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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4

조울증 이후 펼쳐진 새로운 세상 (1)

2023.03.07


'<헴펠(Hempels)>은 조울증을 겪었던 하트무트 하커(Hartmut Haker)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커는 조울증을 앓고 난 후 용기를 되찾았으며,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조울증 환자를 돕고자 한다.'


하트무트 하커는 인터뷰 장소로 호숫가를 제안했다. 자연과 등산, 걷기 모두 하커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커는 자연에서 평화를 얻으면서 명상을 한다고 밝혔다. 과거 하커의 삶은 재앙이 눈앞에 보이는 오랜 고난의 여정과 같았다. 하지만 이제 하커의 일상은 인터뷰 장소인 라체브루크 호수(Ratzeburger Lake)의 화창한 어느 오후처럼 고요하면서 평화롭다.

하커는 어두운 색상의 방수 재킷과 체크 셔츠에 안경을 쓰고 한적한 어느 한 시골 마을에 서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 삶은 아름답다. 세상에는 살아갈 가치를 지닌 요소가 많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커는 자신만의 삶의 이유를 찾고는, 조현병 증상을 동반한 조울증을 앓던 삶에서 앓기 전의 삶으로 돌아갔다. 이어 그는 “젊은 시절, 두려움과 불안감, 우울감에 시달린 뒤 마침내 용기를 되찾았다.”라고 밝혔다.

숨지 않아도 되는 삶

ⓒ <Hempels>

이제 하커가 라체브루크 호수에 가서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하커는 숨으려 하지 않고, 세상에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려 한다. 라체부르크 출신인 48세의 친근한 외모를 지닌 그는 어느 한 여인의 남편이자 열 살 난 남자아이의 아버지이며, 공학 사무실의 전일제 디자이너이다. 그는 이제 조울증이라는 고통스러운 정신 장애를 극복할 방법을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조울증과 조울증 환자를 향한 낙인을 없애는 데 앞장선다. 하커의 조울증 극복 방식은 추후 많은 독자가 접하게 될 글을 쓰는 것이었다.

과거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하커는 고등학교 졸업 후 법학을 공부했으나 몇 학기가 지나면서 대인 관계 단절, 부모의 이혼을 겪은 뒤 심리적 문제가 생겼다. 당시 하커는 누군가가 자신을 쫓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신병원과 일반 병원에 열다섯 번 입원했으며, 두 차례 극단적 시도를 했다. 또 과도한 음주와 도박에 빠지기도 했으나 결국 모두 극복했다.

독일 인구의 3분의 1은 간혹 희열감으로 가득한 조증 단계를 겪은 뒤 심각한 동기 상실과 낙담이라는 우울 단계가 이어지는 등, 개인의 극단적인 감정 변화의 원인이 되는 조울증을 앓는다. 우울증을 앓는 인구 비율은 더 높다. 독일우울증지원재단(Deutsche Depressionshilfe)은 독일 인구의 8%가 매년 우울증에 시달리며, 남성보다 여성이 그 비율이 더 높다고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우울증 환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은 우울증 환자를 향한 낙인이 점차 사라지면서 과거보다는 우울증을 앓는 이들이 도움을 청하기 쉬워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커는 “맞다. 독일 사회는 지난 몇 년간 정신질환 환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큰 노력을 펼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펼친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바로 하커가 직접 나서서 다른 환자를 독려하고 정신질환과 환자에게 찍힌 낙인을 없애고자 하는 이유이다.

이 글은 '조울증 이후 펼쳐진 새로운 세상 (2)'로 이어집니다


글. Peter Brandhorst
한글 번역. 고다솔
기사제공. <Hemp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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