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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8 컬쳐

지금 주목할 만한 문화 콘텐츠

2020.01.08 | 드라마 초콜릿, 아티스트 CL, RAYE, DANI LEIGH

[TV]

생의 한가운데

JTBC <초콜릿>

그리스와 한국을 오가며 펼쳐지는 풍경과 셰프 차영(하지원)의 요리는 모두 드라마 제목만큼이나 낭만적이지만 그 모든 것이 늘 행복한 순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끔은 이미 죽었거나,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 차영은 음식을 만든다. 아름다운 풍경도 등장인물이 하나 둘 떠난 뒤에는 덧없게 느껴진다.​

드라마 <초콜릿> 안에서는 피가 낭자한 수술 장면과 먹음직스러운 요리 장면이 반복 교차된다. 삶과 죽음은 끝없이 연결된다는 상징이기라도 할까? 게다가 차영이 요리사로 일하는 공간은 하필 호스피스 병동이다. 희망적인 구석이라곤 전혀 없을 것 같은, 밥 한 끼 맛있게 먹는 게 유일한 낙인 사람들로 가득하다. 병동 사람들의 면면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한다. 시한부로 학교도 가지 못한채 마지막 생일을 맞이하는 어린이, 아픈 아내를 고치고 싶어 유사 의학을 하는 '돌팔이'를 찾아가는 남편, 가족에게 짐이 될까 봐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는 여자, 가정폭력 생존자, 알츠하이머 환자, 자식들에게 버려진 노인. 그런데 이상하게도 함께 모이면 생동감이 돈다.​

구구절절한 사연의 병동 식구들을 요리로 감싸 안는 차영은 삼풍백화점 참사의 생존자다. 구조 직전까지 모르는 여자가 준 초콜릿을 아껴 먹으며 버텼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는다. 호스피스 병동 원장 현석은 이렇게 말한다. 기억을 해야, 반성을 해야 남아 있는 사람이라도 지킬 수 있다고. 물론 여느 악역들이 그렇듯 정말 반성해야 할 사람들은 호스피스 병동을 밀어버리고 고급 실버타운을 세울 계획을 세운다.​

어린 시절 요리사가 되고 싶었던 희망을 애써 억누른 채 살아가는 이강(윤계상)은 차영이 못마땅한 모양이다. 어디에서나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도 싫고, 병동 사람들을 걱정하는 것도 언짢다. 사실 두 사람에겐 모든 것이 운명의 장난이다. 의사임에도 친구의 병을 고치지 못하는 자신에게 절망하는 강, 첫사랑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는 차영이 하필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만났으니, 두 사람은 기쁜 순간보다 슬픈 순간을 더 많이 맞이하는 동료에 가깝다.​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다. 완도와 그리스, 호스피스 병동을 오가며 펼쳐지는 여러 요리의 향연은 마치 도시 속 <리틀 포레스트>를 보는 듯 하다. 토속 음식으로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빼떼기죽이나 고구마말랭이 국수, 산딸기설기가 등장한다. 요리 드라마인 만큼 비교적 맥락에 맞게(?) 등장하는 샌드위치 PPL,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유머를 발견하는 인간의 재치, 눈물 젖은 사람들의 사연을 위로하는 보글보글 끓는 냄비를 보면 식욕이 솟아난다. 조금 전까지 죽음 앞에 슬퍼하던 나를 조롱하는 듯 하다.​

문득 두려워진다. '눈물 버튼'이 많아서뿐만은 아니다. 삶의 마지막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러운데,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버리게 될까. 떠나간 연인이 끓여줬던 만두전골, 아들이 사주던 짜장면, 젊은 시절 먹던 산딸기설기. 우리가 가장 연약할 때 먹었던 어떤 음식들. 희망적인 건, 얼핏 버림받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생의 한가운데에서 자신만의 초콜릿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JTBC 금·토 밤 10시 50분 방영

황소연


[MUSIC]

CL

사랑의 이름으로

2NE1 시절과 같은 폭발력을 중견 뮤지션의 여유로움으로 대체한다. <사랑의 이름으로>는 CL이 기존 소속사 YG를 떠난 후 낸 작업물이다. 그는 모든 수록곡에 대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는데, 레트로한 분위기를 가미한 채로도 얼마든지 자신만의 템포를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틱톡' 시대에 걸맞는 '+DONE161201+' 뮤직비디오는 유행을 이끌어나가던 CL의 파워를 떠올리게 한다.


RAYE

PLEASE DON'T TOUCH

런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Raye의 싱글 'please don't touch'의 진행은 다소 차분하지만 'Confidence', 'Cigarette'과 같은 곡에서 보여주던 발랄함은 여전하다. Jason Derulo의 'Want to Want me'를 즐겨 들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흥겨운 팝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처음으로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느낀 시기가 무려 열 살 때라는 Raye는 이제 23세. 10년을 약간 넘겨 이런 대단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DANI LEIGH

MY PRESENT

데프 잼 레코드의 래퍼 Dani Leigh의 EP. 안무가로서도 커리어를 쌓아온 그는 댄서로서 다른 뮤지션의 안무를 짜기도 하고, 동시에 자신의 작업물을 내놓는 데도 열심이다. 전설적인 아티스트 프린스와 함께 안무 작업을 하기도 했다. Dani Leigh은 이번 EP에서 독특한 이력을 반영하듯, 유행하는 래퍼들의 그루브를 쫓는 듯하면서도 섣불리 특정 스타일로 규정하기 어려운 랩을 시도한다.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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