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베어> 스틸 ©FX,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일이 가끔 있는데, 할 때마다 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내 직업 때문인지 ‘예술 분야로 장래를 잡으려고 하는데 괜찮은가?’, ‘하고 싶은 일과 돈을 잘 벌 수 있는 일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같은 질문들. 내 코가 석 자라 답변해줄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 할 것 같아 열심히 답변을 해주는 편이다.
내 답은 간단하다. 일단, 말린다. “예술 작품을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이 좋다면, 다른 직업을 가지라.”고 말한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돈을 벌고 시간의 여유가 많은 것이 예술을 향유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이런 사람은 평생 예술 애호가로 살며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창작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이들에게는 “잘됐을 때 말고 일상적인 모습을 상상하라.”고 조언한다. 영화로 한번 생각해보자. 보통 영화 연출 하면 떠올리는 미래의 모습이 있다. 감독이 되어 유명 배우들과 영화를 촬영하고, 스태프들과 좋은 장면을 위해 고심하고, 세계 각지로 로케이션을 다니고, 영화제에 초대돼서 대담을 하는 멋진 모습, 아마도 언론에서 본 이런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연출부 생활만 하다 나이가 들어 포기하기도 하고, 독립영화 한 편을 찍기 위해 수년간 파트타임으로 돈을 벌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게 최악이 아니라 보통의 모습이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다. 나만 해도 책을 다섯 권 이상 낸 평범한 작가지만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생활이 여의치 않아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하고 싶다면, 그렇게 살아도 예술에 애정이 줄지 않고 행복할 자신이 있다면 열심히 자신의 꿈을 좇으라고 조언해준다.
냉혹하게 들리겠지만, 이 답변은 꿈을 좇는 이에게는 꽤나 낭만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정확히 청소년 때 내가 저런 말을 듣고 오히려 불타올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한다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크다. 그럼 그렇게 꿈을 이룬 사람은 행복할까? 그게 오늘의 진짜 이야기다.
추천 콘텐츠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제목: 더 베어
포인트
인생: ★★★★
스트레스: ★★★
요리: ★★
이 글은 '<더 베어> (2) : 이토록 지긋지긋하고 찬란한 인생이라니'에서 이어집니다.
소개
오후(ohoo)
비정규 작가. 세상 모든 게 궁금하지만 대부분은 방구석에 앉아 콘텐츠를 소비하며 시간을 보낸다. <가장 사적인 연애사>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등 여섯 권의 책을 썼고 몇몇 잡지에 글을 기고한다.
글. 오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