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없고 콘텐츠는 너무 많다! 매번 어떤 콘텐츠를 볼까 고민만 하다 시작조차 못 하는 이들을 위해 일단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웹소설을 소개한다. 키워드가 취향에 맞는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화’만 읽어보자.
ⓒ <9회말 2아웃 러버> 표지
이제 시작된 야구 비시즌, 과몰입의 대상이 필요하다면 여기에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신인 시절 한국 시리즈 MVP를 거머쥐고 스물한 살의 나이에 다승왕에 탈삼진왕까지 휩쓸었지만, 팔꿈치 인대 부상 이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그저 그런 선수가 되어버린 비운의 투수 오정현(수). 그의 남편이자 서른네 살의 나이에 벌써 대한민국 레전드 3루수로 자리 잡은 국가 대표 3번 타자 한서윤(공). 팀의 차기 에이스였으나 부상 이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소속팀에 애정을 가진 ‘원클럽맨’임에도 FA 때마다 늘 아쉬운 대우를 받는 투수라는 설정은 과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실제로 “둘 다 우리 팀 올래?”, “왜 우리 팀엔 저런 선수 없냐.”라는 야구팬들의 댓글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야기는 서윤과 정현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 부부가 된 시점에서 시작된다. 서른여섯 살. 투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두 번째로 들려온 인대 부상 소식은 선수 생명의 끝을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혼 7주년 기념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 정현은 서윤에게 다시 한번 분명히 은퇴 의사를 전하지만 누구보다 제 선택을 존중해줘야 할 남편은 늘 그렇듯 반대만 한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직접 확인하길 바란다.)을 내뱉는데 이에 실망한 정현은 이혼을 선언하고야 만다. ‘다음 생에는 너랑 결혼할까 보냐.’ 그렇게 생각했을 뿐인데 정말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 난기류를 만난 건지 기체가 흔들렸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눈을 뜨니 스물두 살이고 오늘은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개막전 날이란다. 부상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던 투수가 다시 꿈을 펼칠 기회를 얻은 셈. 부상 이후 재활에는 성공했지만, 수술 전과 똑같이 공을 던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정현에게 부상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고, 어쩌면 과거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야구를 잘 안다면 더욱 재미있겠지만 야구 관련 설정을 쉽게 풀어내는 데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어 야구를 잘 모르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실감 나는 ‘커뮤’ 반응과 어느 구단에나 한 명쯤 존재할 법한 선수들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묘사는 몰입감을 높여줘 잠시 응원 팀을 제쳐두고 ‘VL 레인디어스’라는 팀을 응원하게 된다. 전생에는 부부였지만 지금은 정현만 일방적으로 서윤을 알고 있는 상황에 둘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롭다. 전생의 기억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헷갈리게 구는 서윤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과거 스물두 살의 정현이 인생 투구를 펼쳤던 개막전의 향방이 궁금하다면 5화까지는 지켜보자.
장르: BL
회차: 118화(23년 11월 7일 기준, 미완결)
플랫폼: 리디북스
키워드: #야구물 #오메가버스 #오해/착각 #첫사랑 #연하공 #직진수
글. 김윤지│이미지제공. 리디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