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 오드리 로드 지음, 송섬별 옮김, 디플롯 펴냄
시인 오드리 로드는 아프리카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뉴욕 할렘가에서 태어났다. 페미니즘의 기념비적인 인물이기도 한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전신화’라는 장르를 새롭게 탄생시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흑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깊게 탐구한다. ‘친구이자 연인으로서 함께 일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인 ‘자미’는 저자에게 흔적을 남겼던 수많은 여성들이 스스로를 정체화했던 단어로, 그 여성들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삶을 꼿꼿하게 살아낼 수 있었음을 오드리 로드는 밝힌다. 비주류에 속한 자로서 늘 감춰지길 강요받았지만 그는 차별받는 자로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존재할 곳을 찾으며 또 만들어낸다. 사랑했던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이자 자기 뿌리를 되새기는 한 인간의 역사를 담은 책으로서 <자미>는 새로운 신화가 되어 우리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준다.
ⓒ <자미> 커버
<음식 중독> 마이클 모스 지음, 연아람 옮김, 민음사 펴냄
인간은 음식에 중독될 수 있는가?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중독될 수 있는 모든 물질 가운데 뇌를 자극하는 데 음식보다 빠른 것은 없다.” 물론 모든 음식이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자주 끌리는 음식들을 생각해보자. 기름에 튀긴 음식, 패스트푸드, 전자레인지에 몇 분만 돌리면 완성되는 간편식 등이 쉽게 떠오른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 몸은 더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자꾸만 원한다. 그 이유는 뇌의 갈망 스위치, 즉 보상회로가 작동되는 원리 속에 있다. 특정 요소가 뇌의 보상회로를 빠르게 활성화할수록 중독될 확률이 올라가는데, 담배 연기는 10초가 걸린다고 한다. 설탕은? 0.6초다. 1초도 안 되는 이 빠른 속도 때문에 우리는 더 자극적인 음식을 원하게 되고 그 맛이 주는 쾌락을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 <음식 중독>은 이 중독성을 이용한 가공식품 업계의 실상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고발한다. 더불어 자극적인 음식 환경에 노출된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건강한 식습관은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이끈다.
ⓒ <음식 중독> 커버
글. 원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