게 건네는 위로가, 의뢰인에겐 원하는 결과를 얻었음을 기념하는 축배가 된다. 〈메리 킬즈 피플〉은 안락사, 조력 사망을 주제로 한 드라마로 동명의 캐나다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안락사가 전면에 등장하는 줄거리여서인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받았다.

의뢰인의 안락사를 돕는 소정(이보영)과 대현(강기영)이 세운 안락사 상담의 기준은 세 가지다. 3인 이상 의사 소견으로 치료 불가 판정과 함께 견딜 수 없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있고, 약물로도 감소되지 않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질병으로 사망이 예견된 환자들은 아픔을 견디면서, 숨만 붙어 있는 상태로 삶을 지속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여기고 소정과 대현에게 안락사를 진행해주길 부탁한다. 지금까지 등장한 의뢰인들은 모두 죽음을 결정하는 데에 큰 고민이나 갈등을 겪지 않는다. 고통이 너무 커서다.
현실처럼 드라마 속 사회 역시 안락사가 금기시된다. 지훈(이민기)을 중심으로 경찰은 위장 잠입으로 소정과 대현을 수사하고, 두 사람도 약물과 장소를 비밀리에 구하고 증거 등을 깨끗이 처리하면서 각 의뢰인들의 안락사가 ‘자연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스토리 상 종교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 향후 회차에서 양 신부(권해효)가 소정을 말릴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 시작에 앞서 다음과 같은 안내 문구가 나온다. ‘본 드라마는 안락사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시청자의 정서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죽음이 삶과 연결된 하나의 창 중 하나임을 이해한다면,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정의에 동의한다면 〈메리 킬즈 피플〉을 통해 누군가가 느낄 불편함도 생과 사를 이야기하는 하나의 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MBC 금, 토 밤 10시 방송
글. 황소연 | 사진. MBC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