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마음>
위근우 지음, 시대의창 펴냄
사람들은 왜 케이콘텐츠에 열광하는가. 나만 박태준의
<외모지상주의>가 찜찜한가? 나만 <오징어 게임>이 불편한가? 왜 다들 배우 하연수를 미워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나만 그래?’ 하는 마음이 생기면 위근우의 글을 찾아 읽는다. 위근우는 성역 없이 대중문화 비평을 이어온 몇 안 되는 글쟁이 중 한 명이다. 원론적인 결론, 요리조리 핵심을 피해가는 종류의 글이 아니라 논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제시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전작 <프로불편러 일기>와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에 이어 최근 3년간 쓴 글을 모은 이 책에서는 화제성은 압도적이나 작품성에서는 물음표를 남긴 작품들을 비판하고 이슈의 중심이 된 인물들의 잘잘못을 파헤친다. 마치 읽는 소화제처럼 그의 글을 읽으면 배배 꼬여서 불편할 대로 불편한 속이 편해진다. 뾰족하고 정밀하게 대중문화의 논점을 찌르는 글을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 <뾰족한 마음> 표지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
버지니아 울프•비타 색빌웨스트 지음, 박하연 옮김, 큐큐 펴냄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과 이 이상하게 조용한 저녁을 홀로 앉아 있는 당신을 생각하면서 견디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 외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단 한 줄만이라도 보내줘. 당신은 내게 정말로 큰 행복을 줬어….”
이 절절한 편지의 발신인은 <자기만의 방>, <댈러웨이 부인>을 쓴 페미니스트 작가 버지니아 울프다. 그렇다면 수신인은 누굴까? 소설 <올랜도>의 모델인 비타 색빌웨스트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연인이자 친구이자 사제였고, 이들이 20여 년에 걸쳐 주고받은 서간문은 그 자체가 문학으로 남았다. 한 파티에서 처음 만난 버지니아와 비타는 서로 다른 이유로 강렬하게 끌렸고, 서로를 반려견의 이름 ‘타우저’와 ‘포토’로 부르며 친밀하고 달콤한 관계를 쌓아갔다. 두 사람이 나눈 편지를 엮은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는 두 인간의 소통이 빚을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을 대신 느끼게 해준다.
ⓒ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 표지
글. 양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