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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1

동물권을 만드는 새로운 공간

2020.07.27 | 카라 더봄센터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보호소
한국 사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동물 보호소의 풍경은 살벌하다. 유기된 동물이 입소하면 열흘간의 시간이 주어지고 가족이 나타나지 않으면 동물들은 ‘안락사’를 당한다. 병들거나 다쳤어도 보호소에서 치료받을 수는 없다. 보호소 내에 전염병이 돌아 죽기도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매해 유기 동물이 13만 마리 넘게 발생하고, 그 많은 동물들을 돌볼 예산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동물 보호소는 보호소보다는 ‘보관소’에 가까웠다. 보호소다운 보호소는 왜 없는 걸까? 어쩔 수 없는 현실은 진짜로 ‘어쩔 수 없는’ 것일까? 4년 전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우리 사회에 실현 가능한 동물 보호소의 롤모델이 필요하며, 그건 시민의 힘으로 우리가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의 결정 이후 연구와 답사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실체적인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 생전 지어본 적 없는 건물을 세우고 그 안의 체계를 꾸리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실로 전쟁 같은 나날이었다. 이 모든 과정 끝에 결국 ‘카라 더봄센터’가 지어졌다.

동물을 위한 벽돌집
더봄센터는 250여 마리의 동물을 수용할 수 있다. 1층에는 대형견용 견사와 동물 병원, 봉사자용 휴게실과 로비가 자리 잡고 있다. 2층은 중소형견용 견사와 고양이용 묘사, 교육장이 있다. 센터 뒤쪽으로는 산책로가 쭉 이어져 있다. 옥상정원과 중정, 놀이터는 개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더봄센터를 설계하고 짓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점은 ‘동물의 복지’다. 구조된 동물들이 치료받아 건강을 되찾도록 하고, 각 동물 종이 고유의 생태를 유지하며 행동 욕구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행동 욕구를 해소해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견사에는 널찍한 개별 테라스를 만들어 개들이 실내와 바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했다.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 중요한 개들은 종종 놀이터 등지에서 뛰어놀 수 있다. 묘사의 고양이들은 높은 캣타워를 오르내리며 넓은 창문 너머로 밖을 구경할 수 있고, 널따란 거실에서 뛰어다닐 수도 있다. 동물들은 개별 행동 평가를 거쳐 교육을 받고 입양 전선에 뛰어든다.

모든 동물을 위한 선순환
우리나라에서 동물을 입양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펫 숍이나 브리더에게 돈을 주고 사거나 지인에게 분양받거나 보호소에서 입양하거나. 유기 동물이 매해 13만 마리 넘게 발생하는 데 비해 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은 5%에 불과하다. 보호소에서는 매년 절반 이상의 동물이 죽어나간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호소의 동물들은 병들고 위축되어 있다. 실제로도 병들고 위축된 동물이 많다. 보호소는 슬픔과 연민의 공간이다. 하지만 더봄센터는 반가움과 기쁨의 공간을 표방한다. 구조한 동물들을 건강하게 돌보고, 문제 행동을 교정해 좋은 가족을 찾아주길 바란다.
나아가 구조와 입양의 선순환을 확장해 더 많은 동물에게 더 좋은 삶의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 더봄센터의 활동가들은 입소한 모든 동물에게 따듯한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더봄센터가 국내 모든 지자체 보호소의 표준이 되기를,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을 만들어 수많은 동물들과 연대할 수 있길 바란다. 그 꿈을 수많은 시민이 함께 꾸고 있다. 더봄센터 건립은 정부 지원금 하나 없이 오직 시민의 후원금만으로 이루어졌다.
더봄센터는 지금 이제까지 한국에 없던 선진적인 보호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더봄센터도 그저 그런 흔한 보호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견사와 묘사가 텅텅 비는 그날을 꿈꾼다.

※카라 더봄센터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술이홀로 1409
2020년 가을 개관 예정


김나연
사진제공 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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