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을 시사 상식암기를 위한 키워드로 알고 있었다면 이제 그 지평을 넓힐 때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아세안문화원이 주관하는 영화제 ‘제2회 아세안 영화주간’이 오는 3월 12일 개막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키워드는 뭐니 뭐니 해도 ‘온:택트’.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아세안 8개국의 15편 영화가 소개되는 이번 영화제에서 놓치기 아까운 5개 나라 5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1 <엄마는 프로게이머> Mother Gamer
감독 : 얀용 쿠루앙쿠라
국가 : 태국
러닝타임 : 117분
등급 : 12세 관람가
똑똑한 모범생 아들이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한다는 것을 알게 된 엄마는 크게 낙심한다. 하필 한국 대회 참여 티켓이 걸린 지역대회가 중요한 시험 날짜와 겹치고, 엄마는 직접 e스포츠 팀을 만들어 아들의 팀을 예선탈락 시키려고 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 태국을 대표하던 배우 피야다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2 <무딕: 고향으로 가는 길> Homecoming
감독 : 아드리얀토 데오
국가 : 인도네시아
러닝타임 : 93분
등급 : 15세 관람가
라마단이 끝나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슬람 최대 명절의 무딕 기간을 소재로 삼은 영화. 무딕을 맞아 귀향에 나선 부부의 관계는 파탄 직전이다. 운전 도중 교통사고가 나고, 한 남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부부는 죽은 남자의 집을 찾아 용서를 구하려다가 죽은 남자의 아내가 지닌 비밀을 알게 되고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이슬람 문화와 젠더, 소수민족, 종교, 빈곤 등 인도네시아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
#3 <사랑이 들리시나요?> Isa Pa, with Feelings
감독 : 프라임 크루즈
국가 : 필리핀
러닝타임 : 102분
등급 : 12세 관람가
필리핀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던 필리핀 청춘 로맨스코미디 영화. 건축가 자격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낙담한 마라는 농인인 조카 헤일리와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수화를 배우기로 한다. 마라는 청각장애가 있어도 여느 사람들처럼 춤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수화 선생 갈리를 만나고, 수화와 춤이라는 매개로 청인과 농인이라는 간극을 좁혀가며 두 남녀는 점점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가까워질수록 서로를 연결하던 상실과 결핍이 이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4 <행복캠프> Tiong Bahru Social Club
감독 : 비 티암 탄
국가 : 싱가포르
러닝타임 : 88분
등급 : 15세 관람가
싱가포르 영화계를 주도하는 젊은 감독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서른이 된 아비는 일하던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단조로운 삶을 살던 중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자 행복캠프에 스태프로 입사한다. 행복캠프는 최첨단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네를 만들려는 곳. 할 일도 정해주고 여자 친구도 매칭해주고 누구나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행복캠프에서 아비는 조금씩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독특한 미쟝센과 풍자적인 스토리가 돋보이는 블랙코미디 영화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5 <소울 : 영혼> Roh
감독 : 에미르 에즈완
국가 : 말레이시아
러닝타임 : 82분
등급 : 15세 관람가
전쟁 중, 숲속에 기거하는 한 가족에게 미스터리한 소녀가 찾아온다. 그날부터 이 가족에겐 죽음의 공포가 드리우고, 수상한 사람들의 방문을 받게 된다. 가족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예산 영화이지만 밀도 높은 공포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2021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부문의 말레이시아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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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상영 정보>
온라인
3월 12일부터 25일까지 네이버TV ‘아세안 영화주간’
극장
3월 13일·14일 양일간 CGV 압구정 &
3월 20일·21일 양일간 부산 영화의전당
글 양수복
사진제공 아세안 영화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