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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0 컬쳐

지금 주목할 만한 문화 콘텐츠

2020.02.11 |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뮤지션 Jade

[PLAY]

"너는 누구니?"

스트레이트 보이의 가장 극적인 순간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기간 2020년 2월 23일까지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퀴어를 이야기한 극들은 많았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뮤지컬 <헤드윅>이 있었고 <킹키부츠>, 연극 <프라이드> 등이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저마다의 무지갯빛 매력을 뽐냈다. 그리고 올 시즌 초연 중인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이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퀴어를 다루는 동시에 퀴어가 주인공이 아닌 연극이다. 주인공 케이시는 나훈아의 모창가수 '너훈아'처럼, 클레오 바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모방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달랑 관객 일곱 명의 쇼는 계속될 수 없고 클레오의 사장은 드래그퀸들을 섭외하며 케이시를 해고한다. 밀린 집세와 부족한 생활비에 더해 임신한 아내를 부양해야 하는 케이시는, 첫 공연을 앞두고 술에 절어 뻗어버린 렉시를 대신해 생애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맞는다. '스트레이트 보이'가 드래그퀸이 되는 순간이다.
케이시가 첫 무대에 오를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지켜봤다. '이성애자-백인-남성, 정상성의 범주에 드는 남자가 돈 벌려고 드래그쇼를 하는 게 대체 무슨 의미지?'하는 비뚤어진 시선으로 어설픈 첫 쇼까지만 보고 선입견을 굳히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다. 곧 그는 진짜 드래그퀸으로 변모하니까, 케이시를 변화시키는 두 드래그 스승 트레이시와 렉시는 따뜻한 듯, 츤데레처럼 차가운 듯 치장부터 내면까지 그가 진짜 '퀸'이 되는데 일조한다.

생계유지 때문에 시작했던 케이시의 쇼는 점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무대를 잃은 모창 가수는 '조지아 맥브라이드'라는 닉네임으로 "너는 누구니? 너의 이야기는 뭐야?"라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드래그 모방으로 시작된 쇼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디바'화한 콘셉트, 무대체질인 케이시의 쇼맨십과 결합해 특색 있는 쇼가 되어간다. 관객은 발전해가는 쇼를 보며 마음속 의문을 지우고 그에게 몰입하게 된다. 어설픈 에디트 피아프에서 소위 '개쩌는' 드래그퀸 조지아가 되는 것이다.
진한 화장으로 신분을 숨기던 케이시는 갑작스레 아내와 맞닥뜨리며 패닉에 빠지지만 쇼를 버리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조지아는 그의 페르소나이자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버렸기 때문.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성소수자의 자아 찾기나 편견 타파를 주제로 삼는 타 공연들과 다르다. 주인공은 소수자가 아니지만 드래그퀸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는 모양새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타인의 시선을 걱정하는 케이시에게 렉시가 건네는 한마디가 마지막까지 묵직하게 마음속에 남는다.
"드랙은 많은 것들이 될 수 있지만, 결코 겁쟁이를 위한 건 아니란 거야."

양수복

사진제공 쇼노트


[MUSIC]

세련되고
몽환적인,

Jade

<Letters>

Jade라 쓰고 쟈드라고 읽는다. 프랑스어를 쓰고, 프랑스에서 살다 왔기 때문이다. 쟈드는 제이클래프(Jclef), 미고(meego) 등의 예술가들과 함께 비스킷 하우스 (biscuit haus) 라는 크루에 속해 있으며, 멤버들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쟈드는 여성 R&B 보컬이며,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해왔다. 지금까지 한 장의 EP와 네 장의 싱글을 발표했지만, 이 안에는 편안한 분위기의 베드룸 팝(침실에서 혼자 만드는, 특정 장르보다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형태의 팝 음악)부터 네오 소울, 전자음악이 가미된 얼터너티브 R&B, 재즈와 소울로부터 영향을 받은 곡에 겨울을 겨냥한 따뜻한 곡까지 정말 다양한 음악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구난방'으로 음악을 해온 것은 아니다. 잘 보면 앞서 이야기한 장르나 스타일이 결국 하나의 결을 유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조금씩 펼쳐내면서 보여주는 점은 쟈드라는 음악가를 꾸준히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그는 코나(KONA), 디디 한(DIDI HAN), 모자(moza), 프라이머리의 앨범 피처링에 참여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러한 피처링은 자신의 작품에서는 펼치지 않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우스부터 트랩, 전자음악에 가까운 스타일을 선보이며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곡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에 발표한 에는 두 곡이 담겨 있다. 'To The Moon'은 가사가 한글로만 되어 있으며, 'To The Sea'는 영어로 담겨 있다. 그간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를 가사에 고루 담았던 그는 이번에 또 한 번 좋은 시도를 했다. 음악가가 어떤 언어로 노래를 부르는지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 백예린의 'Square'가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영어가 자연스러운 세대가 생겨났다. 쟈드 역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흔히들 이야기하는 서드 컬처 키즈(Third Culture Kids), 어느 한 문화권에 속하지 않고 자유로이 오가며 여러 문화를 흡수해 경계에 있는 세대 중 한 명이다. 또한 언어마다 표현할 수 있는 정서나 온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도 음악가가 선보일 수 있는 능력 중 하나다. 'To The Moon'은 한국어로 표현됐을 때 그 정서가 더 잘 드러날 수 있는 곡이며, 쟈드가 지니고 있는 음악적 색채 중 몽환적이면서도 미묘한 온도를 만들어내는 부분이 잘 담겨 있다. 'To The Sea'는 포크 팝에 가까운 소리 구성을 지녔다. 지금까지 들려준 음악 중 가장 차분하면서도 자신이 들려줄 수 있는 영역을 또 한 번 넓혔다.
쟈드의 곡에는 어느 정도 계절감이 있는데, 그래서 겨울에 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앞서 본인의 이름으로 발표한 , 와 같은 작품을 찾아서 들어보면 겨울에서 봄까지의 시간이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여기에 여름이 오면 그가 피처링한 디디 한의 'Your Mind'나 코나의 'Do Not Disturb'를 들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블럭(박준우)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의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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