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대충 만들어진 것 같지만, 자세히 볼수록 귀엽고 정이 가는 키링들은 개성을 드러내는 최신의 소품이다. 앞에 가는 사람의 가방에 달린 키링을 보고 ‘어디서 샀지?’ 궁금했다면, 키링이 빼곡하게 모여 있는 팝업스토어에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팝업스토어 Fluffy Keyring News 2024 내부
숍의 분위기는 훈훈했다. 추운 날씨와 대비되듯, 원모어백 매장에서는 폭신하고 따뜻한 질감의 키링이 손님을 맞이했다. 알록달록한 색감에 구경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들떴고 설렜다. ‘인형 키링계의 빅 이벤트’라는 수식어로 알려진 ‘플러피 키링 뉴스 2024(Fluffy Keyring News 2024)’라는 이름의 팝업스토어가 서촌 원모어백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월 5일부터 열린 이번 팝업스토어는 시즌 1과 시즌 2로 나누어 두 달간, 2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서울 서촌에 위치한 매장에서 직접 키링을 보고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원모어백 홈페이지에서 키링을 주문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였다.
키링이 꽉 채워진 숍에서 사람들은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수많은 키링을 꼼꼼하게 보기 위해서였다. 바쁜 도심에선 느끼기 힘든 속도다. 이번 팝업스토어에는 브랜드와 작가를 통틀어 45팀의 200종 이상의 인형 키링이 손님을 맞이했다. 정면의 벽뿐 아니라 코너 선반, 포토존으로 기능하는 거울에도 키링은 꽉 차 있었다. ‘하찮은 귀여움’으로 인기를 모은 소품 브랜드 ‘띠로리소프트’뿐 아니라 브라키오 캐릭터로 잘 알려진 ‘조구만스튜디오’ 등 깜찍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의 소품이 손님을 맞이했다. 키링을 촬영하는 이들뿐 아니라 키링과 함께 셀카를 찍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삼삼오오 모여 키링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귀엽다는 말이 넘쳐흘렀다. 대부분 2⁓30대 남녀였지만, 어린이 손님도 종종 보였다.
소품 숍 즐비한 서촌에서 기념품을
키링을 유심히 구경하던 20대 여성 ㄱ씨와 ㄴ씨에게 키링숍에 방문한 계기를 물었다. 서촌에서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서촌’과 ‘키링’이라는 키워드로 SNS 서치를 한 후 이 팝업스토어에 방문했다고 한다. “요새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방에 키링을 하나씩 달고 다니더라고요. 벽에 걸린 곰돌이 키링이 맘에 들었는데 생각보다 커서, 적당한 크기를 찾아보려고 해요.” 이전 만남 때도 기념으로 키링을 함께 구매했다는 두 사람은 이번에도 함께 달고 다닐 키링을 찾는 중이었다.
실제로 팝업스토어에는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복슬복슬하고 작은 키링뿐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의 키링이 진열되어 있었다. ㄱ씨와 ㄴ씨처럼 서촌 방문의 기념품으로 구매하기에 손색이 없는 귀여운 물건들이었다. 원모어백뿐 아니라 서촌이라는 공간에는 귀여움을 목격할 수 있는 작은 숍이 다양하다. 그랑핸드 서촌, 댄싱그랜마, 올라이트, 오에프알 등의 여러 숍들을 연이어 방문하는 코스가 블로그와 SNS 등에 다수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규모가 크지 않아 구경하기에 부담이 없고, 키링이나 반지 같은 액세서리는 한 개만 구매하는 성격의 물건이 아니기에 한꺼번에 구매하는 이들도 많은 편. 플러피 키링 뉴스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이들 역시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동시에, 여러 키링을 손에 쥐고 무엇을 구매할지 고민하기 바빴다.
팝업스토어 Fluffy Keyring News 2024 내부
나만의 키링을 찾아서
각기 다른 디자인의 키링을 보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디테일을 자세히 봐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제품들이 다수였다. 붕어빵을 뒤집어쓴 인형, 제주 해녀에서 모티브를 얻은 형태, 도토리와 땅콩, 무 모양부터 싱크대 위 수세미가 떠오르는 질감의 키링도 있었다. 넘치는 상상력을 반영한 키링의 특성상,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형태의 물건도 많았다.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나만의 키링을 찾기 적합한 듯했다. 내 눈에만 특별한 키링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키링뿐 아니라 포장된 상자 속 인형, 복슬복슬한 촉감의 토트백, 머그컵과 장갑, 배지도 함께 구경할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플러피 키링 뉴스 팝업스토어를 둘러보며, 이곳이 키링의 실용성을 발견하는 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어디다 쓰지?”라는 말이 팝업스토어에서 종종 들려왔기 때문이다. ‘맞아, 키링은 크게 쓸 데가 없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키링의 역할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매일매일 함께 다니고 싶은 내 마음에 쏙 드는 키링을 골라보세요.’라는 팝업스토어 소개 글처럼, 늘 지니고 다니는 온갖 실용적인 물건 속 하나쯤은 보고 만지작거리는 것만으로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물건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새로운 키링을 찾아내는 동시에, 귀여움의 가치를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나들이 코스다.
Fluffy Keyring News 2024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대로 6–1 아이에스빌딩 2층 원모어백
인스타그램: @onemorebagkr
글 | 사진. 황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