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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65 인터뷰

미지근하게 오래 보는 우정 :: 가수 최고은

2021.12.24 | 모든 것이 '우정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모든 것이 ‘우정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최고은은 새 앨범 ‘오늘의 난 미지근하게 축제’의 주제로 ‘우정스러움’을 잡아 뮤키디오(Muookideo. 음악+책+비디오 합성어)라는 형식에 담았다. 이 새로운 형식은 최고은의 친구들이 글, 디자인, 영상 등으로 참여한 우정의 산물이다. 집에서 원테이크로 찍은 영상 안에선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 낭독과 최고은의 노래가 오간다. 서로의 목소리를 주고받으며 ‘나’에서 시작해 나와 너, ‘우리’가 되는 우정의 여정을 떠난다. 최고은은 우정의 적정 온도를 미지근함이라 말한다. 그리고 미지근함을 오래도록 지키기 위해선 서로를 돌봐야 함도 잊지 않는다. 우정을 무척이나 우정 하기에 노래하는 최고은을 만났다.

Q. 이번에 발매된 ‘오늘의 난 미지근하게 축제’는 김소연 시인의 글과 목소리가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앨범이다. 어떻게 앨범 작업을 함께 하게 됐나?
이번 앨범의 주제를 무엇으로 잡을지 오래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음악 한 지 11년 차가 되다 보니 자기만족이 있어야 계속 음악 할 힘이 생기겠더라. 내가 잘 풀어내고 싶고 관심 있는 주제로 담으면 좋겠다 싶어서 생각한 것이 우정이었다. 곡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왔을 때, 이야기를 전하는 데 있어 가사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들어서 김소연 시인에게 연락하게 됐다. 김소연 시인과는 음악 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그가 낸 에세이나 시에 우정의 이야기가 많았다. 김소연 시인에게 “지금 앨범을 준비 중인데 마무리를 못 짓고 있다. 김소연 시인의 글과 함께하면 우정이란 주제를 힘 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더니 “고은 씨가 작업한 음악들 좀 나한테 보내줘요.”라는 답이 왔다. 음악을 보내고 20개에 가까운 미발표 산문을 받았다. 그 글들이 노래와 무척 맞닿아 있었고 그렇게 서로 있던 곡과 있던 글을 엮어 앨범을 만들게 됐다.
Q. 첫 번째 트랙 ‘오늘의 난’의 “오늘의 난 어제의 내가 보고 싶어서”라는 가사와 에필로그 산문의 “오늘도 어제처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처럼 앨범 속 맞닿는 문장들은 우연의 산물이었나.
사람들이 함께 곡이나 책을 만들 땐, 주제를 먼저 정하고 각자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앨범은 서로 언제 어디에서 만들었는지 모르는 기존 작업물을 우정이라는 주제로 한번 엮어볼까 해서 엮었는데 그게 거짓말처럼 닮아 있던 경우다. 우연했기에 더 멋진 결과물이 된 것 같다.
Q. 낭독과 함께 노래하는 건 듀엣으로 노래할 때와는 다른 감각일 것 같다.
김소연 시인의 산문과 나의 음악은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는 관계다. 음악 앞에 글이 있으니 사람들이 더 공감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 같고, 산문은 끝나는 동시 음악으로 확장된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컬래버레이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우정스러움’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의 생각과 감정은 다르지 않나. 동상이몽 하더라도 미지근하게 오랫동안 관계를 가지고 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느낀다. ‘미지근하게 오래 보자.’ 이것이 내가 생각한 우정스러움이다. 근데 ‘미지근하게’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오래 안 봐서 섭섭한 마음이 들 수도 있고 너무 뜨거워서 빠르게 소진될 수도 있으니까. 너무 차가워지거나 뜨거워지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안부를 묻고 축하와 위로를 건네며 서로에게 희미하게나마 연결되어 있는 관계. 그게 우정스러움이라 생각한다.
Q. 이번 앨범의 형식을 ‘뮤키디오’라고 부르더라.
‘뮤키디오’는 세상에 없던 단어다. 매니저들과 함께 머리 쥐어짜며 만들었다. 매거진(Magazine)과 책(Book)이 합쳐진 형태를 무크지(Mook紙)라 불렀던 것에서 착안했다. ‘오늘의 난 미지근하게 축제’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기존에 없던 형태에 담아내는 게 목표였다. ‘REAL’은 원테이크 라이브 영상을 앨범화한 형태고, 이번엔 거기에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가 들어간 거다.
음악, 책, 비디오 세 가지가 함께 있는 이런 형태의 앨범을 국내에서는 아직 못 봤었다. ‘아, 이때다! 신조어를 만들어야 한다.’ 싶어 이게 얼마나 퍼뜨려질지는 모르겠지만 ‘뮤키디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점에 놓는 게 적합할지, 음반 매장에 놓는 게 적합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실험적인 형태다.

Q. 서울부터 대전, 광주, 전주, 통영까지 전국 곳곳에서 ‘오늘의 난 미지근하게 축제’를 열었다. 앨범 발매 전 대면으로 관객들과 만나 ‘오늘의 난 미지근하게 축제’를 들려주는 자리였는데 어땠나.
소규모 공연으로 돌았기 때문에 많게는 몇 십 명, 적게는 열 명에서 스무 명 사이의 관객들과 공연을 했다. 적은 인원인 만큼 그분들과 깊이 교감했던 시간이었다.
주제가 ‘우정스러움’이다 보니 관객들이 공연에 자기 얘기처럼 공감을 많이 해줬다. 눈물을 보인 관객분도 계셨다. 막 슬프거나 눈물을 유도하는 앨범이 아닌데도 우정에 대한 이야기라 각자에게 떠오르는 관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여러 도시를 돌며 ‘아, 이게 사람들이 공감하는 주제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Q. 이번 앨범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닿았으면 좋겠나.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닿았으면 좋을지를 모르고 11년을 살아왔기 때문에(웃음) 그냥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이 앨범을 자신의 얘기처럼 공감하며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65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이현주 | 사진.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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