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생각의 생각, 배우 이학주 (1)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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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뭔가요?
고등학생 때 막연하게 방송국 같은 데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연극영화과(연출 전공)에 지원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멋있어 보이니까 허영을 부린 거 같아요. 연기와 연출이 전공이 나뉘어 있었는데, 연기 수업이 기초 필수라 무조건 들어야 했거든요. 연기란 걸 처음으로 하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후련한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다 연극으로 방향을 틀면서 연기를 하게 됐어요. 그때는 너무 못해서 친구들이 다 그만두라고 했어요.(웃음) 무대에 서면 얼어서 팔을 딱 붙이고 걸어 다니니까요.

단편영화와 연극 출연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연기 경력이 10년 차시죠. 이제는 연기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요. 왜 저는 어떤 역할을 하든 어려운 건지, 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건지, 배우가 적성에 안 맞는 게 아닌지 가끔 생각해요. 어떤 게 주어지든 시원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말이죠. 그렇지만 이제는 그냥 나의 특성인가 보다 싶어서 어려움이 찾아와도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요. 뭐, 언제는 쉬웠나 생각하는 거죠.(웃음)

하지만 연기파 배우로 인식되고 있잖아요. 실제로 온라인상에 팬들이 연기를 자세하게 분석한 글도 많이 있고요.
그런 반응을 보고 초반에는 얼떨떨하면서 괴리감도 들었는데요. 이렇게 열심히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크게 힘이 되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그러다가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해야 그분들이 좋아했던 모습이 나올 거란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하고요.

MBTI가 INFP로 나오던데, 평소 성격이 어떤 편이에요?
INFP는 내성적이라 누가 나한테 집중해주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관심이 없으면 또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에요. ‘내성적인 관종’ 스타일이죠. 피곤한 성격이에요. 하고 싶대서 데려왔는데 쑥스러워해서 다독이기까지 해야 하는 거죠.(웃음)

재킷 MSGM
팬츠 엘무드
티셔츠 우영미 파리
슈즈 까르미나 by 유니페어
링 논논 by 아몬즈, 마씨에르 by 아몬즈, 아프로즈 by 아몬즈

집에 있을 때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세요?
모카(반려견)랑 산책하고 <귀로 듣는 삼국지>를 열심히 들어요. <삼국지>에 대해 알고 싶은데 읽기는 좀 부담스러워서 잠자기 전에 듣거든요. 근데 항상 황건적의 난에 들어가는 순간 잠들어요. 그때부터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서 삼국지가 시작되는 건데 그 전에 잠들어서 삼국이 시작되지 못하고 있어요.

올해의 목표는 뭔가요?
편해져보는 게 목표예요.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좀 즐겨보자, 그런 마음이라도 가져보고 싶어요.

배우 이학주 님의 인터뷰 전문과 더 많은 화보는 《빅이슈》 274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진행. 김송희·양수복
사진. 김영배
헤어. 조은혜
메이크업. 박차경
스타일리스트. 정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