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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6 에세이

비범하고도 무사한, 완연하고도 새파란 가을

2020.10.19 | 일러스트

여기서는 못 먹는 그림의 떡을 그리면서, 한국의 풍경을 상상해봅니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낀 채로 오색송편을 사고 있을까요.
곳곳에는 감이 빨갛게 달렸을까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매번 무얼 그릴까 생각할 때마다 한국의 소식과 명절을
친지의 메시지와 검색 매체에 의존해 겨우 따라잡는 것만 같습니다.
이번 호는 추석을 맞아 진부하게도 송편과 감을 덩그러니 그려보았는데요,
진부하다는 걸 좋게 말하면 평범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가까이 마주하기 어려운 일상이 평범해져가는 이 무렵,
누군가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이라는데 저는 그 말에 고개를 젓고 싶습니다.
평범의 기준이 하향 평준화되는 이 세계에서는 저는 괜찮은 평범을 원하는 욕심을 가지게 되네요.
《빅이슈》 독자님들은 부디 비범하고도 무사한,
완연하고도 새파란 가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글 / 일러스트 이지혜
[email protected]
캐나다 밴쿠버에서 살림살이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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