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활 습관과 취미를 가진 타인들은 어떻게 집을 정리하고 물건을 보관하면서 사는지 궁금했다. 네 사람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알찬 정리 정돈 팁과 특색이 묻어나는 인테리어 비결을 물었다. 집 구조도 가족 구성원도 다르지만, 이들은 이미 각자의 효율을 찾았다.
서희정(29·쇼핑몰 MD)
집 정리와 수납에 있어 가장 고민했던 점은?
집이 작다 보니 부피가 큰 겨울옷 수납이 특히 어려웠다. 식기류나 냄비 등 주방 용품에 욕심이 많은데, 새로 사도 둘 데가 없을 때 마음이 찢어진다. 혼자 사는데 컵이 22개다. 옷보다 컵이 많다. 집이 좀 ‘투머치’ 하다.
어떻게든 보관할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중고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그럴 리가. 다 사용하는 거라 버릴 수 없다. 거의 맥주를 살 때 사은품으로 받은 컵들이다. TV 장식장에 진열된 인형들이 눈에 띈다.
‘덕질’하는 물건들인가?
맥도날드에서 사 모은 ‘해피밀’이다. 장난감과 햄버거, 콜라, 감자튀김을 주는데 안 살 이유가 있나.
소파 커버와 벽지, 액자 등의 매치가 멋지다. 비결이 있다면?
이케아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쇼룸에서 보자마자 ‘저 소파랑 커튼을 그대로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일주일에 한 번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수확한 작물은 어떻게 보관하나.
작년에 가져온 고구마가 아직도 있는 것 같은데…. 처음엔 밭에서 모두 챙겨 왔지만 점점 썩히게 되더라. 이젠 수확물을 주변에 다 나눠주고, 난 사 먹는다. 이 인터뷰를 하면서 오랜만에 작년에 가져온 고구마를 열어봤는데, 싹이 많이 나 있었다. 간단한 건 베란다에서 키워 먹곤 한다. 바질과 토마토로 토마토무침을 해 먹고, 고추는 이런저런 요리에 넣는다.
절대 못 버리는 물건과 버릴 수 있는 물건은?
절대 못 버리는 건 커피머신이다. TV는 버릴 수 있다. 생각보다 잘 안 본다. 한 달에 두세 번 켤까 말까인데, TV를 치우게 되면 책장을 그 자리로 옮기게 될 것 같다. 새로 사는 건 무리다. 더 이상의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사 오는 대신 공백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정리 정돈 하면서 살고 싶은가.
전에는 정말 정리 정돈이라는 게 뭔지 몰랐는데, 이젠 오롯이 나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늘 집을 깔끔하게 관리하게 된다. 집에서 절대 안 하던 걸레질도 하고, 이불 빨래도 자주 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유지하고 싶다.
글 황소연
사진제공 서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