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콘텐츠는 너무 많다! 매번 어떤 콘텐츠를 볼까 고민만 하다 시작조차 못 하는 이들을 위해 일단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웹소설을 소개한다. 키워드가 취향에 맞는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화’만 읽어보자.
갓겜하다 갓됨 갓뎀! 웹소설 ⓒ 이미지제공. 리디북스
#사이버교주수 #세치혀수, 강렬한 키워드부터 일단 클릭하게 만드는 제목까지. 아직 가시지 않은 더위를 완전히 물리치고 싶다면 <갓겜하다 갓됨 갓뎀!>(이하 ‘갓갓갓’)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천만 장 이상 팔리며 수많은 광신도 팬덤을 양산한 액션 RPG 게임 ‘헤러틱 슬레이어’의 외전 게임 ‘컨클루드: 아더갓의 사도’. 흔한 액션 RPG 게임들이 그렇듯 이단심문관이 사악한 악신을 모시는 사교도들, 즉 악역을 박멸하는 게 목적인 본편과 정반대로 ‘사교도의 교주 되기’가 콘셉트인 외전 컨클루드는 출시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는다. 심지어 장르도 액션 RPG가 아닌 전략 시뮬레이션. 본편만큼이나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탄탄한 팬덤을 생성했고, 주인공도 그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플레이어 중 하나에 그쳤고, 이제는 이 게임을 하지도 않는데 왜 하필 내가 이 게임 속에 빙의하게 된 걸까? 비록 1300시간을 플레이하긴 했지만, 전략 게임의 특성상 그 정도로는 ‘그냥 게임 좀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총 16종류의 아더갓(외우주 너머의 신, 아우터갓과 비슷한 코스믹 호러적인 존재)이 존재하며 어떤 신을 믿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어버리는 컨클루드의 세계관은 사교도, 광신도 등의 소재와 중세 특유의 피폐하고 호러한 느낌이 어우러져 코스믹 호러적인 느낌을 선사한다.(예를 들어, 아더갓 중 하나인 ‘역병신’을 믿을 경우, 전염병을 최대한 널리 퍼뜨려서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질병을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왜 하필 1만 시간을 넘게 플레이한 고인물 유저들이 아니라 기행과도 같은 플레이를 저지르는 유저들에 질려 게임을 접은 주인공이 게임 속에 빙의하게 됐을까? 스포일러가 될까 밝힐 수 없지만, 초반부터 더위가 싹 가실 만한 반전이 밝혀지니 5화까지는 꼭 지켜보자. 반전을 한번 겪고 나면, 이게 주인공의 서술 트릭인지 진실인지, 여기가 게임 속인지 현실인지 헷갈려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더갓과의 키보드 배틀에서 트레잇(특성) 보상을 얻어낼 정도의 말발과 세 치 혀로 모든 이들을 홀려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소시민적인 면모까지 갖춘 파비오(수)가 궁지를 벗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절로 ‘갓갓갓’에 과몰입하게 된다. 파비오의 세 치 혀를 감당해내는 것은 물론 누가 누가 더 광기 있나 대결이라도 하는 듯한 이단심문관 아타나스(공)의 무시무시한 능력에도 주목해보자. 다만, 공 캐릭터의 등장 시기가 비교적 늦고 BL 중 ‘L’, 즉 로맨스 비중이 높지는 않으니 감상에 참고하자. 극사실적인 게임 커뮤니티 말투, 고어한 묘사 등이 불호 요소가 될 수도 있겠으나, 만약 취향에 맞다면 ‘인생작’이 될지도 모르니 우선 ‘갓갓갓’의 첫 장을 펼쳐보자.
글. 김윤지│이미지제공. 리디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