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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화 예술계, 유통업계, 사회 공헌 분야에서 일해왔다. 직무는 기획, 교육, 홍보, 마케팅, 행정까지 참 다양했다. 30대 초반,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던 시기가 있었다. 경력직으로 이직했지만 일에 적성이 맞지 않아 8개월 만에 퇴사했다. 근속 기간이 짧다 보니 생각보다 재취업이 쉽지 않았다. 두 달 동안 50군데 넘게 입사 서류를 넣고 면접을 열다섯 곳 이상 봤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나는 ‘고용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마음과 정신이 피폐해졌지만 다시 사회로 안착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온전히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자기만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애써 나를 달랬다. 아르바이트, 인턴, 계약직을 돌고 돌아 정규직이 된 어느 날, 내 안에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터졌다. 몇 년째 방치했던 마음의 병이었다.
일단 정신과에 가서 의사와 상담을 했다. 의사는 항우울제를 처방해줬으나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다음엔 가족이나 연인에게 내 상황을 털어놓았다. 진심으로 조언해줬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었다. 살면서 마음의 병이 나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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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받는 한국 청년들
국무조정실이 발간한 <2021년 청년정책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9~34세 인구가 약 1,000만 명이라고 한다. 질병관리청의 ‘2021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청년 스트레스 인지율이 2010년과 2019년을 비교해봤을 때, 32.1%에서 35.1%로 상승했다고 한다. 남성은 25.8%에서 28.7%로, 여성은 38.8%에서 42.3%로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아졌다. 스트레스 인지율이란 일상생활 중에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분율을 말하며, 20~30대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난다. 국무조정실이 발간한 <2021년 청년정책백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경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스트레스 인지율이 두드러지게 높은 특징이 있으며, 남성은 약 15년 동안 오히려 감소(0.5%P)했지만 여성의 경우 증가(5.3%P)해 2019년 기준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높게 나타났다.
우울감 경험률은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등을 느낀 분율을 말한다. 청년층의 우울감 경험률은 13%로 높게 나타나며, 특히 여성의 경우 17.7%로, 8.9%인 남성에 비해 높게 측정되었다. 주요 우울 장애 1년 유병률이란 지난 1년 동안 ‘주요 우울 장애’를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다. 보건복지부의 ‘2021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데이터인 2016년 기준으로 봤을 때, 남성 청년이 3.1%로 여성 청년 2.9%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 청년의 고의적 자해(자살)에 의한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세는 2017년 10만 명당 13.3명에서 2020년 19.6명으로, 25~29세는 19.6명에서 23.7명으로, 30~34세는 23.3명에서 25.8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청년들이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유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많았고 직장 문제, 외로움, 고독, 가정불화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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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서울시에서는 매년 청년 마음건강 심층상담 무료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심리 지원이 필요한 만 19~39세 서울 거주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전액 무료로 온라인 자가심리검사인 다면적 인성검사(MMPI-2-RF)를 실시하고, 청년 상담 파트너가 배정되면 일대일 맞춤형 심층 상담을 최대 7회 지원한다. 2022년에는 3월(1차), 5월(2차), 7월(3차), 9월(4차)로 총 4회로 나눠 신청받고 있다. 서울 청년의 우울감과 고립감을 예방하고 마음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니 관심 있는 청년이라면 다산콜센터 120으로 문의하거나 ‘청년몽땅정보통’에서 신청하면 된다(youth.seoul.go.kr).
청년 정책 종합지원센터인 ‘서울청년센터 오랑’도 추천한다. 서울시 강동·강북·강서·관악·광진·금천·노원·동대문·마포·서초·성동·은평구 등에 ‘서울청년센터 오랑’이 있다. 지역마다 ‘상담오랑’을 진행하고 있는데, 담당 매니저와 대화하며 일대일 맞춤형 청년 정책을 연계해준다. 지역별 오랑을 직접 방문하거나,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소통할 수 있다. 단순 생활 지원뿐 아니라, 마음건강 지원이 필요할 때 전문 기관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청년을 만나보고 싶다면 커뮤니티 참여도 가능하다. ‘프로그램 오랑’에 참여해 본인과 비슷한 관심이나 고민을 가진 청년들과 만나고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마음건강 프로그램’으로 키워드를 설정해 찾아보면 비구직‧고립‧은둔 등 각자의 이유로 또래 청년들과 느슨한 연대가 필요한 청년들을 위한 모임들이 개설되어 있다.
이 글은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2)'로 이어집니다.
글. 윤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