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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7 에세이

두 번째 출발(2)

2021.09.10

* 두 번째 출발(1)에서 이어집니다.


-독학하면서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해?
=주로 유튜브에서 검색하는데, 알아가는 게 재밌더라. 멜로디와 가사를 합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소리들이 잘 어우러지게 믹싱을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더 좋은 소리로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계속 연구 중이야. 올해 2월에 발매한 이후로 새로운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 9월 중에는 완성할 수 있을 거야.

-첫 앨범 에 수록한 노래들에는 사랑에 대한 너의 경험과 상상한 이야기가 담겨 있잖아. 새로 만든 앨범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
=24년을 살면서 많은 관계에 치이고 힘든 일도 많았는데, 이 과정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솔직하게 표현했어. 우울한 감정을 자주 느끼는데 가장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음악이더라. 음악 덕분에 우울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어. 예전에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건 물론이고 남들이 뭘 하는 것도 부정적으로 바라봐서 오해가 생길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굳이 남까지 부정하려고 하지는 않아. 스스로도 우울감을 느꼈던 순간들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노래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어.

-사람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위로를 음악을 통해 느끼고 회복하는구나.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쉬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생각하는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데, 음악이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줘. 음악을 만드는 건 친구들과 노는 것만큼 재밌어.

-그래도 전보다 성격이 쾌활해졌다고 느꼈어. 인터뷰도 하고 말이야.
=예전 같으면 절대 인터뷰를 안 했을 거야. 관계를 통해 생성되는 삶의 기회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 뒤로 조금 달라졌어. 아, 규민, 현우, 서은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 내가 만든 음악을 좋아해주고 지지해주는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거든. 친구들을 보며 영감을 받기도 해. 이를테면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 한 친구가 “야, 비 올 때 들을 노래도 하나 만들어줘라.” 하고 말해서 만든 노래를 두 번째 앨범에 실을 거야.

-우울한 분위기의 음악을 만드는 네 노래 스타일이 비 내리는 날의 감성과 어울려.
=Emo Rap이라는 장르를 추구하는데, 말 그대로 감정에 관련된 우울하고 공허한 느낌의 음악을 말해. 라임을 지키면서도 멜로디가 있는 보컬로, 랩인 듯 노래인 듯한 음악이야. 최근 음악 장르 사이의 벽이 허물어졌다고 생각해. 장르마다 각기 매력이 다르지만, 내가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는 내 감정에 솔직하려고 하다 보니, 우울한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나 봐.

Track 03 개화

=박상혁이라는 사람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며 살고 있어. 음악 해서 먹고살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아직은 만드는 일 자체에 재미를 느껴서 수입이 없어도 괜찮아. 비트에 하나하나 나만의 소리들을 덧입혀 온전히 내 걸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아. 요즘에는 음악을 듣는 것보다 만드는 게 더 재밌어서, 다른 사람들 음악도 잘 안 듣고 내 노래만 계속 들어.(웃음)

-작업실이 되어주는 이 집에는 얼마나 더 있을 계획이야?
=이번에 이사하면서 나만의 방을 가지는 경험을 해서 좋았는데 독립해서 혼자 살고 싶기도 해. 가족과 트러블이 생겨서 방 밖으로 나가는 게 불편해질 때면 얼른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하지만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결국 가족이 있기에 버틸 수 있고, 집이 없으면 이 행복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소중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공간인 이 집에서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계속 있을 거야.

-상혁이에게 서울의 집은 어떤 공간인지 궁금해.
=차가운 도시 속에 가장 따뜻한 공간이야. 서울은 되게 차갑고 치열하면서도 매력적인 도시거든. 치열하게 출근해서 차가운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은 차가운 공기가 내리는 밤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가장 편한 이불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하잖아. 차가운 순간들을 견디느라 힘든 하루를 위로받는 공간, 가장 따뜻한 공간이 집이 아닐까? 이와 비슷한 생각으로, ‘자장가’라는 노래를 만들었어.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사회 속 어른들의 말에 물들지 않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집에서 이 음악을 들으면서 잠이 들고 싶다는 내용이야.

-가장 따뜻한 공간에서 피어나는 상혁이만의 노래들을 얼른 듣고 싶어.
=피어난다는 표현을 들으니, ‘개화’라는 트랙도 떠올라. ‘과거에는 힘들었는데, 이제는 괜찮아지려고 한다. 내 안에 열매를 맺어보겠다’라는 내용이야. 열매를 맺기 전에 꽃이 피잖아. 지금의 나는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이 피려고 하는, 괜찮아지려고 노력하는 때라고 생각해.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재지팩트가 부른 ‘Always Awake’라는 노래의 ‘잠이 든 자에게는 내일이 와. 허나 난 내가 먼저 내일을 봐’라는 가사를 좋아해. 좋아하는 것에 새벽을 투자하는 게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나도 하거든. 집에서 나만의 음악을 만들다가 시간을 보면 어느새 대여섯 시간씩 지나 있어. 음악을 만들 때만큼은 무척 행복해서 밤을 새울 때가 많은데 이렇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내 젊음이 좋고, 지금 나의 삶이 참 좋아.


글. 손유희 | 사진. 이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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