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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3 컬쳐

OTT ― 바람을 기다리며 <도쿄 방치 식당>

2022.09.26

ⓒ <도쿄 방치 식당> 스틸컷

설교만 있는 드라마는 감정이입이 쉽지 않다. <도쿄 방치 식당> 역시 일본 드라마에서 느낄 수 있는 시청자를 향한 가르침과 교훈이 빠지지 않는다. 다만 매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새로운 등장인물의 사연을 통해 그 선을 교묘하게 지킨다. 장소나 인물 외에도 반복되는 레퍼토리는 음식과 술, 식당 근처의 독특한 경관과 관련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손님이 별로 없는 선술집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이 작품은 자연스레 <심야식당>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어촌을 배경으로 하는 작은 선술집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아이돌, 정치인, 작가 등 손님들의 개성과 배경에 따라 변화하는 스토리가 역동적이다. 주인공이자 선술집 직원인 마노 히데코의 독설 혹은 조언은 특산물로 만든 요리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소박한 선술집에서 술과 안주를 먹는 사람들은 낯선 섬에 도착한 직후의 긴장감을 한껏 풀고 자신의 괴로움과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다시 방치된 식당에 방문할 날을 그리워하면서 육지로 돌아간다.

ⓒ <도쿄 방치 식당> 스틸컷

선술집의 이름은 ‘카제마치야’. 바람을 기다리는 집이라는 뜻이다. 시원한 공기가 통하는 선술집 분위기처럼 이 드라마에는 도시인들에게 낯선 탁 트인 자연경관과 바다 생물이 자주 등장한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더 설레는 드라마가 되는 포인트다. 이것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건 선술집 카제마치야가 도쿄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이즈오섬은 도쿄에서 배로 1시간 45분 거리에 있는, 도쿄도에 속한 지역이다. 육지를 오가는 배도 몇 척 없고, 그나마 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꼼짝없이 섬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하는, “여기가 도쿄라고?” 하고 놀랄 수밖에 없는 곳이다. 멋진 가게도 없고 인구도 적지만 꼬박꼬박 낚시를 하고, 방문객을 택시로 태우고, 선술집을 여는 사람들이 있어 섬은 생명력을 갖는다. <니시오기쿠보 3성 양주당>이나 <미식탐정 아케치 고로> 등 음식과 드라마가 섞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웨이브, 왓챠, 티빙 시청 가능


글. 황소연
사진. 웨이브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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