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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20 커버스토리

COVER STORY - 끝나지 않을 여름 <데이브레이크> - (2)

2024.05.16

글. 김윤지 | 사진. 신중혁 | 헤어. 권혜진 | 메이크업. 박희수(ATTI) | 스타일리스트. 이상혁

코로나19로 공연이 어려웠을 때도 소규모 장기 공연 프로젝트 등 관객을 만나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왔잖아요. 데이브레이크에게 공연, 무대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장원 코로나19 때 공연계는 한마디로 죽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무대에서 움직여야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 것 같더라고요. 대규모 공연은 하기 힘드니까 공연을 작게 자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공연인데 되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공연장이 좁은 데서 오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관객과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고, 저희끼리도 무대 위에서 소소한 것까지 호흡을 맞출 수 있고. 저희에겐 소중한 기억이고, 그래서 결론은… 다시는 코로나가 안 생기면 좋겠습니다.(일동 웃음)
원석 언제나 그랬지만, 소극장 장기 공연은 이 상황에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한 결과물이에요. 그동안에도 쭉 그렇게 해온 것 같아요. 주저앉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것. 저희에게 공연은 그런 의미예요.

얼마 전 데뷔 6천 일이었잖아요.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누가 말해줘서 알았다고 하던데, 워낙 오래되다 보니 이제 소소한 기념일은 잊고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겠어요.(웃음)
장원 원래 1천 일, 5천 일, 1만 일. 이런 식으로 챙기지 6천 일은 안 챙기고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소속사에서 6천 일을 챙겨주셨으니 앞으로 7천 일, 8천 일도 챙기고 이렇게 1만 일까지 쭉 가지 않을까….
원석 당일에도 촬영을 한 것 같은데, 소속사에서 6천 일 관련 특별 콘텐츠를 찍어보자고 하셔서 그때 6천 일인 걸 알았어요. 챙기는 기념일이라고 하면 생일 정도?(웃음)
장원 요즘은 챙길 생각이 없어도 카톡에 다 뜨잖아요.
선일, 유종 나 그거 안 뜨게 해놨는데?
장원 저도 제가 어떻게 챙겨줬는지 모르겠습니다.(웃음)
원석 저는 캘린더에 멤버들 생일을 매년 반복 일정으로 설정해놨어요. 매일 봐야 하는데 안 챙겼다가는 어색해질 수 있잖아요.(웃음)

후배 밴드들에게도 이런 질문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장수 밴드의 비결이 있나요?
원석 라디오 DJ를 일주일에 한 번씩 하거든요. 거의 매주 게스트로 뮤지션이 오는데 그중에 종종 저한테 묻는 친구들이 있어요. 어떻게 하면 밴드를 오래 할 수 있느냐고요. 그럼 “저도 잘 몰라요.” 이렇게 대답하곤 하죠.(웃음) 그러다 쉬는 시간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조언이라기보다는 자연스레 경험담을 얘기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아, 우리가 이런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구나. 새삼 상기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밴드가 겪는 문제는 다들 비슷하거든요. (어떤 문제예요?) 사람 간의 문제죠. 그게 가장 커요. 이런 고민을 들을 때마다 저는 이렇게 얘기해요. 싸우고 싶으면 싸워라.(웃음) 그게 화나는 대로 화를 다 내거나 주먹질을 하라는 얘기는 아니고, 거짓되지 않게 멤버들을 대하라는 소리예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믿음은 당연히 있어야 하고.
유종 여럿이서 같이 음악을 하다 보면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저희도 초반에는 각자 의견도 다르고 욕심도 많아서 자주 다퉜거든요. 시간이 지나고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면서 점차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게 된 거죠. 저는 만약 음악을 시작하던 때로 돌아간다면 내가 또 지금 같은 멤버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저를 되게 강하게 지배하고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원석 팀 내부적으로는 그렇고, 대외적으로는 저희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이 있으니까 계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거죠. 그게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계속 그 자리를 지켜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후배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과거를 상기하게 된다고 했잖아요. 2007년에 데뷔해 짧지 않은 무명 시절을 겪었는데, 최대의 위기는 언제였어요?
장원 2007년에 발매한 1집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면서 방황하던 시기가 3년 정도 있었어요. 그때 아마 멤버들도 저처럼 다른 일을 해야 하나, 이런 현실적인 고민을 했을 거예요. 아까 유종이도 말했지만, 저도 당시에 내가 다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연주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우리끼리 한 번만이라도 더 뭘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때 저희끼리 뚝딱뚝딱 앨범을 만들었는데, 결정적으로 그 EP 덕분에 소속사에도 들어가고 여러 가지 좋은 일이 생겨서 위기의 순간을 헤쳐올 수 있었어요. 저희끼리 믿음이 없었다면 그때 와해됐을지도 모르는데, 여기까지 함께 와줘서 서로에게 고맙죠.

이 글은 "COVER STORY - 끝나지 않을 여름 <데이브레이크> - (3)"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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